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하나씩 물건과 이별하기
매일 하나씩 물건과 이별하기
  • 이수진 시민기자
  • 승인 2014.10.04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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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는 일도 기술...글로 기록 남겨

[북데일리] 집을 둘러 보면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는 물건들이 많이 있다. 심지어는 두 개 이상 있는 물건도 있다. 언젠가는 쓰겠지 하는 마음으로 버리기도 쉽지 않다. 멀쩡한데 버리는 것은 죄를 받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더구나 추억이 담긴 물건은 버리기가 더 어렵다. 가족들의 추억이 담긴 옷, 내 손 때가 묻은 책들, 비싼 돈 주고 산 명품가방, 선물 받은 물건들은 영원히 간직해야 될 것 같다. 집에 들어 온 물건은 차곡차곡 쌓이게 되고 마음까지 어지럽게 만들기도 한다.

<날마다 하나씩 버리기>(선형경.예담.2014)는 1년 동안 물건을 매일 하나씩 버리는 역사가 담겨 있다. 동화작가인 저자는 버리는 물건들의 추억을 글과 그림으로 고스란히 남겼다.

저자는 어느 날 다큐멘터리 <죽어도 못 버리는 사람들, 호더>를 보고 주위를 둘러보니 집이 터질 것 같았다. 벽마다 모조리 책과 장난감으로 채워져 있고 옷장, 이불장, 서랍장등 가릴 것 없이 온갖 물건들로 꽉꽉 채워져 문도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저자는 목 늘어난 양말 하나 버리지 못하는 자신에 대 해 위기의식을 느끼고 뭐라도 버리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당장 물건들을 버리기 쉽지 않았다. 그 이후 그녀는 날마다 하나씩 버리는 1일 1폐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대신 그동안 간직하던 물건들에 대한 미련까지 버리기 위해 ‘그림과 글로 남기고 나서 버린다’는 자신만의 이별 의식을 치른다. 이 책은 ‘날마다 하나씩 버리기’의 1년간의 기록이다.

저자는 잘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1일 1폐 프로젝트 성공 비법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하나, 큰 물건대신 작은 물건부터 버리는 연습을 한다. 일단 양말 한 짝을 버릴 수 있으면 옷이나 가방, 장신구 등까지 버릴 수 있다. 하지만 1일 1폐 프로젝트를 먼저 시작한 저자도 책만큼은 끝까지 버리지 못했다. 버리기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 일부러 모험을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내가 버리지 못하는 물건은 가지고 있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둘, 버리기에 너무 멀쩡해도 아까워 하지 않고 버려야 한다. 내게 불필요한 물건도 반드시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내게 필요 없는 물건이 마냥 먼지만 쓰고 있다면 쓰레기와 다름없다. 아깝지만 과감하게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재활용장에 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책은 그림책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수필집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글도 그림도 예쁘다.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속옷, 앞치마, 주방용품, 안경 등등 365 가지 이상의 물건이 등장한다. 버려진 물건이지만 그에 얽힌 추억을 함께 그림과 글로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무소유(?)만이 진정한행복은 아닐 것이다. 버려도 상관없는 것과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하는 것도 삶의 지혜다. 저자는 마지막까지 책을 버리지 못했다. 생각도 마찬가지 일것이다. 버려야할 생각은 과감히 버리는 것도 삶을 가볍게 사는 지혜이다. 너무 많은 물건과 생각들에 치여 살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게 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버리는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수진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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