방대한 사진-구성진 입담 `서울 보고서`
방대한 사진-구성진 입담 `서울 보고서`
  • 북데일리
  • 승인 2008.02.29 1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데일리] ‘서울문화예술총서‘ 3권 <서울사람들>(생각의나무. 2008)이 나왔다. 서울문화예술총서는 서울의 다양한 문화와 예술을 재조명하는 시리즈다. 이를 통한 역사적 맥락과 동시대적 의미 파악을 목표로 한다.

이번 3권의 주제는 사람이다. ‘서울 시민, 그들은 누구인가’라는 물음으로 시작해 서울 구석구석을 훑는다. 책에는 3대 이상 서울에서 산 토박이부터 이제 막 서울에 자리 잡은 20대 청년까지 각계각층의 서울사람이 등장한다.

가장 큰 특징은 방대한 양의 사진이다. 220컷 이상이 실렸고, 화보로만 구성된 페이지가 전체 230여 페이지 중 약 1/4을 차지한다. 평소에는 눈여겨보지 못한 서울의 모습과 사람들의 얼굴을 감상하는 재미가 크다.

그렇다고 눈요기만 가득한 건 아니다. 인터뷰, 취재 기사, 에세이 형식으로 서울 시민들의 삶을 구성지게 풀어놓는다. 여기에 젊은 세대들은 잘 모르는 과거 서울 이야기를 듣는 맛도 보통이 아니다. 다음은 서울 토박이회 고희구 회장과의 인터뷰 중 한 대목이다.

“1903년 종로구 광화문 시내에 기생요리옥 ‘명월관’이라는 유명한 요릿집이 생겼는데, 돈이 없는 서울사람들은 그 요릿집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하고 그 뒷골목에 있는 호떡집에서 호떡 하나 사 먹고 나오면서 명월관 앞으로 가 거기서 이를 쑤신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그것은 허세가 아니라 자존심이었다. 가진 건 없어도 몇 십 년, 혹은 몇 백 년 전부터 수도 서울에 뿌리를 두고 대대로 살아 왔던 서울 토박이들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책에는 저자 장태동 외에도 다양한 필자가 참여했다. 시인 강정, 사진가 김녕만, 여성학자 박혜란, 한국사학자 정숭교, 건축가 조인숙, 사회학자 홍성태 등이 힘을 보탠 것. 각자의 직업에 걸 맞는 시선으로 쓴 서울 이야기가 맛깔나다.

[이지영 기자 alla33@freechal.com]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