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증권가 돌아본 10대 뉴스
2022년 증권가 돌아본 10대 뉴스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12.31 21: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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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축소기 맞아 증시·부동산 하락
레고랜드 사태 맞아 위기감도 확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올해 증권사들은 전 세계적인 통화 긴축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금융시장 긴장감이 가득한 가운데 레고랜드 사태 등의 직격탄을 맞았다. 고금리 여파로 위기관리 능력이 진짜 실력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 "이때까진 좋았는데"…단군 이래 LG엔솔 

1월 18~19일 7개 증권사서 진행된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일반청약에 114조원(442만명)이 몰렸다. 한국 증시 새 역사를 모두 갈아치운 LG엔솔은 공모가 30만원에 코스피 시장에 입성(27일)했다. 상장 첫날 시가총액 2위로 직행했다. 

11개 국내외 증권사들이 LG엔솔의 공모주식을 총액인수하는 대가로 받은 수수료는 총 892억원에 달했다. 공동대표 주관사인 KB증권이 196억원으로 가장 많고 공동 주관사인 대신증권·신한투자증권(옛 신한금융투자)도 각각 98억원의 수수료 이익을 거뒀다.  

일반청약 수수료도 보탰다. KB증권은 1건당 1500원, 대신·미래에셋·신영·하나증권(옛 하나금융투자)·하이투자증권은 건당 2000원을 받았다. 신한투자증권은 무료였다. KB증권에는 213만여명의 공모주 청약자가 몰렸다. 1월 KB증권 MTS 'M-able(마블)'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약 405만명으로 업계 1위로 도약했다. 

LG엔솔 상장 이후엔 기관 수요예측 과정에서 허수성(뻥튀기) 청약이 이슈가 되기도 했다. 1월 11~12일 LG에너지솔루션 기관 수요예측에서 기관이 제시한 금액의 합은 1경5203조원이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8일 발표한 '허수성 청약 방지 등 IPO 건전성 제고 방안'에는 내년 하반기부터 LG엔솔 사례처럼 허수 청약을 한 기관에 대해 확인의무를 게을리 한 상장 주관사(증권사)에 업무정지 등 제제를 가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 투자자예탁금·거래대금 뚝    

올해 유동성 축소기를 맞은 국내 증시는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투자자들이 시장을 떠났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1년 내내 감소세를 기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2월 29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47조465억원으로 집계됐다. 1월 말 70조3447억원 대비 20조원 이상 증발한 규모다. 5월 들어 60조원선이 붕괴됐고 10월 중순에는 50조원선이 붕괴됐다. 이후로는 연말까지 40조원선을 오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9조원으로 전년(15조4000억원) 대비 41.6% 감소했다. 12월엔 6조6000억원까지 줄었다. 거래비중도 개인(62.9%→53.1%), 외국인(18.8%→26.2%), 기관(17.2%→19.7%)로 개인의 거래비중이 줄었다.

그럼에도 개인투자자는 3년 연속 코스피·코스닥 모두 순매수했다. 다만 순매수 규모는 코스피 기준 16조6000억원으로 재작년(47조4000억원)과 작년(65조8000억원) 대비 2~3분의 1토막 났다.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피·코스닥 모두 3년 연속 순매도했다.

(사진=KB증권)
(사진=KB증권)

■ 미 연준의 초스피드 긴축…올해만 425bp↑ 

전 세계 벤치마크인 미국 기준금리가 올 한해 425bp(1%=100bp) 인상(0.00~0.25%→4.25~4.50%)됐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2007년 9월(4.75%) 이후 약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상반기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월 베이비스텝(25bp 인상), 5월 빅스텝(50bp 인상) 등 제로금리 시대가 2년 만에 막을 내린 정도였지만, 6월 15일(현지시간)부터 11월 초까지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75bp 인상)을 밟아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훨씬 더 컸다. 연준은 12월 빅스텝으로 한 발 물러났다.   

자이언트 스텝의 시작은 인플레이션 지표가 연준이 예상한 수준을 상당폭 넘어섰기 때문이다. 6월 13일 발표된 CPI(소비자물가지수)는 1981년 11월 이후 41년 만에 최대폭(전년동기 대비 9.1%)으로 상승했다. 한국은행의 빅스텝 가능성이 제기됐고 한은은 물가안정을 위해(6월 소비자물가 6%) 7월 13일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을 단행했다. 

지난 8월 연준의 '매파본색'이 드러난 잭슨홀 연설도 화제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잡힐 때까지 금리인상을 계속하겠다고 언급했다. 11월엔 '더 높이 더 오래' 메시지가 나왔다. 12월 제시된 내년 최종 기준금리 중간값은 5.1%로 3개월 전보다 상승(50bp)했다. 내년도 연준의 행보가 관건이다. 

