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무계한 이야기로 떼돈, 희대의 사기꾼? 홍보의 달인?
황당무계한 이야기로 떼돈, 희대의 사기꾼? 홍보의 달인?
  • 윤혜란 시민기자
  • 승인 2016.02.19 0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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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의 천재 바넘>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화이트페이퍼] 그에게는 많은 별명이 있다. '선전술의 원조', '서커스의 제왕,' '야바위의 왕자', '역사 이래 최고의 쇼맨', '흥행의 천재'... 그는 도대체 누구일까?

바로 바넘이다. <흥행의 천재 바넘>(인물과 사상사. 2016)은 제목 그대로 미국인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에 관한 이야기다. 그는 '야바위꾼'이라 불리며 폄하되다가 사후에는 '이 시대 최고의 쇼맨'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책에는 바넘에게 이러한 별명이 붙여지게 된 기막힌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하나의 사례를 살펴보자.

바넘의 최대 히트작인 조이스 헤스. 바넘은 조이슬 헤스를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간호노예이자, 161세라고 소개했다. 161세라는 나이와 ‘그녀가 조지 워싱턴을 길렀다’는 ‘애국 마케팅’까지 펼치자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얼마 후 관심이 줄자 바넘은 스스로 언론사에 고발하여 이목을 집중시켰고, 더 나아가 조이스 헤스가 인조인간이라고 주장했다. 이 보도로 다시 대중의 관심은 폭증하고 관람객이 엄청나게 증가했다. 사실 헤스는 진짜 인간이었다.

보도 이듬해, 진짜 헤스가 죽었다. 한 외과의사가 그녀의 부검을 요청해 실제 헤스의 나이가 80세가 되지 않음이 밝혀졌다. 헤스가 161세라 이야기는 새빨간 거짓이었다. 하지만 대중은 좀처럼 믿으려 하지 않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바넘은 조수를 시켜 헤스는 살아있고, 다른 곳에서 전시중이라는 정보를 흘렸다. 언론사는 대서특필했다. 곧 오보로 밝혀졌지만, 다시금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이후 바넘은 자서전에서 헤스를 판 사람의 전적으로 믿었다고 주장하며, 이 모든 논란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었음을 고백했다.

책에 따르면 바넘은 ‘사람들이 속임을 당하는 것을 즐긴다’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상황을 즐거워했으며 바넘의 이야기에 매료되었다. 19세기 말 그의 자서전은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리기까지 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그의 사후다. 책에 따르면 미국은 바넘을 창의성의 화신으로 여긴다. 이에 그의 일생을 다룬 뮤지컬 <바넘>이 오늘날까지 공연되고 있는데, 오프닝 송의 제목이 다음과 같다. "지금 이 순간에도 속기 위해 태어나는 사람들이 있다."

과연 그를 희대의 사기꾼이자 흥행의 달인으로 만든 것은 누구인걸까...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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