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기자가 생각한 집값이 내리지 않는 이유
부동산 기자가 생각한 집값이 내리지 않는 이유
  • 아이엠리치
  • 승인 2006.11.2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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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여느 나라를 살펴봐도 우리나라처럼 집에 이토록 연연하는 국민들은 없는 것 같다. 도대체 집이 뭐길래, 모두들 집!집!집! 하는 걸까?


집! 집은 이미 우리에게 돈의 개념으로 자리잡았다. 그렇다보니 어떻게 해서든 빠른 시간 내에 돈을 모으거나 대출을 받아서라도 집을 사려고 한다.


이는 지금까지의 집값을 살펴보면 시간이 지나면서 꾸준히 올랐기 때문일게다. 10년 전 집값과 지금의 집값을 비교해보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액수까지 상승했다.


예를 들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1996년 11월 1억9000만원에 불과했지만 10년이 지난 현재 11억원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거의 10년만에 10억원이 오른 셈이다. 


10년만에 10억. 이보다 좋은 재테크 수단이 어디있는가? 이만한 수익률을 주는 재테크가 있는가? 그렇다보니 사람들은 집을 사들이고 부를 늘리기 위해 집값도 올린다.


집값을 올리는 사람들도 가격이 비싸다는 것을 안다. 아마도 집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도 요즘 집값이 천정부지로 솟았다는 것도 알 것이다. 하지만 그 생각들이 집값에 영향을 주진 않는다.


왜 그럴까?


아마도 집값이라는 것은 집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1억8000만원을 주고 집 한 채를 마련했다고 하자. 정말 힘들게 돈을 모으고 대출을 받아 어렵사리 아파트를 한 채 장만했다. 이 집값이 내려가길 바랄 것인가?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내가 어떻게 집을 샀는데, 조금이라도 집값이 오르기를 내심 기대하게 되지 않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아파트 담합도 생기는 것이고, 옆 아파트가 비싸게 팔리면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도 그 정도의 집값을 받고 팔아야 한다고 생각되지 않겠는가?


하지만 반대로 집을 장만하려고 하는 자는 집값이 비싸다고 생각되는 것은 당연지사. 집값이 내리길 바라고 있으며 분명 집값은 빠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바로 집이 있는 사람은 그 집이 자신의 소유물이 된 이상 싸게 팔기 싫은 심리인 것이고, 집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든 집값이 내려 싸게 집을 장만하고자 하는 심리다.


취재를 하러 돌아다니다보면 너무나도 현저히 이 차이를 느끼게 된다. "내집, 내가 비싸게 판다는데, 자유주의 국가에서 왜 내리라 마라 하느냐” “비싸서 안산다면 나도 안팔 것이다” 이런 말들은 집을 소유한 사람이 하는 말이라면,, “좋지도 않은 아파트 왜 가격만 올려서 팝니까? 그냥 적당한 가격에 거래하면 좋지 않소” “집을 돈으로 생각하는 게 잘못된 거야” 이건 집이 없는 사람들이 건네는 말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렇게 우리나라 집값이 비싸고 문제있다던 사람들도 집장만을 하고 나면 그 사람 역시 집값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집 소유주의 입장이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그 사람 역시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른 것처럼, 자신의 입장이 바뀌고 보니 생각이 달라진 것일 게다.


집값! 정말 잡을 수 있을까? 그리고 집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들의 집값이 내려가는 것을 과연 가만히 보고만 있을까?


요즘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다시한번 끓고 있는 부동산시장을 보면서 과연 우리나라가 언제쯤 정부의 대책이 약발을 발휘해 집값이 안정화 될지 궁금하다. 항상 대책이 나와도 안정에 기여는커녕 상승만 이어온 우리나라.

 

국민 모두 집장만에 연연하지 않고 살아갈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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