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2022년 유통결산] ‘악재’와 ‘3고’로 다사다난했던 유통업계...7대 이슈
[WP 2022년 유통결산] ‘악재’와 ‘3고’로 다사다난했던 유통업계...7대 이슈
  • 박세리 기자
  • 승인 2022.12.30 2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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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2022년 유통결산 (사진=화이트페이퍼)
WP 2022년 유통결산 (사진=화이트페이퍼)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2022년 유통가는 코로나19 엔데믹 전환과 리오프닝 바람을 타고 일상 회복에 나섰다. 이에 따라 그동안 침체 됐던 백화점과 여행 플랫폼은 반등했지만, 이어진 3高(고물가·고환율·고금리)에 소비심리는 얼어붙었다.

유통업계는 대형마트를 필두로 PB상품과 가성비를 앞세워 초저가 경쟁으로 위기에 대응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발 글로벌 곡물가 파동 영향은 원부자재 가격의 급격한 상승을 초래했다. 하반기 고환율·고물가가 더해지며 식품업계 가격인상 릴레이로 이어졌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하이트진로 소주 출고에 차질을 빚기도 했고, 스타벅스 여름 한정판 굿즈에 발암물질이 검출되어 논란이 일었다. 이 밖에 SPC그룹의 노동자 사망사고, 푸르밀의 급작스러운 사업종료 발표, 이태원 참사로 연말 행사가 대부분 취소되며 시즌 특수를 누리지 못한 유통업계 주가가 3~4% 하락하는 등 타격을 입었다. 다사다난했던 2022년 식·유통 이슈를 살펴본다.

■ 대형마트 3사 PB상품, 가성비 앞세운 초저가 경쟁으로 위기 대응

30일 이마트에 따르면 이마트 PB 브랜드 피코크 밀키트의 경우 2020년 대비 지난해 매출이 2.5배 증가했고 올해 매출은 11% 늘었다. 롯데마트가 지난 10월 리론칭한 PB브랜드 ‘요리하다’는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이 70%나 증가했다. 특히 치킨 관련 신제품은 5만개 이상 판매되는 등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었다. 홈플러스는 밀키트와 함께 가정간편식(HMR) ‘홈플러스시그니처 홈밀’을 선보이며 올해 매출 231%를 달성했다.

하지만 치솟는 물가에 소비자들이 지갑 문을 굳게 닫자 유통업계는 가성비를 앞세운 초저가 경쟁으로 위기 대응에 나섰다. 먼저 홈플러스가 지난 6월 후라이드 1마리에 6990원인 ‘당당치킨’을 내놨다. 당시 오픈런이 연출될 정도로 가성비 치킨 열풍을 이끌었다. 이후 이마트가 ‘5분 치킨’을 9980원에 선보이고, 롯데마트는 ‘한통 치킨’을 1만5800원에 출시하며 초저가 경쟁은 피자, 초밥, 탕수육 등 다양한 제품으로 확대됐다.

원자재 가격 급등·하반기 3高 등으로 연초부터 연말까지 가격인상 릴레이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발 글로벌 곡물가 파동 영향은 원자제 가격 급등을 초래했다. 엎친 데 덥친 격으로 몰려온 하반기 3高는 식품업계 가격인상 릴레이로 이어졌다. 주요 품목인 커피, 라면, 과자, 유제품, 밀가루, 식용유를 비롯해 치킨과 버거 등 가격 인상이 단행됐다. 높은 환율과 전쟁 등 국제 정세로 인해 원두와 밀가루, 팜유, 알루미늄호일 포장재 같은 원부자재 가격이 치솟은 탓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기준 가공식품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9.4%, 외식은 8.6% 올랐다. 그 중 식용유(43.4%), 밀가루(36.1%), 치즈(35.9%), 시리얼(29.1%), 빵(15.8%), 스낵 과자(14.5%) 등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진 가격인상 릴레이에 정부는 인상요인을 최소화 해달라 요청했지만, 기업들은 “원부자제 가격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입을 모았다.

