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보면 어느새 동심...`동화시`의 감동
읽다보면 어느새 동심...`동화시`의 감동
  • 북데일리
  • 승인 2007.04.1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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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어린이들의 눈을 보면 영롱하다. 맑은 호수를 닮아 있다. 티 한 점 묻어 있지 않으니 투명하게 모든 것이 드러난다. 세상의 때라고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새 하얀 도화지와 같다. 거기에는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고 무엇이든 그려낼 수 있다. 어린이들의 눈은 마음으로 통하는 문이다.

박종현의 동화시 <비오는 날 당당한 꼬마>(세계문예. 2006)는 멋진 그림과 함께 맑고 투명한 어린이의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열 두 편의 아름다운 동화시가 독자들의 마음을 부여잡는다. 어찌나 곱고 예쁜 마음인지 옥구슬이 굴러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동시의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바로 ‘이미지’다. 동시를 낭송했을 때 이미지가 금방 떠올라야 동시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이미지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으면 시의 맛이 반감된다. 곱고 예쁜 그림까지 곁들여져 있어 이미지를 재생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비오는 날의 어린이의 당당한 모습을 떠올릴 수 있게 해준다.

동화시는 새롭게 시도 되고 있는 장르이다. 맑고 영롱한 시어의 세상인 동시의 세상과 이야기의 감동이 있는 동화의 세상을 합치려는 시도다. 물론 산술적인 묶음은 아니다. 그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오히려 동시와 동화의 독자적인 특징을 반감시킬 뿐이다. 동화시는 이 두 영역을 혼합함으로서 시너지 효과를 얻고자 한다.

박종현의 이런 시도는 매우 신선하다. 열 두 편의 동화시가 서로 이어짐으로 해서 상승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한 편의 동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작품과 작품이 서로 연결됨으로서 이야기의 감동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새로운 시도에는 위험요소가 있기 마련임에도 불구하고 편안하게 읽히는 것이 매력이다.

비가 내리는 것은 꼬마에게 있어서는 두려움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자연은 언제나 보호자일 수는 없다. 뇌성벽력이 칠 수도 있고 넘어야 할 극복의 대상이기도 하다. 주인공 꼬마는 자연의 시험을 위태하지만 당당하게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감동의 미학으로 승화되고 있다.

어른들의 고향은 동심이라고 했다. 성인독자라면 동화시를 읽으며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감미로움에 젖어들 수 있다. 어린이들의 맑고 순수한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어 더욱 큰 감동을 준다. 일상에 쫓겨 잊고 있었던 동심을 되찾게 하는 아름다운 동화시다.

[정기상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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