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잔액은 10.1조 증가한 1748.9조
주담대 14.1조 늘며 1031.2조로 최대치 경신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금리 인상 등 통화 긴축의 영향으로 줄어들던 가계 빚(가계신용)이 올해 2분기 들어 3분기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로 주택거래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석 달 만에 14조원 증가한데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62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보다 9조5000억원) 늘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부채)’을 말한다.
2분기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년 전(잔액 1868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5조6000억원 적지만, 작년 4분기(-3조6000억원)와 올해 1분기(-14조3000억원) 감소한 가운데 3분기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가계신용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었다. 판매신용(카드대금)을 뺀 가계대출 잔액은 전 분기 말보다 10조1000억원 증가한 1748조9000억원이었다. 이중 주담대 잔액이 14조1000억원 늘어난 1031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재차 경신했다. 증가폭도 1분기(4조5000억원) 대비 3배 이상에 달했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을 포함하는 기타대출 잔액이 717조7000억원으로 4조원 줄며 7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만 신용대출 역시 감소폭은 한 분기 만에 -15조5000억원에서 10조원 이상 급감하며 수요 회복세를 나타냈다.
판매신용 역시 신용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감소폭이 1분기 -3조3000억원에서 2분기 -6000억원으로 감소했다. 5월 가정의 달이라는 계절요인으로 신용카드 이용규모가 증가한 영향이다. 한은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로 주택거래가 늘면서 개별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증가했다”며 “증권사의 신용 공여가 주식투자 자금으로 활용된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창구별로 보면 예금은행에서 가계대출이 4조원 늘었고, 상호금융·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는 6조5000억원 줄었다. 또한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이 주담대를 중심으로 12조6000억원 늘었다. 주택금융공사가 포함된 공적금융기관에서 특례보금자리론 등 영향으로 4조7000억원, 증권사 등 기타금융중개회사에서 7조8000억원 불었다.
한편 전국 주택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4분기 9만1000호, 올해 1분기 11만9000호, 올해 2분기 15만5000호로 다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최근 50년 만기 주담대도 인기를 끄는 등에 비춰 3분기 가계신용도 증가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이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계부채가 그동안 너무 많이 증가했기에 적정 수준으로 지속되게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정책 목표"라고 밝혔으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증가 기조가 계속되면 앞으로는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더 늘어나지 않도록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