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 빼고 아프리카 돌아보라
다이아몬드 빼고 아프리카 돌아보라
  • 북데일리
  • 승인 2007.04.0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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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최근 개봉된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 Blood Diamond’를 봤다. 아프리카의 시에라리온에서 벌어지고 있는 끔찍한 내전과 관련된 불법 다이아몬드 거래를 고발하는 내용이었다.

영화를 보며 한 권의 책이 떠올랐다. 바로 김혜자의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오래된미래. 2004)이다. 영화가 시에라리온만의 문제를 얘기하고 있다면 책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아프리카 전체의 비극을 호소하고 있다.

아프리카가 기아에 허덕이고 있으며 에이즈와 같은 온갖 질병의 천국이라는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 그러나 이런 아프리카에서 내전으로 더 많은 인명이 살상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들은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 위한 세력들, 또는 종족간의 다툼으로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군은 반정부군인 민병대에게 정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버티고 있고 민병대는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입는 것은 민간인이다.

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과 같은 몇몇 나라에서는 다이아몬드가 다량 생산되고 있다. 전 세계 다이아몬드 거래량의 90퍼센트 정도가 아프리카에서 생산되는 것이라고 하니 실로 그 규모가 놀라울 따름이다.

이렇듯 축복일 것만 같았던 다이아몬드가 재앙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은, 아프리카인들이 다이아몬드의 가치에 눈을 뜨면서였다. 처음엔 그저 예쁘고 투명한 돌로만 여기던 것이 서양인들에게 비싼 값에 팔리자 서로 다이아몬드를 차지하려고 혈안이 된다.

정부군과 민병대의 전투는 더욱 격화되어 가고 죄 없는 민간인들은 민병대에 의해 신체가 절단된다. 10살 남짓의 어린 소년들은 `소년병`이라는 이름으로 사지로 내몰린다.

내전이 종식된다 하더라도 신체가 절단된 사람들은 영원히 장애인으로 살아야 하고 아이들은 소년병으로 끌려가 정상적인 상태로는 저지를 수 없는 비인간적인 행동들을 강요받는다. 이것이 바로 `다이아몬드의 진실`이다.

다이아몬드는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사랑의 맹세를 위해 사용하는 보석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단단하고 영롱한 빛깔을 지닌 보석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다이아몬드’ 때문에 죽어간 수없이 많은 이들의 눈물과 고통이 서려있다. 책과 영화는 한 목소리로 이러한 비극을 이야기 한다.

“당신의 손가락에 끼어 있는 다이아몬드가 내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아프리카인들이 흘리는 고통의 피눈물이라는 걸 아는지요?”

책은 우리에게 말한다. 그들을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손에 끼워진 다이아몬드를 빼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평화로운 땅에 감사하며 책을 펼쳐 볼 필요가 있다. 독자모두에게 소중한 체험이 될 것이다.

(사진 =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 스틸컷)

[문아름 시민기자 milleddu@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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