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에 떠오르는 내용을 우선 노트에 쓴 다음 무리(단락)지어라. 그 후 그 무리들을 위아래로 이리저리 옮기면서 편집하라"- 23~24쪽
작문을 집 짓는 일에 비유하면 그럴싸하다. 즉 ‘글쓰기는 건축’이라는 명제는 눈에 익다. 집을 지으려면 용도를 정하고 설계를 한 뒤 뼈대를 세워야 한다. 그리고 내-외장 공사에 이은 마감과 실내 장식과정을 거쳐야 끝난다. 이는 주제를 잡고, 구조를 짜며 단락을 전개하고 퇴고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 가지, 건축과 글쓰기가 다른 점 하나가 있다.
건축은 한번 설계하면 구조를 바꿀 수 없다. 글쓰기는 그렇지 않다. 글은 활자가 문장이 되고, 문장과 문장이 단락을 이루며, 단락이 여러 개로 더해져 완성된다. 이 과정에서 글은 언제든 뒤엎어질 수 있다. 즉 좌우로 문장의 위치가 바뀌고 전후로 단락이 이동될 수 있다. 맨 마지막 단락이 맨 앞으로, 혹은 그 정반대가 될 수도 있다.
글을 쓴 다음에 특정 문장이나 단락을 맨 앞으로 배치해 보라. 그러면 이전 글과 다른 느낌이 날 것이다.
결국 이런 측면에서 글쓰기는 건축이 아니며, 오히려 인테리어에 가깝다. 가구와 소품을 이리저리 옮기면서 최적의 상태를 찾는 일! (물론 한 번에 끝나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이를 한 줄로 표현하면 다음이 된다.
'글쓰기는 단락의 편집이다.'
Writing=Editing(paragraph+paragraph+paragraph...)
간단히 공식으로 나타내면 이렇다.
W=E(p1+p2+p3...)
저작권자 © 화이트페이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