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위탁매매 실적 턴어라운드할까?
증권사 위탁매매 실적 턴어라운드할까?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04.21 2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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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증권사 1~2분기 회복 전망
한투·키움증권은 빚투 '문단속'
한화증권 투자의견 "5월, 매도"
(사진=화이트페이퍼)
(사진=화이트페이퍼)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최근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밀물처럼 들어오면서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에 대한 실적만큼은 턴어라운드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반면에 '빚투(빚내서 투자)' 과열과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공매도 투자가 불어난 모습을 보이고 "5월엔 팔고 떠나라" 격언이 언급되는 등 주의보도 잇따르고 있어 흐름이 반전될지 촉각이 쏠린다.  

■ 주식 믿는 자금 밀물…업계는 "머니무브"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전날 한국투자증권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의 올 1분기와 2분기 위탁매매 수익이 각각 직전 분기 대비 38~40% 늘어난 760억원, 7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코스피와 코스닥 등 누적 시장약정 규모가 9272억원으로 전년(1조5017억원) 대비 38.3% 줄었었다. 이에 위탁매매 수익도 38% 감소한 바 있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미래에셋증권이 1495억원의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역시 전 분기 대비 각각 45% 증가한 수준이다. 작년 위탁 수수료가 3846억원으로 전년 대비 48.4% 감소한 삼성증권도 올 1분기 순수 위탁수수료만 1147억원 규모로 전 분기 대비 47%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사들의 위탁매매 수익 반등 전망이 잇따르는 것은 증시 회복과 거래대금 증가세 덕분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분기 장내주식 거래대금은 20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16조1000억원) 대비 24.9% 늘었다. 증권업 1분기 실적에 대해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 회복과 증시 반등, 시장금리 하락으로 컨센서스보다 양호한 실적을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빅5' 대형 증권사 중 수탁 수수료 점유율 상위권인 KB증권과 NH투자증권 역시 수혜가 예상된다. 작년 1~3분기에는 KB증권이 10.24%로 상위 1위를 차지했고, NH투자증권도 9.11%로 상위 3위에 올랐다. 키움증권의 경우 작년 국내주식 시장점유율(누적)이 전년 대비 2.0%p 감소한 19.6%를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자료=금감원 다트, 미래에셋증권 사업보고서)

나아가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저축성 예금은 줄고 주식예탁금은 늘어나는 모습도 증권업계에는 긍정적이다. 

실제 1년 만기 예금금리 평균은 작년 12월 3.9%에서 지난주 3.2%까지 떨어진 반면에 증시 고객 예탁금은 지난 2월 17일 45조8866억원에서 지난 17일 52조8915억원으로 두 달 만에 7조원 넘게 늘어났다. 연초 연 3.80%에 가까웠던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전날(20일)에는 3.33%로 하락 추세를 보여왔다.

또 대기성 자금인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 총액은 지난 19일 기준 64조37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7일 66조6470억원까지 늘어났다가 이번 주 후반부터는 다소 잠잠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작년 9월 23일(64조3087억원) 이후 반년 만에 최대 수준을 유지하는 중이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시 대기 자금이 늘어나는 것은 업계에 좋은 신호"라며 "거래대금이 작년 말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할 정도로 머니무브 현상이 눈에 띄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코스닥시장의 전날 거래대금은 작년 말(10조8476억원) 3배로 불어난 27조1309억원을 기록했다. 

크게 하락한 코스피. 코스피가 전장보다 18.71p(0.73%) 내린 2544.40로 마감한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크게 하락한 코스닥. 코스닥이 전장보다 16.89p(1.91%) 내린 868.82로 마감한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과열 주의보…빚투 잠금 속속 

다만 증권가에서는 최근 개인투자자 참여가 늘면서 과열된 시장을 주의하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5월에 팔고 떠나. 그리고 9월 경마 때 와(Sell in May and go away, and come on back on St. Leger’s Day)”. 1950년대 런던 금융시장에서 시작된 격언이다. 한국 주식시장에도 잘 들어 맞는다"고 언급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평상시 국내 주식시장의 개인 참여비율은 50% 안팎이지만, 증시가 침체한 작년 10월 45%(저점) 이후 서서히 높아져 이달 60%를 넘어섰다. 이는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웃돌던 2021년 9월 이후 가장 높아진 것이다. 새로 유입된 개인투자자가 늘면서 주식시장이 과열 구간에 있고 1~4월 많이 오른만큼 5월 조정을 예상한다는 시각이다. 

이런 가운데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인 신용공여 한도도 일부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부터 신용융자 신규 매수, 예탁증권담보 신규 대출을 일시 중단했다. 키움증권도 전날 신용융자 대용 비율을 하향하는 등 한도 단속에 들어갔다. 자본시장법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의 100%로 제한된다. 

이번 주 신용융자 잔고는 올 들어 처음 20조원을 넘어섰고,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도 올 들어 최근까지 외국인투자자를 중심으로 6000억원을 넘어 2001년 한국거래소 집계 이래 역대 최대를 찍었다. 박 연구원은 "5월까지 6(5)거래일 남겨두고 있는데, 지금부터 주식을 줄이고 위험 관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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