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선마술사’ 고아라, 이렇게 ‘해피바이러스’ 충전 100% 여배우였다니…
[인터뷰] ‘조선마술사’ 고아라, 이렇게 ‘해피바이러스’ 충전 100% 여배우였다니…
  • 김재범 기자
  • 승인 2016.01.06 0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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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화이트페이퍼=김재범 기자] ‘응답하라 1994’ 성나정이 아직도 그에겐 남아 있던 것일까. 사실 SM엔터 소속이란 점만으로도 배우 고아라는 ‘공주님’ 같은 느낌이 강하다. 소속사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절대 아니다. 외모적인 선입견은 더욱 아니다. 그저 고아라가 가진 보이지 않는 아우라가 그렇단 것이다. 그래서 고아라도 ‘응사’란 희대의 히트작에서 더욱 돋보였는지 모른다. 이제 고아라에게 ‘응사’는 빼 놓을 수 없는 수식어이자 타이틀이며 한편으론 지워야 하는 굴레가 됐다.

그런 고아라가 공주님으로 돌아왔다. ‘그럼 그렇지’란 또 다른 선입견이 스위치를 켰다. 다시 말하지만 고아라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게 어울려 보였다. 영화 ‘조선마술사’ 속 청명공주의 단아함과 때론 엉뚱함이 그런 이미지와 ‘응사’ 성나정이 중첩됐다. 그건 배우가 갖고 싶다고 가질 수도 없는 하나의 인센티브다. 하지만 실제로 만나본 고아라는 정말 이런 선입견을 한 번에 박살낼 정도로 엄청난 반전 실체를 보여줬다.

‘조선마술사’ 개봉 하루 전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고아라는 청명공주의 연악함이 보이면서도 성나정의 깡다구를 풍기는 당찬 20대였다. 그는 자신에 대한 선입견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음을 전했다. 그래서 오히려 ‘조선마술사’를 선택했단다. 그런 선입견이 자신에겐 좋은 자극제였고, 지금까지도 자신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차갑고 깍쟁이 같은 느낌의 고아라는 없었다. 털털녀 고아라가 어느새 앞에 앉아 있었다.

▲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사극과는 전혀 안 어울린다는 평가를 정말 많이 받았죠, 그런 말 사실 많이 들었어요. 도시적으로 생겼다. 더군다나 제가 눈 색깔도 갈색이에요. 보이시죠. 이거 렌즈도 안 낀 실제 제 눈이에요. 하하하. 자꾸 부정적인 말을 들으니 오기가 생기더라구요. 저 이래봬도 의외로 깡다구 좀 쎄요(웃음). 제 주변 친구들은 ‘응사’의 성나정이 딱 저라고도 하구요. 아이고 너무 주책을 떨었나. 하하하.”

알만한 지인들은 이미 다 알고 있단다. 물론 그의 골수팬들도 다 알고 있다. 하지만 그를 알고(?)만 있는 대중들과 주변인들은 고아라 특유의 이런 털털함에 깜짝 놀란다고. 가끔씩은 자신도 너무 털털함에 웃음이 터진단다. 이런 성격 탓에 ‘청명공주’를 연기하기가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란 질문도 나왔다. 우선 기본적으로 내숭을 떨어야 한다. 연기가 업인 배우라지만 고아라와 내숭은 이제 정말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하하하. 내숭이요? 못 떨죠.(웃음) 뭐 ‘조선마술사’는 워낙 밤샘 촬영이 많아서 내숭 떨 시간도 없었어요. 그저 비몽사몽으로 버텼죠. 동생이지만 듬직한 승호씨가 참 많이 챙겨줘서 버틸 수도 있었구요. 그리고 영화에도 나오지만 ‘조선마술사’ 촬영지가 정말 그림 같아요. 진짜 보고만 있어도 감탄이 나오는 곳이 몇군데 있거든요. 힘 빠져서 축쳐지다가도 주변 한 쓱 둘러보면 ‘빠샤’ 힘이 나요. 진짜에요.”

▲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고아라의 한없는 활력은 주변 공기마저 기운차게 만들어 내는 듯했다. 촬영 현장도 마찬가지였을 듯하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영화 속 고아라가 연기한 ‘청명공주’는 한 없이 비련한 여인이다. 조선시대 의순공주에서 모티브를 따온 ‘청명공주’는 사실상 청나라에 팔려가는 입장이나 다름없었다. 극중 첫 시작과 함께 워낙 무거운 분위기를 담당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다.

