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자세히 보여주는 책이 있다. 경이로운 곤충의 모습을 정밀한 사진과 함께 보여주는 아름다운 책이다. 어린이 책 <진딧물을 길들이는 붉은 개미>(다섯수레. 2006) 가 바로 그것. 책은 미세한 생명체들의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놀라운 삶의 능력들을 생생한 화보와 함께 보여준다. 호기심이 왕성한 어린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만하다.
책을 읽고 개미의 마법이 페르몬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사람은 인지할 수 없는 놀라운 감각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부러울 정도였다. 자신들끼리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는 점 또한 새롭다. 붉은 개미 여왕이 공격하고자 하는 개미들의 페르몬으로 위장을 하고 들어가 노예로 삶아버리는 점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 놀라운 점은 노예가 된 개미들도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는 않는다는 것. 노예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또 다시 반란을 일으킨다는 점은 물론 자유를 위하여 용감하게 투쟁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사람에게서만 있는 일들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착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생명의 위대성을 새삼 느끼게 만든다
박테리아를 활용하여 재배하고 사육하는 붉은 개미들의 생태를 통해서 곤충의 삶의 능력을 엿 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이는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상상력을 북돋는다. 아이들은 이를 통해 생각하는 힘을 스스로 기를 수 있다.
제목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편리 공생, 상리 공생이 이루어지는 세상은 미시 세계다.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거시 세계에서 확장하여 미시세계로 안내해준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미시 세계의 놀라운 모습을 통해 새로운 세상에 들어설 수 있게 되고 아름다움의 극치를 느낄 수 있다. 생명의 빛나는 모습과 삶의 놀라운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정기상 시민기자 keesa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