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장 후보 5파전…전·현직 지주회장 경합
은행연합회장 후보 5파전…전·현직 지주회장 경합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11.1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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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회장은 고사 의사 전해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 손병환 전 NH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현 KB금융지주 회장,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등 6인(이하 가나다순). 사진=각 사, 연합뉴스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 손병환 전 NH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현 KB금융지주 회장,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등 6인(이하 가나다순). 사진=각 사, 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은행연합회 차기 회장 후보에 6명이 선정됐다. 이중 5명이 민간 출신의 전·현직 금융지주 회장으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은행연합회장은 금융당국, 정부와 은행권을 잇는 가교역할을 하는 자리로 최근 은행들의 역대급 이자장사에 대해 눈총이 따가운 상황에서 사원은행들이 목소리를 대변해 줄 민간 인사를 찾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은행연합회는 10일 오전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 2차 회의를 열고 6인의 잠정 후보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후보 명단에는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 손병환 전 NH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현 KB금융지주 회장,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등 6인(이하 가나다순)이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고사 의사를 밝혔다.
 
업계에서는 가장 눈에 띄는 점으로 민간 출신의 강세를 꼽고 있다. 행정고시 20회인 임영록 전 회장을 제외한 5명의 후보는 은행장을 거친 민간 인사이기 때문이다. 윤종규 회장은 1973년 외환은행에, 조용병 전 회장은 1984년 신한은행에, 박진회 전 행장은 1984년 씨티은행 서울지점에, 조준희 전 행장은 1980년에 기업은행에 각각 입행했고, 손병환 전 회장은 1990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했다.
 
이는 역대 은행연합회장 인선에서 민간 출신 비선호가 나타났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달 30일 임기를 마치는 김광수 현 회장을 포함해 14명 중 10명이 관료 출신일 정도로 관 출신이 강세를 보여왔다. 은행권의 입장을 대변해 금융당국과 소통하는 업무적 특성 때문이다.
 
직전 금융회장인 윤종규 회장과 조용병 전 회장, 손병환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나란히 선정돼 쟁쟁한 대결 구도가 형성된 점 역시 눈길을 끈다. 회장직에서 조 전 회장은 지난 3월, 손 전 회장은 작년 말 퇴임했고 유일한 현직인 윤 회장도 오는 20일 퇴임을 앞두고 있다.
 
이들 3명의 후보는 최근까지 경영일선에 있었다는 점에서 상당한 프리미엄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윤 회장의 경우 해외 출장 중에 이날 후보군 발표 소식을 접하고, 관련해 "은행권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분이 선임되길 바란다"며 은행연합회에 차기 회장 후보 고사 의사를 알렸다.
 
다른 3명의 후보도 중량감을 더하고 있다. 박진회 전 행장은 2020년까지 6년간 은행장을 역임했으며, 퇴임 후에는 토스뱅크 사외이사를 지냈다. 조준희 전 행장은 윤석열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금융산업지원본부장을 담당했으며, 올해 초 우리금융 회장 인선 당시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다.
 
임영록 전 회장은 유일한 관 출신 후보다. 행정고시 20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 자금시장과장,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등을 거쳐 재경부 2차관을 지냈다. 2010년 KB금융지주 사내이사 겸 사장에 오른 뒤 2013년 대표이사 회장을 역임했다.
 
당초 후보군으로 꼽혀온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이 롱리스트 명단에서 빠진 대목도 언급된다. 허 부회장은 차기 DGB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은행연합회장은 임기 최소 3년이 보장되고 연봉도 7~8억원에 육박해 쟁쟁한 거물급 인사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고 알려졌다.
 
다만 고금리 속 막대한 이자수익을 올리고 있는 은행권을 향한 여론은 여느 때보다 좋지 못한 실정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 종노릇’, ‘독과점’, ‘갑질’ 지적을 비롯, 정치권과 금융당국도 은행권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이는 은행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민간 출신 인사가 대거 이름을 올린 배경으로 해석된다.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올해 상반기 이자수익은 29조4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다시 한번 경신한 바 있다. 
 
최종 회장 후보를 추천하는 회추위는 현재 김광수 회장과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 고병일 광주은행장,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 12명으로 구성된다. 은행연합회 현 이사회 멤버와 동일하다.
 
회추위가 추천한 최종 후보는 23개 정회원사가 참여하는 사원총회 의결을 거쳐 선임된다.
 
은행연합회는 다음 주 회추위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최종 후보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회추위 위원 중 주요 은행장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이달 영국 국빈 방문에 따라나설 것으로 알려졌고, 김광수 회장도 이달 30일 임기를 마친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다음주 회추위를 추가로 개최해 후보군을 면밀히 살펴본 후 최종 후보자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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