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테일경제학’ 저자 “빨리 실패하고, 실험하라”
‘롱테일경제학’ 저자 “빨리 실패하고, 실험하라”
  • 북데일리
  • 승인 2007.05.3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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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실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빨리, 그리고 값싸게 실패해야 하라”

[북데일리] 30일 열린 ‘2007 서울 디지털포럼’의 강연자로 나선 <롱테일 이론>(랜덤하우스코리아. 2006)의 저자 크리스 앤더슨은 ‘실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빨리 실패해야 다시 실험할 수 있다”며 “빨리 실패하면 데이터도 빨리 돌아오고 비용 역시 많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급변하는 소비자들의 욕구에 발맞추려면 끊임없이 실험을 거듭해야 한다는 것.

‘롱테일 이론’의 창시자로 불리는 크리스 앤더슨은 ‘시장에서 무시되었던 틈새시장이 중요해지는 새로운 경제패러다임’을 뜻하는 ‘롱테일’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디지털 시대에는 선택의 가능성이 무한해짐에 따라 수요곡선의 꼬리부분이 머리 부분보다 길어진다는 사실에 착안, ‘롱테일 이론’을 창안했다.

“틈새시장이 우리를 공격 한다”

이날 강연회를 통해 그는 수많은 ‘틈새상품’ 들을 주목했다. 먼저 블로그를 예로 들었다. 그는 “우리는 1700만개의 블로그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같은 일을 하지 않는 아마추어와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연에 따르면 블로거와 전문가의 가장 큰 차이는 ‘놀이와 일의 경계’. 블로거가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을 즐기기 위해 즉, 흥미를 위애 블로그를 한다면 전문가는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한다. 전문가가 출근할 때 블로거는 편안히 집에 앉아 재택을 한다. 이러한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블로거는 전문가보다 더 많은 트래픽을 올리기도 하고 성장속도가 빠른 경우도 있다. 전문가보다 높은 신뢰도를 갖고 있는 블로거도 있다.

크리스 앤더슨은 “이젠 아마추어에 대한 신뢰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블로거들과 같이 사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유투브에서 스타로 떠오른 15세 소녀의 동영상을 예로 들었다. 웹캠비디오를 이용해 남자친구에게 3분짜리 동영상을 보내는 이 소녀의 방송은 무려 1500만이 시청했다. TV 개념으로 하면 톱 텐 안에 드는 폭발적인 인기였다. 이처럼 TV의 인기를 능가하는 블로그 스타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은 ‘틈새시장’의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

크리스 앤더슨은 블로그의 인기에 도움을 준 결정적 요인으로 ‘하이퍼링크’를 들었다. 그에 따르면 ‘하이퍼링크’란 “이 사이트에 꼭 가보세요”라는 놀라운 홍보수단이다. 대부분의 유저들이 하이퍼링크를 발 빠르게 타고 다니며 자신의 취향에 맞는 블로그와 사이트를 방문하고 있다.

“구글 시대의 아이들을 주목하라”

이날 강연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아이들’의 중요성을 강조한 대목. 크리스 앤더슨은 10살이 안된 자신의 네 아이들의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셋톱박스를 통해 TV를 시청하고 있는 이 아이들이야 말로 우리들의 최대 적”이라고 말했다. 강연의 요지는 이랬다.

“우리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두 개의 프로그램 중에는 17세 아이들이 만든 쇼도 있다. 아이들은 아마추어가 만들었는지 전문가가 만들었는지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재미있다고 느끼는 것을 본다. 이제 우리는 아이들이 가 있는 지점을 열심히 뒤좇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아이들을 따라 갈 수가 없다”

이어 그는 “구글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에게 구글에 없는 것은 세상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그는 구글에 없는 대표적인 것으로 ‘책’을 꼽았다. 구글에 아무리 많은 자료가 있다 해도 ‘책 속에 담긴 정보’는 전산화 되어 있지 않다는 것.

크리스 앤더슨은 “구글을 포함해 다른 참여자들이 하루빨리 모든 책들을 전산화하기를 바란다”며 “책 속에는 문화에 대한 너무 많은 정보가 담겨 있고 우리 아이들에게는 반드시 그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강연에서는 어떻게 하면 유저들을 사이트에 많이, 오랜 시간 머물게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졌다. 다음은 크리스 앤더슨이 제안한 사이트 활성화 방법.

▲멋지게 만들어라. 플래시를 동원해도 좋고 다른 신기술을 도입해도 좋다. 눈에 띄게 만들지 않는다면 구글에 들어가지 못할 뿐 더러 눈길을 사로잡을 수 없다.

▲유저가 사이트에 왔다면 최대한 오랜 시간 머물게 하라. 일단 들어온 사람들은 가입회원으로 전환시켜라. 트래픽을 폭발적으로 증가 시킬 수 있다.

▲여기까지 성공했다면 이제, 유저들에게 온라인 광고를 해도 좋다. 그 전에 광고를 해서는 안 된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관심사와 관계없는 광고를 그것도 오랜 시간 보여주는 사이트를 좋아할 이는 없다. 유저는 자신을 귀찮게 하는 사이트라면 망설이지 않고 떠난다.

크리스 앤더슨은 “우리는 포털을 믿지 않는다”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포털에 의존해서가 아닌 기사단위 즉, 검색이나 3자 링크를 통해 사이트를 방문하는 사람들의 수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강연에서는 ‘RSS’의 중요성도 언급됐다. RSS란 뉴스나 블로그와 같이 콘텐츠 업데이트가 자주 일어나는 웹사이트에서, 업데이트된 정보를 자동적으로 사용자들에게 제공해주는 서비스.

크리스 앤더슨은 “최근 RSS를 추진하고 있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며 “RSS는 미디어의 비중을 분배(distribution)하는데 큰 역할을 할 기술”이라고 설명 했다. 이어 그는 “RSS는 여러분이 사이트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이트가 여러분을 찾아가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제 뉴스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강조한 크리스 앤더슨은 유저에게 피드백을 주고, 콘텐츠가 갱신될 때마다 알려주는 RSS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 될 것임을 역설했다.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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