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무지개 아파트' 자이 브랜드로..래미안 타운 아성 꺾어
'서초무지개 아파트' 자이 브랜드로..래미안 타운 아성 꺾어
  • 유수환 기자
  • 승인 2015.12.21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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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과열 경쟁으로 '첫 입찰' 빛 바래
▲ GS건설의 자이가 삼성물산의 텃밭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에서 새로운 깃발을 꽂았다. 서초 무지개 아파트 현장

[화이트페이퍼=유수환 기자] GS건설의 자이가 삼성물산의 텃밭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에서 새로운 깃발을 꽂았다. GS건설이 서초 무지개 아파트 재건축 사업 시공권을 따낸 것.

GS건설의 꾸준한 마케팅 전략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분석된다. GS건설은 ‘서초 그랑자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자이타운을 만들 계획이다. GS건설이 서초무지개 아파트 인근 신동아 아파트 재건축 수주까지 성공하면 이 지역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를 수 있다. 

하지만 입찰과정에서 재건축 수주사업의 병폐인 ‘흑색선전’은 여전했다. GS건설과 삼성물산 두 회사는 재건축사업 수주경쟁이 과열되자 선거전을 방불케 하는 네거티브 공세로 서로를 비난했다. 얼마 전 ‘비리온상’ 논란이 있던 ‘삼호가든 3차’ 당시 ‘데자뷔’가 연상된다.

◆ GS건설, 특화설계 및 장기간 설득으로 삼성에 압승

지난 19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원 임시총회에서 GS건설이 전체 1132표 가운데 725표를 얻어 삼성물산(402표)을 크게 제치고 아파트 시공권을 따냈다. 

GS건설은 이번 입찰 성공으로 서초 무지개 아파트 바로 옆에 있는 신동아 아파트 수주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GS건설은 서초 무지개 아파트 입찰을 위해 오랜 기간 조합원들을 설득했다.

반면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 합병 문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과 지분 다툼으로 조합원 설득하는 데 신경을 쓰기가 어려웠다. '삼성물산 주택사업 매각설'까지 겹쳐 시작부터 불리했다.

서초동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GS건설은 무지개아파트 수주를 위해 오랜 기간 작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반면 삼성물산은 올해 합병과 같은 여러 문제가 겹치면서 조합원 설득이 다소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특화 설계도 조합원들을 어필하는데 주효했다. GS건설은 조합이 요청한 가구 수보다 6가구 많은 1487가구를 재건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가구 수가 많을 수록 조합원 부담은 적다. 삼성이 제시한 가구수는 1435가구. 주차장 대수도 조합원 제시안(2076대) 보다 898대 많은 2974대를 제시했다. 

GS건설은 자사 아파트가 조합원이 더 많은 이익이 생길 것이라고 조합원을 설득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GS건설은 무지개 아파트 조합원에 일반분양시 시세 대비 최고 분양가로 책정하겠다고 설득했다.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다만 그게 실현 가능할지는 미지수지만 아무래도 삼성보다는 좀 더 유리하지 않겠냐는 인식이 조합원들 사이에서 팽배했다”라고 말했다. 

◆ 재건축아파트 수주 과열경쟁 여전..삼호가든3차 ‘데자뷔?’

다만 이번 수주 결과와 상관없이 재건축 입찰과정에서 병폐로 지적되는 ‘흑색선전’은 개선되지 않았다.

두 회사는 아파트 시공을 따내기 위해 서로를 비난했다. 서초동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두 회사가 네거티브 전략으로 일관해 서초무지개 아파트에 관심 있는 손님에게 홍보책자를 보여주기 민망할 정도”라고 말했다.

GS건설은 ‘GS의 진심 vs 삼성의 진실’이라는 홍보책자를 배포했다. 홍보책자에 ‘강북 래미안보다 못한 삼성 특화’ ‘우성4차로 전락하는 무지개’ ‘삼성 타운화의 덫’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삼성물산은 ‘GS의 불법 설계, 서울시 공문으로 확인’ ‘GS 설계로는 사업추진이 불가능하다’라는 내용으로 GS건설의 ‘설계방안’을 비난했다. 삼성물산은 “GS건설 방안대로 설계하면 ‘신동아 아파트’ 조망권을 침해한다”고 비난했다.

GS건설도 반격했다. GS건설은 조합 설계사무소의 주장을 인용해 “우리의 설계안은 아무런 문제가 없이 인허가 받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GS건설은 홍보자료에서 ‘고의적 누락을 의심케 하는 삼성 특화 내역서’라는 내용으로 삼성을 비난했다.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건설사가 조합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논란을 부추겼다. 국토교통부의 '정비사업의 시공자 선정기준'에 따르면 시공사 관계자는 합동홍보설명회를 제외하고 현장설명회 이후 조합원을 상대로 개별적인 홍보는 금지돼 있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사업으로 조합원과 시공사가 막대한 금전적 이익을 낼 수 있어 복마전이 일어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6월 과열된 재건축 수주 경쟁으로 논란이 거셌던 ‘삼호가든3차’ 수주전의 ‘데자뷔’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GS건설은 서초 무지개 아파트를 지하 3층∼지상 35층 9개동, 1487가구 규모로 재건축할 계획이다. 아파트명은 ‘서초 그랑자이’다. 총 공사금액은 3779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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