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아시아 1위 금융사' 꿈 밝혀
우리은행, '아시아 1위 금융사' 꿈 밝혀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10.2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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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까지 해외 순이익 비중 25% 목표
25일 우리은행에서 열린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왼쪽)우리금융그룹 장광익 브랜드부문 부사장,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부행장). 사진=화이트페이퍼
25일 서울 중구 우리금융그룹 본점에서 열린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왼쪽)우리금융그룹 장광익 브랜드부문 부사장,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부행장). 사진=화이트페이퍼

[화이트페이퍼=고수아 정현수 기자] 우리은행이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글로벌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을 현 15% 수준에서 오는 2030년 25%까지 끌어올리고 '아시아 넘버원 글로벌 금융사'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고성장세인 동남아 3대 법인을 육성을 지속하고 폴란드와 중동을 차기 거점으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다만 '아시아 1위' 현실성에 대한 입증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선택과 집중…동남아 3대 법인 집중 육성   

윤석모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부행장)은 25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략 발표회’에서 “우리은행 글로벌 성장 전략의 핵심은 '자체 성장'과 'M&A(인수합병)' 전략”이라며 “이를 통해 2030년까지 글로벌 수익(당기순이익 기준) 25%를 달성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가지고 있는 현지법인과 지점이 지금 추세대로 성장한다면 17%에서 18% 정도는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부족한 8%는 M&A 부분을 통해서 달성을 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1968년 시중은행 최초로 동경지점을 개설했으며, 지난달 기준 국내은행 가운데 가장 광범위한 24개국 466개 영업망을 운영하고 있다. 작년 말 글로벌 순이익은 3억4000만달러(약 4600억원)로, 같은 해 연간 순익의 15.4% 비중을 차지했다. 

구체적으로는 동남아 3대 법인(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에 계속해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이들 법인을 현지 리딩뱅크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우선 내년 상반기 인니·베트남 각 2억달러, 캄보디아 1억달러 등 미화 5억달러 추가 증자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이는 기업금융 전문가 ‘영업통’으로 선임된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핵심적인 글로벌 전략 일환으로 풀이된다. 지난 7월 취임 사흘 만에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한 조 행장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 다카(방글라데시)를 전담하는 ‘동남아성장사업부’를 신설하는 포석을 뒀었다. 

윤 부행장은 “메이저 시중은행 중 이런 조직을 운영하는건 우리은행이 유일하다"며 자부심을 내비쳤다. 또 "인도네시아 다카는 한·중·일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만 유일하게 지점이 들어가 있고, 3개 지점을 운영중인 인도는 2개 지점 추가 인가가 마무리 단계”라며 해외사업 현황에 대한 소개를 이어갔다. 

자료=우리은행
2023년 9월 기준 우리은행 글로벌 네트워크 현황(24개국 466개 현지법인과 지점, 사무소). 자료=우리은행

우리은행은 동남아 3대 법인을 비롯해 중국, 미국까지 '5대 법인'이 글로벌 순이익에 70%를 기여하고 있어 나머지 현지 법인의 실적 기여도는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해나간다는 계획이다.

■ 폴란드·중동으로 시선…브러중은 고민      

우리은행은 차기 거점 지역으로 폴란드와 중동을 꼽았다. 폴란드는 윤석열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K방산 진출 기지이고, 중동은 네옴시티 특수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의 자금 수요가 예상된다는 점을 감안했다.  

최근 들어서는 2017년 폴란드 카토비체 내 개소한 사무소의 지점 승격 절차를 진행 중이다. 카도비체는 현대차, 기아차,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기업 현지법인이 많아 지리적 이점 등이 있다는 설명이다. 현지 금융감독당국과 긴밀한 협조로 지점 승격을 신속히 마치겠다는 목표다. 

중동에서는 바레인과 두바이 지역에 각 1곳씩 총 2곳의 지점을 두고 있다. 

우리은행은 사우디를 중심으로 중동 붐이 한창이던 1983년 바레인 지점을 설립해 한국 건설사들에 대한 금융지원과 중동 건설역군들의 달러 송금 업무를 영위했고, UAE(아랍에미리트)가 중동 금융허브로 부상하던 2014년 두바이 지점을 추가로 개설한 바 있다. 

윤 부행장은 "2개 지점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는 이유는 서로 타깃 시장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바레인은 영세율과 법인세가 없는 이점을 활용해 대규모 신디케이션 등 인프라 금융에 집중하고 두바이는 한국계 지상사 진출이 활발한 만큼 전통적 기업금융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우리은행
사진=우리은행

다만 우리은행은 브라질에선 초라한 철수를 고민 중이고 중국 부동산시장 불안 영향,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고전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중국은 부동산시장 침체로 현지 은행들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우리은행도 일부 연체가 늘고 있고 브라질은 리테일 사업부 축소 내지 철수를 고려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신규 업무는 중단하고 교민 대상 최소 서비스만 운영 중으로 현재 여신은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윤 부행장은 "중국법인은 부동산 개발 관련 금융여신은 한 건도 없고 보유여신의 97% 이상이 담보물로 리스크는 관리할 만한 수준"이라면서도 "브라질은 최근 10년 헤알화 가치가 절반 정도 평가절하돼 매력적인 시장이 아니라고 보고 있고, 결정해야 되는 시점에 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미국, 유럽 쪽 규제요구 사항과 러시아 중앙은행의 요구사항 양쪽을 동시에 충족시킨다는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2008년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러시아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브라질은 2009년 상파울루사무소 설립을 시작으로 발을 담갔다. 

하지만 윤석모 부행장은 "2005~2006년도에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라는 용어가 나올 때 그쪽이 많이 성장하고 기회가 될 것으로 봐 많은 은행들이, 우리은행도 포함해 나갔지만 이제 실적이나 이런 것들이 좀 미미한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 계열사 중 우리카드는 베트남과 캄보디아에서, 우리캐피탈은 인도에서 각각 신규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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