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 IPO 잘 한 증권사들…고부가가치 창출 능력 눈길
프리 IPO 잘 한 증권사들…고부가가치 창출 능력 눈길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04.25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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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조달 필요한 비상장기업에 뭉칫돈 투자
(CI=각 증권사)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최근 중소형주 기업공개(IPO)에서 잇단 흥행불패 사례로 증권사들의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도 양호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자금조달이 필요한 비상장사의 기업가치를 알아보고 뭉칫돈을 묻어두는 주관사들의 투자 실력도 눈길을 끌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신규 상장 기업 가운데 프리 IPO에 참여했던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오브젠, 나노팀), 미래에셋증권(스튜디오미르), 대신증권(삼기이브이), 한화투자증권(티이엠씨) 등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기준 각 종목의 공모가 대비 등락률은 121.1%, 107.7%, 101%, 84.5%, 43.8%였다. 

우선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월 30일 상장한 오브젠에 이어 3월 3일 상장한 나노팀 주관 실적을 통해 강점이 있는 IPO 뿐만 아니라 프리IPO에서도 강자 명성을 지속적으로 입증하는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021년 7월 오브젠 보통주 기준 13만5000주(약 13억원)를 투자했다. 같은 해 2월 오브젠과 대표주관계약 체결 이후 회사의 사업성, 수익성, 재무안정성 및 기술성 등에 대해 평가하는 기업실사 과정에서 투자가치가 있다고 본 것으로 해석된다. 오브젠은 네이버클라우드가 2대주주(증권신고서 제출일 기준 지분율 8.76%)인 AI(인공지능) 기반 마케팅 솔루션 기업이다.      

또 한국투자증권이 업무집행조합원(GP)인 '한국투자 성장기업 신기술사업투자조합 1호'는 작년 5월 나노팀 63만9608주(약 81억원)에 출자했다. 같은 해 3월 한국투자증권 대표주관계약 체결 후 두 달 여 만에 화끈한 벤처금융 자금줄을 댔다. 나노팀은 배터리팩, ICCU(통합 충전 시스템), OBC(온보드차저) 등 전기차 부품에 사용되는 2차전지 열 관리 소재 기업이다. 한국투자증권의 대표적인 프리IPO 사례로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 펄어비스, 에이비엘바이오, 원티드랩, 자이언트스텝, 유일로보틱스, 새빗켐, 무신사 등이 꼽힌다.

미래에셋증권이 프리IPO에 참여한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미르도 지난 2월 상장 후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101%로 준수하다. 미래에셋증권은 스튜디오미르 대표주관계약 체결 약 3개월 뒤인 2019년 말 스튜디오미르 보통주 기준 6만1500주(약 10억원)를 인수했다. 스튜디오미르는 올 들어 현재까지 등장한 5개의 '따상' 기록을 보유한 공모주(미래반도체, 오브젠, 스튜디오미르, 꿈비, 이노진) 중의 하나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기존에도 무신사와 토스(비바리퍼블리카), 마이리얼트립, 버킷플레이스, 마이셰프 등에 비상장기업 프리IPO를 통해 유니콘 기업 발굴·육성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대신증권도 삼기이브이(EV)와 2021년 9월 대표주관계약 체결 후 연말 프리IPO에 참여해 보통주 6만2302주(약 10억원)를 투자했다. 삼기이브이는 삼기(구 삼기오토모티브)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한 전기차용 2차전지 부품 전문업체로 LG에너지솔루션 등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2차전지 분야에서 특화된 강점도 재차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신증권의 2차전지 기업 상장주관 사례는 여럿 있지만, 이 중에서도 2019년 3월 코스닥에 상장한 에코프로비엠이 첫손에 꼽힌다. 대신증권은 2021년 10~11월 진행된 에코프로의 에코프로에이치엔 공개매수 대리인으로 선정돼 공개매수 사무취급 업무도 수행한 바 있다. 

한화투자증권도 티이엠씨 IPO 건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화투자증권은 작년 초 티이엠씨 대표주관계약 체결 이후 이 해 5월 프리IPO로 보통주 기준 8만3332주(약 20억원)을 취득했다. 티이엠씨의 경우 올 초 등판한 공모주로 일반청약 등 공모 성적은 부진한 사례였다. 이 때문에 한화투자증권은 실권주 의무 인수에만 68억원을 투입하는 등 곤혹을 치르기도 했지만, 티이엠씨가 상장 후 재평가를 받으면서 지금은 오히려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상태다.  

한편 이같은 증권사들의 프리IPO는 몇 년 전부터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는 증권사들이 상장주관으로 지급받는 인수 수수료가 큰 편이 아니고, 이에 인수 수수료에만 머무르지 않기 위한 흐름으로 해석된다. 또 기업들과 형성한 유대관계를 통해 이외 기업금융(IB) 업무를 성사시키는 등 추가적인 기회를 노려볼 수 있다는 장점도 드러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프리IPO는 개별건마다 다를 수 있지만 보통은 자기자본(PI)을 투자해서 미리 투자를 한 다음에 상장하면 매겨지는 시장가격에 의해 차익실현을 해서 수익을 내는 방법"이라며 "개인투자자가 주식 투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단 팔아야 최종 수익이 결정돼 사실 평가이익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분매도 계획 자체는 시장교란이 될 수 있어서 (증권사에서) 언급을 못 하지만, 아무래도 주관을 하면서 기업가치에 대해서 정말 긴밀하게 본다는 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지난달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CEO(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부동산 투자에 편중된 그간의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 IB업무를 통한 고부가가치 사업역량 강화에 더 많은 자원을 집중해 실물경제의 활력이 제고되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IPO기업의 발굴 등의 경쟁력 제고에도 힘써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자료=한국거래소, 금감원 다트 취합)
(자료=한국거래소, 금감원 다트 취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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