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성장률 전망치 2.1%로 소폭 하향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한국은행이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30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고 밝혔다.
한은 기준금리는 2021년 8월부터 2023년 1월까지 10차례에 걸쳐 총 3%포인트(p) 오른 뒤 인상 행진을 멈췄다. 올해 마지막으로 기준금리를 정하는 이날 금통위 본회의를 포함해 지난 2·4·5·7·8·10월에 이어 7차례 연속 동결됐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회의 의결문에 "물가상승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졌지만 기조적인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가계부채 증가 추이와 대외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배경을 밝혔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7연속 기준금리 동결 배경에 대해 국내경제가 성장 부진 속에 가계부채 등 금융불균형만 커지고 있는 '딜레마' 상황을 꼽고 있다.
여기에 최근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줄어든 점과 국제유가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상승했다가 수요둔화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하락한 점 등이 기준금리 인상 압박을 덜어줬다는 분석이다.
같은 날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8월 전망치와 같은 1.4%로 유지했지만, 내년 성장률은 지난 전망치 2.2%에서 2.1%로 낮췄다.
한은은 연초 부진했던 국내경기는 하반기 들어 수출 중심 개선, 내년 수출·설비투자 회복에 개선흐름을 이어가겠으나 소비, 건설투자 등 회복 모멘텀 약화를 예상했다.
향후 성장경로 상에는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국제유가 흐름, 중국경제 향방, 지정학적 갈등 전개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물가는 수요압력 약화,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 하락 영향 등으로 기조적인 둔화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예상보다 높아진 비용압력의 영향으로 지난 8월 전망경로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예상치는 올해 3.6%, 내년 2.6%,로전망된다고 밝혔다. 지난 8월 전망치는 각각 3.5%와 3.4%였다. 근원물가 역시 올해와 내년 상승률이 각 3.5%, 2.3%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기존 전망치는 각각 3.4%, 2.1%였다.
지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8%, 근원물가 상승률은 3.2%를 기록한 바 있으며 향후 물가경로는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 국내외 경기 흐름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상수지는 올해 중 300억달러, 내년 중 490억달러로 흑자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분기 -46억달러, 2분기 70억달러, 3분기 141억달러를 기록했다. 4분기 경상수지 예상치는 134억달러로 나타났다.
올해 하반기에는 수입 감소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출이 개선되면서 상반기 대비 흑자규모가 상당폭 확대된 것으로 내년에도 글로벌 교역 회복 등에 힘입어 흑자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취업자수 증가규모는 올해 34만명, 내년 24만명으로 둔화하고 실업률은 올해 2.7%에서 내년 2.9%로 상승을 예상했다.
한은은 내수회복 모멘텀 약화로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둔화되겠으나 여성과 고령층의 노동공급이 지속되고 있어 그 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이날 이창용 한은 총재는 향후 3개월간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인 금통위원이 2명이고, 나머지 4명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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