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파리 장례비에 1조원 쓰다니...
죽은 파리 장례비에 1조원 쓰다니...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5.06.08 11: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춘불패>

[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납득가지 않는 이야기, 일반인이 읽으면 주눅 들게 할 이야기가 있다. 바로 <청춘불패>(해냄.2009)에 등장하는 한 마리의 파리에 관한 내용이다. 작가 이외수가 하층민이라면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사건이라고 말하는 이야기는 이렇다.

고대 로마에 버질이라는 시인이 있었다. 그는 막대한 인기와 엄청난 재산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정부가 부유층의 노는 땅을 몰수해서 퇴역 군인들에게 나누어준다는 법령을 발표했다. 거 무슨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리냐, 버질은 밤새도록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생각했다. 땅을 몰수당하지 않는 방법이 없을까. 그리고 마침내 기상천외한 방법 하나를 생각해 내었다.

법령에는 가족이나 친지의 무덤이 있는 땅은 몰수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었다. 버질은 즉시 파리 한 마리를 잡아서 지그시 몸통을 눌러 숨통을 끊어버리고 사회 각계 인사들에게 전대미문의 부고장(訃告戕)을 돌렸다. 자신이 가족처럼 아끼던 애완동물이 죽었으니 부디 장례식에 참석해 달라는 부고장이었다.

그리하여 사회 각계 인사들의 애도와 비탄 속에서 성대하고도 엄숙하게 파리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물론 파리의 무덤은 몰수 위기에 처해 있던 버질의 땅을 안전하게 지켜주었다. 그때 파리의 장례비로 쓰인 돈이 미화로 십억 달러, 한화로는 일조 원이 넘는 금액이었다. (203쪽~204쪽 중에서)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