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기업 백서] 오비맥주 1위 수성전...30년 맥주 전쟁 올해 1라운드 승자는?
[WP 기업 백서] 오비맥주 1위 수성전...30년 맥주 전쟁 올해 1라운드 승자는?
  • 박세리 기자
  • 승인 2023.06.09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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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1위 수성전, 뜨거운 여름 예고
1900년대부터 시작된 30년 맥주전쟁
혁신 거듭한 오비맥주, 성장성도 신경 써야
(사진=화이트페이퍼)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예년보다 이른 더위만큼 맥주 시장 패권을 두고 펼쳐지는 경쟁도 뜨겁다. 성수기를 앞두고 ‘오비맥주의 카스와 한맥 vs 하이트진로의 테라와 켈리’라는 양강구도가 형성되면서 아직까지 시장 점유율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오비맥주가 하이트진로를 무사히 따돌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오비맥주 VS 하이트진로 1900년대~2000년대 길고 긴 맥주 전쟁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길고 긴 맥주 전쟁은 수십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비맥주의 전신은 1933년 12월 ‘박승직 상점’이 주주로 참여해 만든 소화기린맥주다. 1948년 동양맥주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하고, 이후 여러 부침을 겪으며 지금의 오비맥주로 자리잡았다. 당시 동양맥주는 조선맥주(하이트진로 전신)와 2강 체제로 경쟁하며 급성장을 이뤘던 1980년대 전성기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시장점유율 70%를 차지하는 독보적인 선두 주자였다.

첫 반전의 서막은 1991년도에 일어난 낙동강 페놀 오염사건으로 시작됐다. 두산전자 구미공장에서 30톤의 페놀이 낙동강으로 유출됐고, 국민들의 분노는 두산 제품 불매운동으로 번졌다. 당시 두산 계열사인 동양맥주도 불길을 피할 수 없었다. 당년 1분기 69%였던 점유율이 2분기에 55%로 급락하면서 경쟁사인 조선맥주에 승기를 내어준다. 1993년 조선맥주는 ‘천연 암반수’라는 클린 이미지 콘셉트로 비열처리맥주 하이트를 내놓으며 반격한다. 게다가 1994년 진로쿠어스가 맥주 사업에 참전하며 양강구도가 깨지면서 시장점유율이 쪼개진다. 1996년 조선맥주가 시장점유율 43%, 동양맥주는 41.7% 기록하며 왕좌의 주인이 바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997년 외환위기를 정면으로 겪은 맥주 시장은 흔들렸다. 맥주 시장 후발주자인 진로그룹은 부도를 맞고, 동양맥주도 자금난에 시달린다. 페놀 사건 이후 사명을 오비맥주로 바꾸고 재기를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벨기에 인터브루(현 AB인베브)에 지분 50% 매각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그로부터 15년 뒤인 2011년 말, 마침내 오비맥주는 시장 점유율 50%를 넘기며 왕좌 탈환에 성공한다. 업계에서는 오비 브랜드 대신 1999년 진로에서 인수한 ‘카스’를 전면에 내세우는 혁신적인 마케팅이 주효했다는 게 중론이다.

오비맥주가 왕좌 탈환에 성공하기까지 임직원의 반대를 무릎쓰고 오비 브랜드를 카스 브랜드로 전환시킨 주역이 있었다. 이호림 전 사장이다. 2007년 4월 취임한 당시 이 사장은 보수적인 주류시장에 혁신적인 마케팅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창출하는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실제 취임 이후 5년 연속 큰 폭의 성장을 이뤄내며 하이트진로에게 뺏겼던 시장을 되찾았다. 2011년 오비맥주는 수출포함 출고량 50.22%를 기록하며 하이트진로 49.78%를 추월해 15년만에 출고량 누계 1위를 기록한다.

 

오비맥주 제품군 (사진=오비맥주)

■ 혁신 거듭해 인정받은 ‘카스’... 기업 성장성 과제 남아

오비맥주는 왕좌 탈환 이후에도 OB골든라거(2011년), OB 더 프리미어(2014년), 오비라거(2019년) 등 OB 시리즈 신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발포주 필굿(2019년)을 내놨다. 하이트진로가 테라로 추격해오던 해인 2021년에는 새 브랜드 한맥을 선보이고, 같은 해 원재료와 공법을 바꾼 뉴 카스를 출시하며 방어전을 펼쳤다. 특히 투명병을 도입해 소비자들에게 심플함과 투명성을 각인시키고 적정 온도를 알려주는 온도센서 쿨타이머 프로모션을 펼치는 등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하는 혁신을 거듭했다.

오비맥주의 이 같은 노력은 국내외 주요 주류 품평회에서도 인정 받고 있다. 오비맥주에 따르면 최근 세계적인 권위의 식음료 품질평가기관인 국제식음료품평원(ITI)이 주최한 ‘2023 iTi 국제식음료품평회’에서 ‘국제 우수 미각상’ 7관왕을 달성했다. 특히 '카스 프레시'와 '카스 라이트'는 4년 연속, 카스 0.0와 한맥은 3년 연속 수상했다. 또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 기업 칸타가 실시한 올 1분기 브랜드파워 조사에서는 '카스 프레시'가 36.3%로 국내 유통되는 국내외 맥주 브랜드 중 1위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오비맥주는 수제맥주, 발포주에 이르기까지 제품성이 보장된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다만, 기업 성장성에 관한 과제도 분명하다. 일반적으로 물가상승률, 경제성장률을 고려해 중장기적으로 최소 4% 이상 매출액 증가율을 기록할 때 기업이 성장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매출액증감률 평균을 계산하면 오미백주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1%대를 기록했다. 또 브랜드 하나에 매출 의존율이 높다는 점도 문제다. 업계는 오비맥주의 1조5000억원대 매출 중에서 카스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70~80%로 추산한다. 카스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주력 제품인 카스가 매출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만큼 맥주 시장 지배력 유지를 위해 성장동력 발굴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트진로는 켈리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게다가 편의점과 개인 슈퍼마켓 등에는 켈리 입점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 점유율이 추가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올 하반기까지 지켜볼 일”이라고 진단했다. 하이트진로의 켈리 판매 호조 속에 오비맥주가 끝까지 맥주시장 1위 자리를 지켜낼지 이목이 집중된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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