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 너무 낮게 날아 문제야?
이카루스 너무 낮게 날아 문제야?
  • 정지은 기자
  • 승인 2014.02.18 23: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스 고딘 "우리는 안락함에 길들여졌다."

[북데일리] 변화경영 전문가 세스 고딘이 ‘보랏빛 소’ 대신에 이카루스를 들고 왔다. 생각을 깨우는 변화의 힘이란 컨셉의 책 <이카루스 이야기>(한국경제신문. 2014)는 <보랏빛 소가 온다>이후 저자가 10년 만에 내놓은 역작.

그는 이카루스 이야기를 독특하게 풀어냈다. 보통의 경우 이카루스는 너무 높이 날아 태양 가까이 간 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왔다. 그러나 저자는 좀 다른 이야기를 한다. 밖으로 벗어나면 먹고살기 힘들어질 거라는 불안함에 순응해, 수백 년간 산업사회가 주는 보상과 안락함에 길들여져 있었다는 것. 책 속의 관련 내용을 소개한다.

그리스 사모스 섬 남쪽으로 이카리아 해가 펼쳐져 있다. 신화에 따르면, 자만의 희생자 이카루스는 그곳에 빠져죽었다고 한다.

이카루스의 아버지 다이달로스는 손재주가 비상하여 만들어 내지 못하는 게 없는 발명가였다. 미노스 왕에게 의탁하던 시절, 반인반우의 모습을 한 미노타우로스를 가둬두기 위해 미로를 설계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후 그는 미노스의 뜻을 거역한 죄로 아들 이카루스와 함께 그 미로에 갇히게 된다. 그곳에서 다이달로스는 기발한 탈출 계획을 세웠다. 몸에 날개를 달기로 한 것이다. 두 사람은 깃털과 밀랍으로 만든 날개를 달고 날아올라 미로를 쉽게 빠져나왔다.

날아오르기 전 다이달로스는 아들에게 태양에 너무 가까이 날지 말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하늘을 나는 마법에 도취된 이카루스는 그 말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점점 높이 올라갔다. 우리는 그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잘 안다. 밀랍이 녹아내렸고, 날개를 잃은 이카루스는 바다에 떨어져 죽음을 맞이했다.

이 이야기의 교훈은 이런 것이다. 왕의 뜻을 거역하지 말라. 아버지 말씀을 어기지 말라.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지 말라.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으로, 자신에게 신의 능력이 있다고 자만하지 말라.

그런데 이 이야기에서 빠진 부분이 있다. 그것은 다이달로스가 이카루스에게 너무 높게는 물론, 너무 낮게도 날지 말라고 경고했다는 것이다. 수면에 너무 가까이 날다가는 자칫 물에 빠져 죽을 수 있으니까.

그러나 우리사회는 이 신화에서 너무 낮게 날아서는 안 된다는 경고를 의도적으로 무시했다. 그리고 자신의 존재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거나 소란을 피워서는 안 된다고 끊임없이 서로를 질책하도록 만들어 놓았다. 산업주의자들은 자만을 일곱 가지 죄악 중 하나로 꼽으면서, 그보다 더 위험한 한 가지는 교묘하게 제거해 버렸다. 바로, 너무 적은 것에 만족하는 겸손이다.

너무 높게 나는 것보다 너무 낮게 나는 것이 훨씬 더 위험할 수 있다. 왜냐하면 ‘안전하다’는 착각을 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낮은 기대와 소박한 꿈에 만족하고,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면서 안전하다는 느낌 속에 살아간다. 그러나 너무 낮게 날 때 우리는 우리 자신만이 아니라 우리에게 의존하고 도움을 받는 사람들까지 기만하게 된다. 잔뜩 겁을 집어먹은 채, 위험을 피하는 데만 급급해진다.

우리는 지금 과거 어느 때보다 더 높이 날 수 있는 세상을 맞이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낮게 날아야 한다는 유혹에 여전히 매여 있다. 우리가 나아갈 길은 무모한 어리석음도, 자기 생각이 없는 복종도 아니다. 한 사람의 인간이 되고, 마음껏 높이 날아오르는 것이다. -본문중

저자는 그리스 신화 속 ‘이카루스 이야기’를 바탕으로 지금은 관계 형성, 정보 공유 등을 통해 모든 것이 연결되는 연결 경제의 시대이며, 이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선 스스로의 한계에 갇혀 있으면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지금까지 순응을 강조한 이카루스 이야기를 뒤집으며 자신이 만든 안락함과 틀을 벗어나 높이 날아올라야만 한계를 초월해 자기 변화와 혁신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