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작가 펄 벅, 구절판은 예술품
<대지>작가 펄 벅, 구절판은 예술품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5.10.12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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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기장 이야기>

[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 다채로운 빛깔에 절로 입맛이 당긴다. <식기장 이야기>(채륜서.2014)에 실린 우리 전통음식인 구절판(九折坂)이다. 구절판은 아홉 개의 칸마다 다른 색깔과 종류의 음식을 담아내는 음식이지만 구절판은 본디 그릇을 칭한다. 안쪽을 아홉 칸으로 나누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이 책에 따르면 1973년 경주 천마총에서 구절판이 처음 발견됐다. 거기에 음식을 담았는지 단정 짓기 어렵지만 지금은 음식의 빛깔이 다양하고 화려해 특별한 손님에게 주안상이나 다과상을 낼 때 주로 쓰인다.

또한 구절판을 제대로 차려내기 위해서는 두 가지 솜씨가 필요하다 전한다. 바로 채소와 고기를 얇게 채 써는 칼질 솜씨와 밀전병을 얇게 부치는 기술이다. 구절판에 담아낸 음식을 보면 요리한 사람의 정갈한 솜씨를 한눈에 읽을 수 있다고. 책에는 구절판과 관련된 짧은 일화도 있다.

소설 <대지>의 작가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펄 벅 여사가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다. 여사는 구절판을 보고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보기만 할 뿐 한동안 젓가락을 선뜻 들지 못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마치 입체파 화가들의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느낌이에요. 저는 차마 이처럼 아름다운 예술품을 함부로 손상시킬 수가 없으니 어쩌죠?”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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