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환경 116위' 기업하기 좋은나라 '산너머 산'
'창업환경 116위' 기업하기 좋은나라 '산너머 산'
  • 아이엠리치
  • 승인 2007.10.04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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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경제가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잘 갖추고 있는 나라이다. 기업이 국가경제의 근간이며 기둥이기 때문이다.


기업 활동하기가 나쁜 나라에서는 기업인들의 기업가 정신이 잘 발휘되기 어려워 기업의 발전을 통한 국가경제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기업 환경은 세계 175개국 중 23위 정도에 머물고 있다. 특히 창업 환경 순위는 116위로 전에 보다 더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은행 산하 국제금융공사(IFC)가 최근 세계 175개국을 대상으로 각 국의 기업 환경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23위를 차지했다. 기업 환경 관련 10개 분야에서 한국은 납세(paying taxes.50위→48위), 계약 안전(enforcing contracts.18위→17위), 폐업(closing a business.12위→11위) 등 3개 분야에서만 과거보다 순위가 올랐을 뿐 나머지 7개 분야에서는 순위가 떨어졌다.


고용(employing workers)은 과거 108위에서 110위로, 인허가 처리(dealing with licenses)는 26위에서 28위로, 소유권 등기(registering property)는 65위에서 67위로, 은행 융자(getting credit)는 19위에서 21위로, 투자자 보호(protecting investors)는 58위에서 60위로, 국외 무역(trading across borders)은 26위에서 28위로 순위가 떨어졌다.


무엇보다 창업(starting a business) 환경이 116위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국에서 창업하는 데 거쳐야 하는 단계는 12단계며 소요 기간은 22일, 비용은 1인당 국민총소득(GNI)의 15.2%에 이른다.


요즈음 같은 세계화시대에는 글로벌 기업들이 전 세계의 투자적격 국가들을 두루 평가하는데 '기업하기 좋은 나라'의 순위가 밀린다는 것은 투자자를 빼앗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위의 평가항목 중에서 창업여건 분야 같은 것은 세계 116위로 창업하기 어려운 나라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투자자 보호부문에서 58위 그리고 고용과 해고 등 노동 유연성 부문은 110위로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한국정부는 그동안 '동북아의 허브 육성을 위해 기업의 규제를 완화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혀왔는데 이러한 정책과 그 실상에는 큰 괴리가 있다. 어느 국가든지 간에 기업을 하기 좋아야 경제가 살아나는 법이다. 기업의 활동은 자유롭게 마음껏 창의적으로 이루어져야만 그 효율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구호뿐인 좋은 나라가 아닌 실제적으로 기업들이 창업을 쉽고 편리하게 하고 마음 놓고 열심히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이 중요하다. '비전 2030' 같은 장미 빛 미래를 발표하면서 세계적인 평가는 하위에 머무르고 있는 이율배반적인 상황이 연출되는 우리의 현실에서 가장 속상한 사람들은 바로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다.


한국경제의 가장 중요한 견인차는 누가 뭐라고 해도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의 진취적인 도전이 없다면 경제는 활력을 잃게 되고 경제 발전은 있을 수가 없다.


결국 정부는 이제 기업에 대한 지나친 규제와 간섭을 삼가야할 시기가 왔다. 지난 정부들이 기업에 대한 규제개혁을 풀겠다고 난리였지만 기업의 활동을 자유롭게 하는 데는 여러 부문에서 미흡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기업 활동을 잘 하게 하기 위한 현실적인 처방은 기업이 편안하게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 주고 간섭을 최대한 자제하는 일이다.


실력이 부족한 코치나 감독이 우수한 선수들을 잘못 지도하면 오히려 지도하지 않은 것보다도 못하다. 기업 활동을 충분하게 이끌어 줄 수 있는 지도력이 없다면 선수들이 마음껏 뛰도록 격려하고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훨씬 더 나을 것이라는 말이다.


필자의 소견으로는 우리 기업의 실력은 정부의 실력보다 어느 면에서도 부족한 것이 없고 오히려 많은 부분에서는 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때문에 정부는 기업들이 자유롭고 신나게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기업이 윤리적으로나 법적으로 큰 하자가 있을 때만 정부가 간여하고 조정하는 것 이외에는 일체의 간섭을 피하는 것이 기업의 왕성한 활동을 유도하는 길이 될 것이다.


[이영권 명지대학교 겸임교수 및 세계화전략연구소(www.bestmentorclub.org)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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