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금융 명가 재건' 내건 우리은행 "2027년 점유율 1위 탈환"
'기업금융 명가 재건' 내건 우리은행 "2027년 점유율 1위 탈환"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09.0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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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말 기업대출 237조원으로 확대
기업대출 대비 가계대출 비중 6대 4 조정
7일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위한 전략 발표 설명회에서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왼쪽과 정진완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장. 사진=화이트페이퍼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우리나라 근대화와 산업화를 이끌어온 전통적인 기업금융 명가로 평가받지만 현재는 4대 은행 중 기업대출 점유율 4위로 밀려있는 우리은행이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정조준하고 있다.  오는 2025년 기업대출 점유율 2위를 탈환한 뒤 2027년 1위로 올라서고, 현재 5대 5 수준인 기업과 가계대출 비율은 2026년 말까지 6대 4로 재편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우리은행은 7일 서울 회현동 본점에서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위한 전략 발표 설명회를 열고 이같은 계획을 내놨다. 우선 우리은행은 '기업금융 명가'를 은행의 고유의 금융중개 기능을 강화해 신성장 산업 등 돈이 필요한 곳에 흘러갈 수 있도록 기업 성장을 이끌고 아울러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동시에 미래 금융시장을 선도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기업금융에 강한 역사적 전통과 전문 역량을 바탕으로 기업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제활력 제고라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날 발표를 맡은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은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현주소부터 고찰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자본비율이 낮아 지난 몇 년간 자산성장이 상대적으로 더뎠고 현재는 자산규모에서 4위까지 뒤처진 상황이다. 강 부문장은 "2020년 이후로 기업 부문에서 (경쟁 은행들이) 공격적인 자산증대를 했었다. 그래서 지금 경쟁은행과의 기업규모가 차이가 나 기업금융 명가 재건이라는 슬로건을 선언하게 됐다"고 말했다.   

골자는 기업대출 중심의 성장을 하면서 기업명가에 부합하는 포트폴리오로 조정한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적정 자본비율 유지 범위 내 연 6% 속도로 자산을 증가시켜서 2026년 12월 말 기업대출 규모(잔액 기준)를 올해 6월 말 161조원보다 약 76조원 많은 237조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연간 자산증가목표율은 대기업 대출 30%, 중소기업 대출 10%, 가계대출 4%로 잡았다. 이를 통해 기업대출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5년 말 58% 수준으로 증가하고 2026년 말에는 60%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우리은행의 기업대출 성장률은 1.6%, 가계대출 성장률은 0.5%다.

우리은행은 대기업 대출 위상과 같은 내부역량과 외부환경 요인 등을 고려하면 목표 달성 가능성이 수월할 것으로도 내다봤다. 수차례 시뮬레이션을 해봤다고도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38개 대기업그룹 중 삼성, LG, 한화, 포스코, CJ, DL, 중흥건설, 두산, 코오롱, 효성, LX 등 11개 주채권은행을 담당하고 있다. 산업은행 10개, 하나은행(8개), 신한은행(6개), 국민은행(2개) 등을 앞서 은행권 1위다. 우리은행은 전신인 옛 상업·한일은행 시절부터 대기업 네트워크가 탄탄하다고 정평 나 있다.  

강신국 부문장은 “저희가 주채권은행 1위 은행으로서 타 경쟁 금융기관들이 가지지 못한 정보가 있다. 또 최근에 회사채 시장 경색으로 기업들 특히 대기업들의 여신 수요가 상당히 크다. (업종별로는) 신성장산업인 2차전지로 집중이 되기도 하지만 방산, 반도체 등도 자금 니즈와 금액이 크다. 중소기업은 그쪽으로 지원을 하고, 대기업은 상대적인 비교 유위에 있는 요소를 활용해서 경쟁사를 압도한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위)우리은행 기업금융 현주소. (아래)기업금융 명가에 부합하는 자산 포트폴리오 완성 표.  

세부적인 추진방향은  ▲미래성장산업 지원 확대 ▲차별적 미래 경쟁력 확보 ▲최적의 인프라 구축 등 세 가지다. 3개 부문별로는 10대 핵심 추진 과제를 추렸다. 일례로 미래성장산업 지원은 2027년까지 대기업 여신을 15조원 증대하고, 2028년까지 300개 중견기업에 총 4조원을 지원하는 동시에 방산과 이차전지, 반도체 등 신성장산업에 매년 4조원의 금융지원을 하기로 했다. 중소기업 부문 금융지원은 지난 8월 말 현재 4조7000억원을 공급해 이미 연간 목표를 초과한 상태다.

또한 공급망 금융 플랫폼인 '원비즈플라자' 고도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항공결제시장 진출 등 신수익모델 발굴 등 차별적 미래 경쟁력 확보를 추진하는 한편, 조직과 인사 등 인프라 측면서도 힘을 싣는다. 우리은행은 신성장기업영업본부, 비즈프라임센터 등 기업 특화채널을 신설하고 확장을 추진 중이다. 또 기업금융 전문인력의 인사관리를 경력개발 업무 소관 사업그룹으로 이관했다. 현장중심의 인사체계 및 기본급여의 최대 300% 내 성과급 등 인센티브도 강화해 전문인력 양성에 초점을 둘 계획이다. 심사기능도 건전성 관리를 위해 인재 충원 등을 통해 현장중심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정부 정책에 발맞춘 신성장산업 지원 등 이번 우리은행의 방안이 새롭다기보다는 결국 타행 점유율을 뺏어오겠다는 구태의연한 전략으로 읽힌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정진완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장은 "정부 정책 때문에 하는 건 아니지만 정부에서 품목을 정했기 때문에 오히려 검증이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신성장산업 지원이라든지 향후 부가가치가 높은 기업을 찾아나서는 건 끊임없는 숙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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