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형근 현대차증권 사장, 주가+'2非' 당면 과제는?
배형근 현대차증권 사장, 주가+'2非' 당면 과제는?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4.01.18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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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부동산·비계열사 퇴직연금 확대 현안
CI=현대차증권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새해 현대자동차그룹의 증권 계열사인 현대차증권의 수장이 된 배형근 사장이 비부동산 투자 기회를 늘리고 비계열사 퇴직연금 비중도 늘려야 하는 '2非(비)' 당면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힘내야 하는 주가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이달 1일자로 배형근 사장을 신규로 선임했다. 배 사장은 이미 연초부터 근무를 시작해 여의도 증권가로 출근하고 있다.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업계는 현대차증권이 사업 및 재무에서 실적 개선 외에도 당면 현안 2가지가 있다고 평가한다. 약한고리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건전성 관리와 퇴직연금 운용부문에서 '일감 몰아주기' 논란 해소가 그것이다. 

현대차증권은 작년 9월 말 별도기준 자기자본이 1조2677억원으로 중형 증권사로 분류된다. 하지만 현재 시가총액은 26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주가는 2021년 초 고점(1만6750원) 대비 50%가량 하락한 8280원선으로 지난 3년 쭈욱 미끄러지면서 코로나 이전 수준보다 낮다. 

현대차증권 지분구조는 최대주주가 현대자동차(25.43%), 현대모비스(15.71%), 기아(4.54%) 등 총 45.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종목토론방에선 주가 흐름에 대한 소액주주 성토가 많이 보이고 있다.

자료=네이버 증권
2014~2023년 현대차증권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증권

■ 부동산PF 위기 돌파 과제 

현대차증권의 최근 주가 부진은 실적 부진을 선반영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우선 작년 1~3분기 영업이익이 649억원으로 후퇴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1000억원대를 넘었던 것과 대비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도 빼기 어렵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의 부동산금융 상당부분은 중후순위 PF, 브릿지론이다. 우발부채(채무보증) 질적 위험도가 높은 편이다. 지난 9월 말 우발부채 잔액은 6259억원으로 자기자본의 49.3%를 차지한다.

즉, 부동산금융 시장 침체로 실적이 나빠지고 성장도 꺾인 상태다. 현대차증권은 최근 PF부문 비부동산 투자 기회 발굴 확대와 기업금융 부문 수익성 강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그간 IB부문과 운용부문 인력 확충으로 경쟁력을 제고해왔다는 평가도 받는다. 

■ 퇴직연금 영업 강화도 현안 

다음으로 '퇴직연금 몰아주기' 이미지를 벗는 해묵은 숙제가 있다.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비교공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말 현대차증권은 퇴직연금 적립금은 16조7427억원으로 미래에셋증권(23조7473억원)에 이어 증권업계 2위 사업자를 유지했다. 이는 DB(확정급여형)와 DC(확정기여형), IRP(개인형퇴직연금)을 모두 합친 수치다. 이처럼 현대차증권은 퇴직연금 시장지위가 매우 우수하다.

문제는 현대차증권의 DB 적립금 14조9209억원 중 자사계열사 비중이 무려 86.9%(12조9650억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는 42개 사업자 중 가장 크다. 사측은 작년 4분기 모든 적립금 기준 계열사 비중은 78.9%로 사업 초기인 2014년도 87.9% 대비 9%p 감소했다는 입장이지만, 정부가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을 도입하고 퇴직연금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눈치를 안 볼 수 없지 않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 고용노동부는 삼성과 현대차그룹 등이 직원들의 퇴직연금 운용을 계열 보험, 증권사 등에 몰아주는 관행을 집중 점검하고 삼성생명과 현대차증권에 개선안 제출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 감안할 때 배 사장은 현대차증권의 퇴직연금 사업전략인 사업역량 강화 및 비계열사 적립금 확대를 통한 계열사 비중 축소도 챙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증권도 IPS(적립금운용계획서)컨설팅 전담인력을 충원하는 등 고객사 관리와 수익률 제고에 주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작년 4분기 말 기준 현대차증권이 가장 두각을 나타낸 부문은 적립금이 456억원으로 가장 적은 원리금 비보장 기준 DC 퇴직연금의 최근 1년간 수익률이었다는 것이다. 현대차증권 수익률이 17.16%로 증권사 중 가장 높았다. 

■ 전문성과 위기대응력 갖춘 재무통  

배형근 현대차증권 신임 사장.
배형근 현대차증권 신임 사장.

한편 시장에선 현대모비스 재경부문 헤드를 맡았던 유능한 닮은꼴의 세대교체가 이뤄졌다고 입을 모은다.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역대 재경본부장은 최병철, 한용빈, 배형근 단 세 사람뿐이었고, 이중 2명이나 현대차증권 사장으로 이동한 것이기 때문이다. 

최병철 전 대표는 1987년 현대모비스의 전신인 옛 현대정공에 입사해 30년 가까이 재무업무만 담당했다. 현대모비스, 현대차 재경본부장을 거쳐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 현대차증권 사장을 맡아 현대차증권의 성장에 기여했다. 특히 2022년 금리 급등기에 중형증권사 영업실적 1위를 차지하며 현대차증권의 뛰어난 위기관리 역량을 시장에 각인시켰다. 

배형근 사장도 그룹 내 대표적 재무 전문가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배 사장은 현대모비스 재임 중 현대모비스의 미래 투자 강화를 위한 유동성 확보에 주력했다. 과거 현대차 기획실장 및 현대건설 종합기획실, 인천제철 등 여러 계열사 경험을 보유해 그룹 사업 및 전략 전반에서 높은 전문성도 장점으로 꼽힌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2023년은 비우호적인 환경 속에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며 "2024년은 신규 CEO가 잘하셔서 좋아질거라는 내부 기대감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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