“성격 자체가 밝은데 반면 청명은 처음부터 무거운 분위기를 내야 하잖아요. 그리고 실제 역사에 존재했던 분이고. 그저 감정적으로 접근해서는 답이 안 나올 것 같았어요. 촬영 들어가기 얼마 전부터 일기를 써봤어요. 제가 청명이 된 상태로죠. 청나라가 가기 며칠 전이다. 어떤 기분이다. 등등. 사실 이게 저만의 방법일수도 있고. 이번 작품에서만 특별하게 사용한 것도 아니구요.(웃음) 전 이 방법이 정말 도움이 많이 되더라구요.”

의외로 글 솜씨가 있는 듯보였다. 고아라는 ‘의외’란 단어에 농담섞인 ‘발끈’함을 보이기도 했다. 워낙 글쓰기를 좋아한단 사실은 주변에선 이미 다 알고 있는 얘기다. 특히 시를 좋아한단다. 시를 쓴지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라고. 당시 류시화 시인의 ‘지금 알았던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란 시집을 읽은 뒤부터 시의 매력에 빠졌단다. 5학년이 말이다. 고아라도 웃었다.

▲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 시집의 맛과 멋을 5학년짜리가 뭐를 알았겠어요. 하하하. 그런데 이상하게 좋더라구요. 사실 시를 쓰는 것을 좋아한다기 보단 제 생각을 좀 정리해서 적는 습관이라고 보는 게 나을 것 같아요. 메모하는 버릇이죠. 그때그때 떠오른 느낌을 적어놔요. 그게 정말 새로운 작품 들어갈 때 도움이 아주 많이 되요. 그런 단편적인 표현들이 모이니 시와 비슷한 느낌도 들구요. 주변에서 시집도 내자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좀 더 다듬고 괜찮은 글이 좀 나오면 해볼 생각도 있어요. 지금은 민망한 수준이구요. 하하하.”

‘응사’를 통해 워낙 왈가닥 ‘성나정’의 이미지를 강하게 풍긴 고아라이지만 ‘조선마술사’에선 의외로 한복 자태가 빼어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연예계에서 손꼽히는 ‘최강 소두’이기에 한복 자태를 돋보이게 한 플러스 요인도 있을 것이다. 고아라는 파안대소를 하며 ‘맞다 맞다’를 연발했다.

“작은 얼굴도 한복 맵시에 좀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구요.(웃음) 그리고 의상감독님이 그러시는데 한복은 목이 길어야 잘 어울린데요. 제가 또 한 목 하잖아요. 하하하. 이게 아주 큰 효과가 있었나 봐요. 사실 의상 피팅 할 때는 많이 불편했죠. 평소에 잘 입을 수 있는 옷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입고 시간이 지나면서 정말 편하고 좋은 옷이 한복이란 점을 알게 됐죠. 이건 말로 표현이 안되요. 진짜로(웃음). 그리고 예절교육도 정말 엄격하게 받았어요. 제가 공주로 나오잖아요. 하하하.”

영화는 기본적으로 ‘마술사’ 환희(유승호)와의 러브라인이 주된 스토리다. 눈에 띄고 색다른 점은 마술이란 소재가 와 닿는 것이다. 일반인들에겐 신비함을 주고 거짓 같은 진실을 보여준단 점에서 사랑의 감정과도 비슷하다. 고아라도 이 같은 설명에 맞장구를 쳤다.

▲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게 정말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의외로 마술과 아주 가깝게 지내고 있었던 터라 많이 익숙하기는 했어요. 사실 친동생이 프로 마술사 지망생이에요. 지금도 열심히 배우고 있어요. 그래서 의외로 극중의 승호씨와의 느낌이 낯설지 않았던 점도 있던 거 같아요. 현재 동생은 ‘빛의 마술’이란 전공 분야를 연구 중이에요. 조만간 동생의 무대에도 제가 한 번 깜짝 출연해 볼까해요.”

새해를 단 며칠 앞둔 날이었다. 고아라는 새해 소망으로 ‘사랑’과 새로운 이미지 변신을 원했다. 후자는 이미 확정이 된 상태 같았다. 드라마 ‘화랑: 더 비기닝’ 출연 확정이다. 당분간 안방극장의 고아라로 돌아가 즐길 예정이다. 전자는 ‘올해 안에 꼭 이뤄졌으면 하는’ 소망이란다.

“‘조선마술사’ 속 청명처럼 저도 올해에는 멋진 사랑 좀 해보고 싶어요. 진심이에요. 전 언제나 열려 있답니다. 멋진 남성분들. 좀 들이대 주세요. 하하하.”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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