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도시락] 곤충을 이용하는 식물의 지혜
[책도시락] 곤충을 이용하는 식물의 지혜
  • 정지은 기자
  • 승인 2015.07.22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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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 우리나라에는 무려 1만 6천여 종의 곤충이 산다. 이렇게 많은 종수의 곤충이 있는 까닭은 우리나라가 사계절이 뚜렷한 온대 지역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계절 우리 숲에서 만나는 곤충>(지성사. 2015)는 한국의 파브르’ 곤충학자 정부희가 들려주는 곤충 이야기이다. 이 책의 한 대목을 소개한다.

<포스트잇> 지혜롭게도 식물은 비용을 많이 들여 만든 꽃꿀을 곤충이 금방 찾을 수 있는 곳에 두지 않습니다. 될 수 있으면 꽃의 가장 깊은 부분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숨겨 놓습니다. 서양민들레나 피나물 같은 방사대칭 모양의 꽃은 수술과 암술이 시작되는 가장 아랫부분에 숨겨 놓고, 현호색이나 물봉선 같은 좌우대칭 모양의 꽃은 가늘고 긴 거(spur, 꽃잎 밑부분이 튜브처럼 길게 늘어난 주머니로 그 안에 꿀을 저장함) 속에 꽃꿀을 숨겨 둡니다.

식물은 왜 꽃꿀을 깊은 곳에 숨겨 놓을까요? 꽃 모양이 어떻든 간에 곤충이 꽃꿀을 먹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술과 암술을 거쳐 가게 하려는 전략입니다. 꽃꿀을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곤충의 털에는 꽃가루가 묻을 테고, 꽃가루가 묻은 채 다른 포기의 꽃으로 날아가 꽃꿀을 먹으면서 그 꽃의 암술머리에 우연히 꽃가루를 떨어뜨리겠지요. 꽃가루받이에 성공하기 위해 꽃꿀을 깊은 곳에 감춰두는 것이지요. -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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