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파티가 끝나기 전에 건전한 가계를 만들자.
저금리 파티가 끝나기 전에 건전한 가계를 만들자.
  • 김석한
  • 승인 2010.04.23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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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엠리치]가계부채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어 잠재적 위험이 커지고 있다.

2009년 말 가계부채는 854조 8천억원으로 매년 증가 추세이다. 지난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증가율 추세는 한자리 수를 유지하지만 매년 전년대비 증가하고 있으므로 금리가 오르면서 저금리시대가 마감되면 다가 올 이자가 부담된다.

전년대비 가계부채 증가 추이

자료: 한국은행

특히 가계대출을 구성하고 있는 대출이 대부분 주택담보대출이라는 점에서 침체되고 있는 부동산 경기와 맞물려 대출자들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개인 금융부채 구성비율

자료: 한국은행, 2009년 말 기준

가계대출자들은 지난 서브프라임(비우량담보대출)로 촉발된 경제위기에서 아무리 큰 기업이라도 빚 앞에는 장사가 없었다는 교훈을 잊어서는 안된다. 베어스턴스, 리먼브라더스 등 거대기업도 과도한 빚 때문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하물며 그 보다 규모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약한 가계가 빚 앞에 버티기란 매우 어렵다.

그래도 많은 대출자들은 나만은 괜찮을 것이라고 하며 레버러지 효과(지렛대 효과: 저리의 자금을 빌려 보다 높은 수익을 얻는 효과)를 통하여 자산을 증식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자산버블의 중심에 있는 주식, 펀드, 외환, 채권 등 모든 금융자산이 여기에 해당된다.

일부에서는 우리나라의 개인 금융자산은 예금이 43.3%를 차지하여 주식이나 펀드의 20.5%와 6.6%에 비해 크므로 문제가 없고, 가계대출 연체율이 0.63%이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또한 금융자산이 가계 빚보다 빨리 늘 것이기 때문에 우려하지 말라고 한다.

개인 금융자산 구성비율

자료: 한국은행, 2009년 말 기준

하지만 가계수입을 감당할 수준을 넘어선 빚은 부동산이나 주식, 펀드의 거품이 걷어지면 가계에 적신호로 올 수 밖에 없다. 여기에 하반기 이후에 출구전략에 의해 금리인상이라도 되면 늘어나는 이자를 수입으로 감당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누구도 지난 금융위기 이전에 베어스턴스와 리만브라더스가 무너진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며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IMF 구제금융 때 대우그룹이 무너질 것이라고 상상 조차하지 않았었다. 가계의 가처분 소득은 제자리걸음인데 가계대출만 가파르게 증가하다간 언젠가 문제가 터진다. 부동산 가격이 급락할 수도 있고 돌출 악재로 주식시장이 폭락하거나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 가정경제는 파탄할 수 밖에 없다.

건전한 가정경제를 생각할 때이다.

가정의 부채를 자동차할부금 등의 소비성 부채와 주택담보대출 등 비소비성 부채로 나누어 소비성 부채는 월 상환액이 소득의 20% 이내로 유지하고 비소비성 부채는 월 소득의 30% 이내로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이미 이 수준을 넘은 가정은 만약에 다가 올 위험을 미리 대비해야 한다. 앞으로 레버러지 효과를 기대하고 대출을 받고자 하는 가정은 받고자 하는 대출이 이 범위를 넘는다면 차라리 포기하는 편이 현명하다.

부채 청산도 순서가 있다.

부채가 있는 가정은 먼저 소비성이 크고 변동성이 높은 '나쁜 부채'를 무조건 상환해야 한다. 가령 신용카드 연체를 막기 위해 얻는 부채나 자동차나 고가품 소비재 구입을 위해 얻어 쓴 부채, 금리가 높은 부채, 주식 투자 등 변동성이 큰 데에 투자하기 위해 사용한 부채 등은 빠른 시일에 없애도록 해야 한다.

또한 마이너스대출이 있으면 마이너스통장부터 없애야 하고, 금리가 높은 단기적인 대출이 있으면 금리가 낮은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해서라도 장기적인 대출로 바꿔 타야 한다. 대출로 한 주식투자가 손실을 보고 있으면 비싼 이자를 내며 막연하게 기다리기 보다는 손절매를 통해 위험을 줄여야 하고, 무리하게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가계가 쪼들리고 빚이 늘어난다면 주택규모를 줄여서라도 부채의 규모를 줄여야 한다. 주택의 규모를 줄이지 않으려면 교육여건이 좋으면서 보다 싼 지역으로 이사하는 방법도 있다.

지금과 같이 저금리이고 자산버블에 대해 둔감할 때, 가계 주체들은 빚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하루빨리 가정경제를 건전하게 만들어야 한다. 막상 닥치고 나서 해결하려고 하면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될 수 있다.

[아이엠리치(www.ImRICH.co.kr) 김석한 칼럼니스트 / 비앤아이에프엔 대표컨설턴트 http://blog.naver.com/bebest79, twitter bebest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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