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뜨거운 이슈의 사안은 어떠한 논증으로 접근해야 할까? 앤서니 웨스턴의 <논증의 기술> (필맥, 2010 개정판)을 보면 해답이 보일 것이다. 이 책은 논증의 규칙 45개를 간단히 소개한 입문서다.
책은 간단한 논증에서 시작하여 긴 논증까지 확대 적용하는 방법들을 알려준다. 그 기법을 이용하여 논증문이나 프레젠테이션으로 발전시키면 된다. 이러한 논증을 하려면 시간을 두고 다음과 같은 훈련을 해야 한다. 근거를 잘 정리해서 제시하기, 결론을 실제의 증거에 맞추기, 반대견해를 고려하기 등의 여러 기법들. 저자는 논증을 연습하는 것이 우리의 마음을 보다 유연하고 개방적이고 빈틈없이 만든다고 주장한다. 간단한 논증의 한 예를 알아보자.
세상의 악은 지성의 결핍에서 기인하는 만큼이나 도덕적 결함에서도 기인한다. 그러나 인류는 지금까지 도덕적 결함을 근절할 수 있는 그 어떤 방법도 발견하지 못했다. ~~~ 반면에 지성은 유능한 교육자들에게 잘 알려진 방법을 통해 쉽게 개선된다. 따라서 도덕을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이 발견되 때까지는 도덕의 개선보다 지성의 개선을 통해 진보가 추구돼야 할 것이다. - 버트런드 러셀 (26쪽)
위의 예에서 보듯 간단한 논증은 전제와 결론을 구별하고, 생각을 자연스런 순서로 전개해야 한다. 또한 신뢰할 수 있는 전제에서 시작하며 말의 어조에 기대지 말고 실질적으로 근거를 대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용어를 일관되게 사용하며 구체적이고 간명해야 한다.
저자가 밝힌 우리가 논증을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논증은 여러 가지 견해 가운데 어떤 견해가 가장 나은지 알아내는 방법이다. 둘째, 논증은 탐구의 수단이다. 셋째, 일단 근거로 잘 뒷받침된 어떤 결론에 도달한 뒤에는 그 결론을 설명하거나 옹호하는 데 논증을 이용할 수 있다. 담뱃값의 인상을 두고 정부가 전문가의 분석이나 외국의 사례를 충분히 검토하고 그 논증을 근거로 캠페인을 벌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다양한 이해관계로 분화되고 대립된다. 우리 사회가 흑백논리의 틀에서 벗어나려면 논증을 통해서 사안을 분석하고 자기 주장을 해야 한다. 상대방의 주장을 비판하려고 해도 상대의 말을 경청해야 반대 논증을 할 수 있다. 이 책은 고등학생에서 대학생, 직장인, 저술가나 언론인, 정치인 등에게 꼭 필요한 활용서라 할만 하다. 책도 작고 가벼워서 곁에 두고 숙달될 때까지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