■ 레고랜드 사태

레고랜드 사태가 채권시장을 혼돈을 촉발했다. 9월 28일 강원도가 2050억원 규모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만기일을 하루 앞두고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앞서 강원도는 GJC(강원중도개발공사)가 레고랜드 테마파크 조성사업을 추진하고자 2020년 BNK투자증권을 통해 2050억원 규모의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을 발행할 때 채무 보증을 섰다. 이 ABCP는 지자체 지급약정에 따라 최고 신용등급(A1)으로 발행됐다. 

하지만 사실상 정부에서 보증한 ABCP에서 부도가 나면서 시장 전반에 불신이 퍼지고 갈수록 경색 현상이 드러났다. 특히 만기가 짧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유동화증권과 증권사 CP(기업어음) 등에 대한 신용 경계감이 빠르게 확산됐다. 일부 건설사, 중소형 증권사 등의 유동성 위기 문제도 불거졌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시장 안정화 지원에 나서게 됐다. 한은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와 한은은 10월 23일 '50조+a' 유동성 공급의 시장안정화 대책을 시작으로 11월 11일 PF ABCP·CP시장 추가지원 방안, 11월 28일 추가 시장 안정화 대책 등을 연이어 발표했다. 

대형 증권사들은 중소형 증권사 돕기에 나서게 됐다. 11월 10일 미래에셋증권·메리츠증권·삼성증권·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하나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NH투자증권 9개 대형사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PF ABCP 매입에 나섰다. 각 사별로 500억원씩 총 4500억원을 출자했다.  

일련의 지원 과정에서 PF 부실 위험으로 지원을 받는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고수익을 추구하며 리스크 관리에 소홀했다는 '도덕적 해이' 문제도 제기됐다. 일정 부분은 증권산업의 구조적인 측면도 공존하는 모양새다. 

삼성증권의 10월 '부동산/금융' 보고서에 따르면 증권사의 부동산 PF 채무보증은 리스크(프리미엄)가 높은 신용공여형을 중심으로 성장했고, 영업력이 우위에 있는 대형사와 달리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딜 확보를 위해서 중후순위·에쿼티 투자 비중을 크게 가져갔다고 평가 받는다.

강원도는 2050억 원의 추경 예산을 세워 지난 12일에 GJC의 보증채무를 모두 갚았다. 결과적으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급한 불을 껐지만 PF 부실 우려 현실화 가능성 등 불안 요소는 남았다는 평가다. 

(자료=삼성증권)
(자료=삼성증권)

■ 서학개미 최애 테슬라 폭락 

올 들어 테슬라 주가는 2020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테슬라 주가 하락률은 무려 약 69%로 나스닥지수 하락률(-33.1%)의 2배를 넘겼다. 

특히 테슬라는 이달 들어서만 약 40% 이상 폭락했다. 트위터 인수로 인한 비용 증가, 경기침체에 따른 전기차 수요 감소 등이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테슬라 주가 하락은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영향력이 가장 크다.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보관금액은 67억3577만달러로 보관금액 기준 1위다. 2위인 애플(41억15만달러), 3위인 엔비디아(18억9738만달러)보다 많다. 

한편 올해 다우 지수는 8.8%, S&P 500 지수는 19.4%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는 25.17% 하락해 G20(주요 20국) 대표주가 지수 중 러시아 RTS(-42.5%) 다음으로 가장 많이 내렸다. 1월 4일 2989p(최고점)→9월 30일 2155p(최저점)→12월 29일 2236p로 올 한해를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1월 3일 1037p(최고점)→10월 13일 651p(최저점) → 679p(12월 29일)로 34.55% 하락했다. 

■ 금융투자소득세 2년 유예안 충돌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두고 정치권과 금융권 등에서 논란이 가열되고 대립이 불거졌다.

금투세는 대주주 여부에 관계없이 일정 금액(국내 상장 주식 5000만원·기타 금융상품 250만원) 이상 투자 수익을 올린 투자자는 누구나 세금을 내게 하는 제도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금투세는 내년부터 시행 예정이었으나, 정부가 이를 2025년까지 2년간 유예하는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부자 감세'라고 규정하며 정부안에 반대하고 나섰다. 여야가 법안 시행 결정을 미루면서 투자자들과 증권업계 혼란이 커졌다.

개인투자자들이 결성한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금투세 주가 폭락'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반대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11일 성명서를 내고 "증권사들이 관련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로서 도입이 강행되면 여러 문제와 혼란이 우려된다"며 금투세 도입 유예를 촉구했다.

