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금리 다시 낮아질 것으로 판단하고 집 샀다면 조심해야"...한은, 기준금리 3.5%로 5연속 동결
이창용 "금리 다시 낮아질 것으로 판단하고 집 샀다면 조심해야"...한은, 기준금리 3.5%로 5연속 동결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08.2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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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한국은행 금통위, 가계부채·불확실성 등 화두
이 총재 "젊은 세대 인플레이션 경험 못해,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지 고려해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한국은행이 현 3.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5차례 연속 동결 결정으로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가계부채 흐름도 유의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한편 이창용 한은 총재는 현재 가계부채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을 설명하면서 "지난 10여년간 금리가 굉장히 낮았고, 지금 젊은 세대는 인플레이션을 경험하지 못해서 다시 그런 금리로 갈 거란 생각에 집을 사셨다면 상당히 조심하셔야 한다"고 조언했다. 

■ 올해 성장률 전망 유지, 근원물가 상향 

24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 기준금리(연 3.50%)를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같은 날 한은이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8월)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1.4%로 지난 5월과 같이 유지됐으나 내년 전망치는 2.2%로 5월(2.3%) 대비 0.1%p 낮아졌다. 

앞서 한은은 5월 전망에서도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2월 전망 대비 0.1%p 내린 바 있다. 향후 성장경로 상에는 중국경제 향방 및 국내 파급영향, 주요 선진국 경기 흐름, 국네 에너지 가격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는 시각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내년 성장률을 낮춘 것은 중국 부동산 시장 상황을 볼 때 중국 경제의 빠른 회복은 어려울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중국 부동산 시장 변화, 주요 부동산 개발업체 파산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기는 했지만,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이 이전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올해 3.5%, 내년 2.4%로 지난 5월 당시 전망과 같았다. 앞서 지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로 2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4%로 지난 5월 전망(3.3%) 대비 소폭 상향됐다. 

자료=한은

이와 관련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2%대에서 둔화 흐름을 이어갔으나 8월부터 다시 높아져 3% 안팎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물가경로 상에는 국제유가 추이, 기상여건, 국내외 경기흐름, 누적된 비용상승 압력의 파급영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종합하면, 국내 경제는 지난 5월 전망에 대체로 부합하는 성장과 물가 흐름을 보였지만, 하반기 들어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된 상황이라고 한은은 진단했다. 

세 가지 대안적 시나리오를 보면 첫째 ‘미국 등 주요국 경제가 양호한 성장 흐름을 지속하면서 IT 경기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 올해 성장률은 1%대 중반(1.5%)로 높아지고 물가상승률은 전망을 소폭 상회(3.6%)할 것으로 분석됐다. 내년은 성장률 2.4%(+0.2%p), 물가상승률 2.7%(+0.3%p)다. 

둘째 '중국 부동산 부진 지속으로 성장세가 추가로 약화되는 경우' 올해 성장률은 1%대 초중반(1.2~1.3%)으로 더 낮아지고, 물가상승률은 전망을 소폭 하회(3.4%) 것으로 추정됐다. 내년 성장률은 1.9~2.0%(-0.3~-0.2%p), 물가상승률은 2.1%(-0.3%p)다. 

셋째 '지정학적 리스크, 이상기후 등으로 원자재가격이 추가 상승'하는 경우 주요국의 통화긴축이 강화되면서 올해 성장률은 1%대 초중반(1.3%)으로 낮아지겠지만, 물가상승률은 파급시차로 인해 주로 내년 중 상방요인이 될 것으로 추정돼 내년 성장률은 2.1%, 물가상승률은 2.5%다. 

자료=한은

■ 이 총재 "가계부채 연착륙되도록 노력"

이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가계부채를 연착륙시키는 게 제가 한은 총재가 된 이유 중 하나"라며 "지금은 규제완화 등 미시적 정책이 먼저이지 거시정책을 쓸 상황까지는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가장 큰 원인에 대해서는 "지금 부동산 관계 대출이 늘어난 것은 많은 사람이 금리가 안정돼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기 때문"이라며 "그런 예측 많아지고 집값 바닥이니 대출받자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걱정스러운 것은 집값 바닥 인식으로 이자율 낮아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투자하는 것"이라며 "지난 10여년간 금리가 굉장히 낮았고, 지금 젊은 세대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경험 못해서 다시 낮은 금리로 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집을 샀다면 조심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빚을 내 부동산 투자하는 젊은 세대에 대해 "금융비용이 한동안 지난 10년처럼 거의 0%, 1∼2% 정도로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지 고려하며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 기준금리에서 인플레이션을 뺀 실질금리가 미국 제외한 다른 어떤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에 있는 만큼 현재 이자율 수준이 긴축범위 상단에 있다고 언급하는 한편, 금리 인하 시기를 얘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확인했다. 

이 총재는 "한은의 목표는 첫 번째가 물가, 두 번째가 금융안정"이라며 "경기에 대해서는 얼마나 심각하냐에 대한 판단이 있어야 하는데, 1.4% 성장률이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이기는 하다. 그러나 전 세계가 다 어렵다. 현재 1.4% 성장률이 금리나 재정으로 보완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현재 원/달러 환율 수준, 변동성에 대해서는 "최근 환율이 오른 것은 달러 강세, 위안·엔화 약세 등 전반적 움직임에 동조한 것"이라며 "미국 금리 정책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은 있고, 금리뿐 아니라 미시적 시장개입을 통해 변동성을 줄이는 식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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