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지금 사도 될까요?"…한투운용 배재규 사장, ‘칩워’ 저자 크리스 밀러 부른 이유
"엔비디아 지금 사도 될까요?"…한투운용 배재규 사장, ‘칩워’ 저자 크리스 밀러 부른 이유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4.03.28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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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러 교수 "반도체 산업은 독과점, 진입장벽도 갈수록 높아져"
엔비디아·삼성·TSMC·ASML 각 분야 1등 담은 ETF의 투자 포인트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반도체 간담회’에서 크리스 밀러 미국 터프츠대 교수 기조연설 모습. 사진=화이트페이퍼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반도체 하나를 설계하는 데에만 비용이 1억 달러 넘게 듭니다. '팹(fab)'이라 불리는 신규 반도체 제조시설 하나를 짓는 데 200억 달러 이상 소요되는데, 이는 인류 역사를 통틀어 가장 비싼 공장입니다. 해자(moat)를 확장하기 어려워지면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필수적인 기술이 갈수록 소수의 기업에 의해 의지하게 되는 것입니다. AI(인공지능)의 발전을 뒷받침하는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필수 기술 반도체 산업은 계속해서 몇 개 국가에 있는 소수의 기업에 의해 결정될 것입니다.”

28일 크리스 밀러 미국 터프츠대학교 교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반도체 간담회’ 기조연설 사전녹화본 영상을 통해 “반도체는 인류 역사상 수행된 가장 복잡한 유형의 제조업”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밀러 교수는 “반도체 공급망의 상당 부문에서 새롭게 부상할 수 있는 잠재 플레이어는 소수에 불과하다. 또한 각 시장 부문에서 이윤을 독차지하는 기업은 한 곳 뿐인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진입 장벽은 수년, 많게는 수십 년간 굳건히 존재해 왔다. 게다가 반도체 제조가 더욱 복잡해지면서 진입장벽이 더욱 높아지는 실정이다. 보다 나은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물리학, 화학, 재료 과학에 대한 우리 지식의 한계를 시험하는 수준의 기술 발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밀러 교수는 또, “반도체 공정의 첫 시작인 디자인에서부터 칩 설계 소프트웨어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한두 곳뿐이고 칩 자체를 설계할 수 있는 기업도 소수에 불과하다”며 예를 들어, ”반도체 생산도 마찬가지로 몇 개의 핵심기업이 주도한다. 메모리 칩을 생산하는 삼성과 전세계에서 가장 고성능인 프로세서 칩의 90%를 생산하는 대만의 TSMC가 그들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크리스 밀러 교수는 세계 각국의 반도체 패권 경쟁을 다룬 '칩워(Chip War)'의 저자로, 권오현 삼성전자 상임고문과 송창록 SK하이닉스 부사장이 이 책의 한국어판 추천사를 작성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또 이날 간담회는,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이 AI 시대를 맞아 투자자들에게 글로벌 반도체 시장 분석과 투자전략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국내 반도체 전문가인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와 역시 반도체 분야 애널리스트로 저명한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위원도 참석했다. 

밀러 교수를 비롯한 이들 전문가의 기조연설은 배 사장이 이끄는 한투운용이 작년 11월 상장한 'ACE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 상장지수펀드(ETF)가 차별화로 내세우고 있는 투자 포인트에 대한 근거를 뒷받침하는 모습이었다. 

이 ETF는 반도체 공급망 핵심 4개 섹터에서 각 1등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투자자는 ▶한국 메모리반도체(삼성전자), ▶미국 시스템반도체(엔비디아) ▶대만 파운드리(TSMC),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ASML) 총 4개 기업에 약 80% 자산을 배분하게 된다. 

또 ETF는 기본적으로 최소 10종목에 투자하도록 종목이 구성되기 때문에, 현재 기준 2~3% 수준으로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AMD, 브로드컴, 퀄컴 등 6개 기업을 마저 담고 있다. 종목교체와 비중조절은 각각 연 1회, 연 4회 이뤄진다. 

배 사장은 "투자의 목적은 사람들마다 다르게 할 수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투자의 목적은 나와 내 가족의 미래의 안정을 위한 것"이라며 "엔비디아가 최근에 많이 올랐기 때문에 밸류에이션이 비싸지 않아 이런 우려를 하시는데, 정말 쉬운 말로 '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화이트페이퍼

배 사장은 현재가 아닌 미래에 수익을 내기 위한 투자의 관점에서 반도체 핵심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담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날 크리스 밀러 교수의 설명을 종합하면, 반도체 산업은 최근 글로벌 기업들은 단순히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만 사용되는 장치로 볼 것이 아니라 더 좋은 AI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평가하고 있다. 

AI 시스템을 강화하는 중요 요소는 연산력이기에, 오픈AI부터 엔트로픽,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이 수십억 달러를 쏟아 부어 AI 시스템 훈련에 필요한 고성능 칩으로 가득한 첨단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방대한 자본지출과 고도로 복잡한 연구개발을 요구하는 높은 진입장벽의 특성상 소수의 기업이 주도하고, 각 부문에서 이윤을 독차지하는 기업은 한 곳 뿐인 경우가 많다.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순도와 정교함을 갖춘 소재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도 소수이고, 반도체 장비 기기를 만들어내는 기업도 네덜란드에 1곳, 미국 3곳, 일본 1곳 등 전 세계 5개 정도에 불과하다. 그런데 진입장벽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산업의 집중도는 더 커지고 있다.

아울러 수요 측면에서도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밀러 교수는 “고성능 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AI, 첨단 소비자 기기, 고성능 컴퓨팅 등 모든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수요는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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