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정신 대 육체? 도스토앱스키와 톨스토이의 차이
[책속의 지식] 정신 대 육체? 도스토앱스키와 톨스토이의 차이
  • 김진수 기자
  • 승인 2015.12.17 1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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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성> 로널드 르블랑 지음 | 조주관 옮김 | 그린비

[화이트페이퍼=김진수기자] 도스토옙스키와 톨스토이. 러시아가 낳은 걸출한 작가이다. 이 두 사람의 차이를 아는 일은 문학을 이해하는 일일 뿐더러 사회를 인식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두 작가를 극명하게 대비시킨 글이다.

우리는 러시아의 두 위대한 작가들 간의 차이가 아주 심오하고 견고한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 평범한 민주주의자 기질을 지닌 도스토옙스키가 주로 도시의 하류층과 소시민의 삶에 대한 글을 쓴 반면, 귀족 출신 톨스토이는 주로 전원의 대농장에서 벌어지는 상류층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도스토옙스키는 인간정신의 깊은 무의식을 탐색하고 당대의 이념적 갈등을 각색하는 데 반해, 톨스토이는 19세기 러시아 삶의 광대한 서사시를 그린다.

도스토옙스키가 ‘정신의 현자’라면 톨스토이는 ‘육체의 현자’이다. 도스토옙스키가 러시아의 셰익스피어라면, 톨스토이는 러시아의 호메로스이다. 도스토옙스키는 소설 속 말이 본질적으로 대화체인 데 반해, 톨스토이의 소설 속 말은 독백체이다. 조지프 브로드스키는 이러한 ‘도스토옙스키 대(對) 톨스토이’라는 이분법이 대부분의 20세기 러시아 문학이 나아갈 방향에까지 적용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20세기의 러시아 산문은 “도스토옙스키가 이루어 낸 정신적으로 가장 높은 정상”에 오르는 노고를 피하기 위하여, 이 선견지명의 예술가가 제시한 모더니즘의 길을 외면하였다. 대신에 톨스토이를 모방하는 글쓰기의 길을 따랐으며, 이는 장황하고 육중한 소비에트 사회주의 리얼리즘 소설로 이어져 나갔다. p.14-15

도스토옙스키와 톨스토이의 작품을 ‘음식’과 ‘성’에 대한 욕망과 죄의식을 중심으로 분석한 책 <음식과 성>(그린비. 2015)에 나온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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