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MTS 오류 계속…전산 비용 늘렸지만 '눈물'
증권사 MTS 오류 계속…전산 비용 늘렸지만 '눈물'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07.07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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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개 국내 증권사 기준. (자료=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취합)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올 들어 최근까지 증권사들의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전산장애가 줄을 잇고 있다. 증권사들이 전산운용비 투입을 계속해서 늘리고 있지만, 크고 작은 전산장애는 끊이질 않고 있어 투자자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지난달 말부터 이달까지 MTS(모바일트레이딩)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3개 증권사의 작년 연간 전산운용비는 한국투자증권(437억원), 카카오페이증권(184억원), 토스증권(94억원) 순이었다. 2021년과 비교하면 각각 31.3%, 97.7%, 64.7% 증가한 수준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전산 오류가 반복적이라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일례로 토스증권 지난달 30일 밤 10시 11분에 홈 화면의 보유종목 수익률 표기에 오류가 발생했고, 오후 10시 44분에 원인을 파악·해결했다고 공지했다. 그보다 약 2개월 전인 지난 4월에도 토스증권에서는 일주일 간격으로 국내주식 매입단가 표기 오류, 해외주식 잔고의 표시 오류 등 2차례의 전산 장애를 일으켰다.  

올해는 공모주 투자 열기가 회복하면서 전산장애 관련 민원도 다시 늘어나고 있다. 앞서 공모주 열풍이 펼쳐졌던 지난 2021년 증권사 HTS·MTS 장애 건수는 840건으로 전년 대비 16배 증가한 것으로 발표된 바 있다.

지난 1분기 DB금융투자에서는 무려 1만3803건의 민원이 제기됐다. 전 분기(4건)와 비교하면 344975% 증가했다. DB금융투자는 지난 3월 바이오인프라 상장 첫날 서버장애로 주문장애가 빚어졌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1분기에만 1250건의 전산장애 민원이 발생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 3월 HTS와 MTS에서 개장 후 약 10분간 접속 장애를 일으켰다. 하나증권에도 17건의 전산장애 민원이 들어왔다. 올해 1분기 32개 증권사의 전산장애 민원 건수는 1만5112만에 달했다.  

이처럼 증권사들의 전산 오류가 잦은 원인은 비대면 금융 서비스가 보편화됐지만 증권사들이 전산운용에 투입하는 비용에는 인색하지 않았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6589만여좌로 2020년 3월 말(3090만여좌)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자료=금융투자협회)
(자료=금융투자협회)

증권사들도 할 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작년의 경우 전년 대비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전산 운용비는 큰 폭으로 늘린 것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증권사(국내법인) 48곳의 평균 전산운용비는 연간 155억원 수준이었다. 

작년 말 이들 증권사의 전산 운용비 합계는 7446억원으로 2021년 12월 말 6221억원 대비 19.6%(약 1225억원) 늘었다. 같은 해 영업이익은 55% 수준 감소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 피해 입증 책임을 부담해야 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수반되는 만큼 증권사들의 보다 책임감 있는 서비스 제공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2021년 국내 29개 증권사는 관련 피해액 268억원 중 218억원 보상, 보상률은 81%에 머물렀다는 통계도 있다. 

특히 공모주 상장일의 가격변동폭이 확대된 가운데 하반기 이후 대어급 공모주들이 등판이 예상되고 있어 업계가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토큰증권의 제도권 진입을 앞두고 증권사들이 주요 플레이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측면에서 서비스 안정성이 더욱 중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전산은 많이 민감한 이슈"라며 "이전 공모주 때 문제로 전산 투자를 크게 늘려왔고, 그렇다고 앞으로는 시스템 오류가 안 날 거라고 100% 장담할 수도 없어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서버 확충이 고속도로 차선을 늘리는 것과 비슷해 공모주 상장일 같은 '명절'에 대비해 차 막히지 말라고 공사를 하면 비용이 크게 늘게 된다"면서도 "무한정 늘릴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돈이 오가는 증권사 특성상 접속 오류를 내지 말아야 하는 것도 맞다"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금융투자협회 취합)
표는 32개 증권사 기준. (자료=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금융투자협회 취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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