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경쟁력 핵심…우리은행, ‘수익률’ 구한다
자산관리 경쟁력 핵심…우리은행, ‘수익률’ 구한다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4.03.07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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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간담회 열고 자산관리 전문은행 도약 포부
'얼마나 많이 파느냐→얼마나 고객이 만족하느냐' 대전환
조병규 은행장의 양적성장→질적성장 시사
조병규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
조병규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우리은행이 고객 자산관리 기준을 ‘얼마나 많은 상품을 파느냐’에서 ‘얼마나 고객이 만족하느냐’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는 자산관리 영업의 기준을 양적성장이 아닌 질적성장으로 바꾸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고객 만족 및 자산관리 서비스 경쟁력의 핵심이자 본질인 고객 수익률에 집중하겠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돼 관심이 쏠린다. 

7일 우리은행은 자산관리 부문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객에게 드리는 자산관리 6대 다짐'을 발표했다. 그 중에서도 1순위 다짐은 판매 중심이 아닌 고객 중심 포트폴리오 영업을 제시했다. 

우리은행은 이를 위해 은행권 처음으로 인공지능(AI) 기반 시장예측 시스템을 구축했고, 과거수익률만이 아닌 미래수익성을 반영한 자체 개발 투자상품 평가모델 'WISE'를 가동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는 고객 투자성향을 안정형과 중립형, 공격형 등으로 각각 구분하고, 상품별 위험등급을 연계한 자산배분 전략모델을 개발해 예금부터 채권, 펀드, 파생결합증권 등을 조합한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우리은행의 이 같은 행보는 현재 은행권이 2021년 고점을 찍고 추락한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현실화로 홍역을 치르는 상황에서 발 빠르게 나설수록 반사이익의 수혜를 크게 누릴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우리은행은 2019년 해외금리연계 파생상품(DLS·DLF) 손실 사태, 라임펀드 사태 관련 불완전판매로 주가연계신탁(ELT) 취급 총량에 제한이 걸렸었는데, 현재는 주요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ELS를 판매하고 있다.

동시에 최근 ELS 사안에서 금융당국이 문제점 중의 하나로 지적한 'KPI(핵심성과지표)상 고위험·고난도 ELS 상품 판매 드라이브 정책' 영업관행을 전면 쇄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그 일환으로 우리은행은 불완전판매·상품설명 미비·수익률 보장 등 불건전영업에 대해 PB 자격을 박탈하고, 손실이 발생한 경우 무관용 원칙에 따라 냉정하게 책임을 따지는 이른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했다. 

송현주 우리은행 자산관리그룹장(부행장)은 "과거 라임이나 DLF 등 불완전판매에 대한 뼈아픈 경험을 했다"며 "이전에도 불건전 영업이 확인되면 조치했지만 올해부터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을 시행하고 직원들이 모범적으로 프로세스를 준수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PB 인력은 641명으로, 현재 일반 창구가 아닌 PB 창구에서만 투자 상품을 판매 중이다. 

전문성과 소통도 강화한다. 최근 영입한 함영진 부동산리서치랩장(전 직방 빅데이터랩장)을 비롯해 부동산·포트폴리오·투자상품·세무 등 각 분야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된 ‘자산관리드림팀’을 꾸렸다. 이들은 고객 맞춤형 컨설팅부터 각종 강연, 언론기고, 방송 출연 등을 통해 우리은행 자산관리 역량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종합적으로 보면, 우리은행은 성장세를 지속 중인 자산관리 시장에서 역량을 제고해 고객 만족의 본질인 수익률에 가장 초점을 맞추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지난달 발간한 '자산관리서비스시장의 경쟁 구조와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겸영 금융회사(은행 증권 자산운용사 보험사) 계약금액은 2012년 말 641조8000억원에서 2022년 말 1534조1000억원으로 142.9%(연평균 9.3%) 증가했다. 

다만 자산관리 서비스 시장은 매우 경쟁적이나, 금융회사의 시장점유율은 더 낮은 관리 보수 또는 더 높은 운용성과라는 서비스 경쟁력이 아닌 금융회사가 속한 금융업권 유형과 금융회사 자체의 유형에 의해 더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회사 유형별 시장점유율은 자산운용사(30%), 은행(27.9%), 부동산신탁사(20.2%), 증권사(19.9%), 투자자문사(1.0%), 보험사(1.0%) 순으로 높다. 

예를 들어, 금융소비자는 관리보수나 운용성과에 큰 차이가 없다면 접근성이 좋거나 기존 금융거래에 따라 의존도가 높은 금융회사를 더 선호할 수 있다. 

우리은행의 이번 6대 다짐에는 ▶스타급 자산관리 전문가 서비스 제공 ▶초·고액자산가 특화채널 '투체어스W'(현재 6개→2026년까지 전국 20개) ▶주요 금융지수 모니터링 등 고객(사후)관리 강화 ▶재테크, 세무, 부동산 등 컨설팅·세미나 확대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올해 초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기업금융과 자산관리 두 축으로 올해 ‘시중은행 중 당기순이익 1등 목표’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자료=우리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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