12월 23일 금투세 시행을 2년 유예하는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12월 30일 기획재정부는 임시 국무회의에서 '소득세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등 5건을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국내 증시 개인투자자들이 민주당사 앞에서 금투세 도입을 반대하는 모습.(사진=한투연) 
국내 증시 개인투자자들이 민주당사 앞에서 금투세 도입을 반대하는 모습.(사진=한투연) 

■ 제6대 금융투자협회장 당선 

금융투자협회 신임 회장에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이 당선됐다. 금투업계에서 자산운용사 업무도 경험한 협회장이 처음으로 등장하게 됐다.

금투협은 지난 23일 정회원사 385개사 중 244개가 참석한 임시 총회에서 서 후보가 득표율 65.64%로 제6대 회장으로 최종 선출됐다고 밝혔다. 서 신임 협회장은 지난 12일 후보추천위원에서 압축된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사장과 경쟁을 벌였다.

서 협회장은 1962년생으로 배재고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88년 대한투자신탁에 입사했다. 이후 미래에셋증권에서 마케팅·리테일·퇴직연금 관련 업무를 했다. 2010년 자산운용사로 자리를 옮긴 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을 역임했다.

서 협회장은 회장직에 출마하며 증권업계 자금 경색 등 현안들을 최우선으로 해결하고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등 업계의 외연을 넓히겠다고 공약했다. 6대 협회장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3년이다.

■ 5대 사모펀드 분쟁조정 종결   

3년 전인 2019년 라임자산운용 펀드의 환매 중단을 시작으로 대규모 사모펀드 부실 사태가 줄줄이 발생했다. 

11월 21일 금감원이 독일 헤리티지 펀드 분쟁조정 결론을 약 3년 만에 완료하면서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이탈리아 헬스케어까지 이른바 5대 사모펀드 사건의 피해 구제 절차가 마무리됐다. 

검찰 출신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월 취임 직후 기자들에게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 차원에서는 이미 사안이 종결됐지만, 시스템을 통해 다시 볼 여지가 있는지 점검해보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 원장은 10월 국정감사에서 사모펀드 운영 실태와 관련해 "별도의 조사단을 만들어서 점검 중이고 문제가 있는 사모펀드와 관련된 개별 이슈는 직접 챙겨보고 있다"고 밝혔다.

■ 증권사 순이익 급감, 약 40%↓ 

올해 증권사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급감했다. 금융감독원 발표자료에 따르면 국내 58개 증권사의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4조5791억원)은 전년동기 대비 41.2% 감소했다. 

증시 부진에 수수료익이 크게 줄었다. 3분기 누적 기준 전년동기 대비 수탁수수료 수익(3조9569억원)이 38% 감소했고 자산관리 수수료익도 9141억원으로 11.3% 줄었다. 같은 기간 IB부문 수수료 수익(4조1418억원)은 7.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급등에 따라 채권에서 대규모 평가손실을 반영하기도 했다. 3분기 누적 기준 증권사들의 채권관련손익(-2조 3871억원)은 249.1% 감소했고 주식관련손익(1조 395억원)은 21.5% 감소했다. 반면 파생관련손익(5조 6075억원)은 551.4%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일부 증권사는 양호한 실적을 냈다. 3분기 누적 순이익 기준 메리츠증권(6538억원)이 증권사 1위로 급부상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서울 여의도 사옥 매각익 힘입어 2위(5703억원)에 올랐고 미래에셋증권(5651억원)이 3위로 추격 중이다. 한국투자증권(4392억원), 삼성증권(412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 변화보단 안정…CEO 연임 물결 

연말 인사 시즌 대형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대부분 연임에 성공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각자대표,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등 주요 증권사 유임이 확정됐다. 내년에도 고금리 여파로 위기 상황이 예상되면서 안정에 무게 중심을 실었다는 분석이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미래에셋증권 최현만 회장과 이만열 사장도 유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올해 CEO 인사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대신증권 오익근 사장 임기는 2024년 3월까지며,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의 임기는 2025년 3월까지다.

변화의 물결도 있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영창·김상태 각자 대표에서 김상태 단일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하나증권은 이은형 대표(하나금융그룹 부회장) 후임으로 강성묵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를 선임했다. SK증권은 전우종 경영지원 부사장을 선임해 기존 김신 사장과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이외에도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사장, 이석기 교보증권 사장, 최병철 현대차증권 사장, 고원종 DB금융투자 사장, 김병영 BNK투자증권 사장, 이창근 다올투자증권 사장 등이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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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꾸자주식시장 2022-12-31 21:58:40
대한민국 주식시장은 외국인 전자동 현금 인출기입니다.
왜 국민들이 그들에게 재산을 바쳐야 합니까.
개인투자자 천적 악성 공매도 못잡는 무능한 금융위원회는 사라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