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피벗에”...은행들, 연 3~4% 예금금리 우수수 내려
“파월 피벗에”...은행들, 연 3~4% 예금금리 우수수 내려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12.18 2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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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예금 1년 만기 기준, 시장금리 하락 반영
현재 연 3.5% 한은 기준금리와 가까워지는 중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이번 주 초입부터 은행들이 최근 예금금리를 우수수 내리고 나섰다.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시장에서 피벗(통화정책 전환)기대감이 확산된 까닭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에선 시장금리가 하락 경로를 선반영하는 추세여서 예금금리가 사실상 고점을 통과하고 떨어질 일만 남았다고 보고 있다. 

■ 오늘도 뚝뚝, 주요은행은 4%대 자취 감춰

1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이날 ‘KDB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기준 최고금리를 연 3.70%로 적용한다고 공시했다. 기존 연 3.90%에서 0.20%포인트(p) 낮춘 것이다.

이 상품은 가입대상이나 최대한도, 우대조건에 관계없이 예금할 수 있고 기본금리와 최고금리가 같다는 특징 등이 있다. 기업은행도 같은 날 우대조건을 별도로 두고 있지 않은 ‘1석7조통장(정기예금)’의 1년 만기 최고금리를 3.75%에서 3.63%로 0.12%p 내렸다. 

주요 시중은행도 별반 다르지 않다. NH농협은행과 신한은행, KB국민은행도 같은 날 주요 정기예금 상품의 1년 만기 최고금리를 일제히 낮춰잡았다.

NH농협은행은 개인 고객이 100만원 이상 가입할 수 있는 농협은행의 NH고향사랑기부예금 금리를 연 3.90%(기본금리 3.10%)에서 3.80%로 0.10%p 낮췄다. NH왈츠회전예금II 금리는 연 3.85%(기본금리 연 3.75%)로 이전보다 0.05%p 떨어졌다.

만 14세 이상 고객 누구나 1만원 이상 제한없이 예금할 수 있는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 최고금리도 이날 연 3.90%(기본금리 2.90%)에서 3.75%로 0.15%p 낮아졌다. KB국민은행도 KB Star 정기예금 최고금리도 연 3.75%(기본금리 2.60%)로 같은 날 같은 폭로 인하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 15일 우리WON플러스 예금의 최고금리를 연 3.70%로 내렸다. 고금리 예적금 '막차'가 떠나고 있어,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금융소비자들에겐 아쉬울 법한 소식이다. 

5대 주요 은행의 만기 1년 정기예금 전월 취급 평균금리는 우리은행(4.17%), 신한은행(4.04%), 하나은행(4.04%), KB국민은행(4.02%), NH농협은행(올원e기준 4.01%)로 연 4%를 소폭 웃돌았다. 지난 10월 11일(4.05%) 정도가 최근 고점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은행 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예금은행의 잔액기준 정기예금 금리는 연 3.91%로 작년 10월(2.90%) 대비 1.1%p 뛰었다. 신규취급액 정기예금 금리는 1년 만기 기준 연 4.11%로 작년 10월(4.49%)보다 0.38%p 낮아진 수준이다. 

자료=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2008년 1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월별 예금은행 정기예금 금리(잔액 기준), 요구불예금 금리(잔액 기준), 신규취급액 정기예금(1년 기준) 추이. 신규취급액 자료=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 연 4% 턱걸이 지방-인터넷銀도 '정중동' 

은행들이 서둘러 예금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는 것은 이달 13일(현지시간) 12월 FOMC 파급 효과로 해석된다. 이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현 5.25~5.50%로 지난 9·11월에 이어 3차례 연속 동결했고, 특히 연준 위원들의 내년 금리의 중간값이 4.6%로 기존 전망치에서 크게 낮아졌다. 

이는 기준금리를 한 번에 0.25%p씩 내린다고 가정했을 때 세 차례 인하를 시사한 것이다. 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번 긴축 사이클에서 기준금리가 고점에 도달했거나 그 부근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하자 시장은 사실상 금리 인상이 종료됐다고 해석했다.  

통상 은행들의 예금금리는 시장금리인 국고채 금리 등을 포괄적으로 반영하고, 국고채 금리는 기준금리 경로를 선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1월 말(3.58%)까지만 해도 한국은행 기준금리(3.50%)를 웃돌았지만 지난 15일 기준 3.28%로 마감했다. 작년 말(3.72%)보다는 0.44%p 떨어졌다. 

다만 아직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에선 연 4%대 정기예금 상품을 찾아볼 수 있다. 

현재 은행권 1년 만기 최고금리는 Sh수협(연 4.35%), DGB대구(4.25%), 제주(4.20%), BNK부산(4.15%), 전북(4.15%) 등의 순이다. 기본금리(=최고금리)도 Sh수협(4.20%)이 가장 높고 다음으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전북(각 연 4.0%씩)가 공동 2위다.   

이에 대해 지방은행 한 관계자는 "수도권보다는 좀 더 늦게 반영된다"면서도 "금리 차가 큰 수준이라면 오래 유지되긴 어렵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 한 관계자는 "금리 계획과 관련해선 말씀 드리기 어렵다"며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높은 예금금리 수준이 대출금리를 밀어올리게 된다는 점 역시 은행들이 예금금리 인하에 발 빠르게 움직이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예금 같은 경우에는 향후 금리 인하의 기대감이 있고, 연준에서도 동결 및 하향 조정한다는 분위기여서 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은행채 금리도 떨어지고 있어서 은행의 수신금리는 더 떨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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