■ 화물연대 파업이 일으킨 소주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문연대의 파업으로 지난 6월 하이트진로 이천과 청주공장의 제품 출고량에 차질을 빚었다. 당시 제조 생산이 하루 평균 출고량의 57% 수준으로 떨어지며 관련 점포는 하이트진로 소주 제품군 발주량을 제한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8월에는 강원공장 출입로를 차단하고 농성을 벌여 출고율이 평시 대비 29%까지 떨어졌다. 이후 화물연대와 국토교통부와의 협상이 타결되며 일단락됐지만, 올 11월 화물연대가 무기한 총파업을 단행하며 물류 대란을 일으켰다.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 형사부는 오늘(30일) 업무방해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운전자 폭행 등),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화물연대 조합원 15명을 불구속 기소한 상태라고 밝혔다. 특히 화물차를 차로에 불법 주차해 야간시간 사망 교통사고를 유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집단적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정당한 업무를 방해하는 불법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굿즈 발암물질...대표이사 국정감사 출석에 인사 영향까지

지난 7월에는 스타벅스 여름 e-프리퀀시 굿즈 ‘서머 캐리백’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돼 논란이 일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해당 굿즈에서 악취가 난다는 글이 올라왔고 그 원인으로 폼알데하이드가 지목됐다. 한 누리꾼이 직접 폼알데하이드 수치를 측정한 결과 기준치를 초과했다며 추가로 글을 올려 여론이 들끓었다.

세계보건기구(WT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폼알데하이드를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다. 누리꾼들이 측정한 결과는 기준치인 0.6㎎/㎥를 초과하는 0.818㎎/㎥ 수준이었다. 이에 스타벅스는 상품을 회수·보상하며 “수많은 고객분들에게 큰 우려와 실망을 끼쳐 드린 점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고객분들이 기대하시는 스타벅스 제품의 품질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라고 고개 숙였다. 그러나 국정감사에 대표이사가 증인석에 서면서 2023년 신세계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푸르밀 사측 사업종료 통보, 여론 뭇매 맞고 사업종료 철회

범롯데가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적자에 시달리다 10월 17일 전 직원에게 사업종료를 알리며 정리해고 통지문을 발송했다. 당시 통지문에는 푸르밀 전 임직원이 대상이며 영업 종료 및 정리해고 일은 다음달 11월 30일로 명기되어 있었다. 갑작스러운 정리해고 날벼락을 맞은 직원들과 대리점 및 농가는 일방적인 사업종료에 대한 철회를 요구했다. 이후 푸르밀은 여론의 뭇매를 맞고 노조와 4차례 교섭을 통해 사업종료를 철회하고 30% 인원 감축을 조건으로 사업을 유지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24일만에 철회와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한 푸르밀 측은 호소문을 통해 구조조정 합의와 주주의 자금지원 용단으로 회사를 정상화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되었다”고 밝혔다. 이후 이달 9일 푸르밀 신동환 대표는 사업구조 개편과 비전 선언문을 발표하며 “매출 규모는 이전의 50%수준으로 낮아질지 몰라도 이익이 나는 품목의 선별적 운영 및 적극적 OEM 유치를 통해 현 구조하에 이익이 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흑자경영 달성을 위해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매출 달성에 총력을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포켓몬 열풍에도 고개숙인 SPC...재발 방지 약속 “뼈 깎는 노력 하겠다”

올해 포켓몬빵으로 레트로 열풍 일으켰던 SPC기업은 지난 10월 15일 SPC그룹 계열사 SPL 평택 제빵 공장에서 20대 여성 노동자 끼임 사망사고로 희비를 경험했다. 허영인 SPC 회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사과했지만, 이어 샤니 제빵공장 손 끼임 사고가 나는 등 안전관리 부실이 수면으로 올라서며 소비자 불매운동으로 역풍을 맞았다. 연이은 논란에 SPC는 사고 이후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전 계열사 사업장의 산업안전, 노동환경,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제반 사항을 감독·권고하는 안전경영위원회를 지난 11월 출범시켰다.

안전경영위원회는 출범 직후 한 달 동안 사업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안전관리 강화 및 노동환경 개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SPL 및 파리크라상 성남 공장, 샤니 성남 공장 등을 방문했다. SPC 관계자는 “SPL에서 발생한 안전사고에 대해 깊은 반성과 함께 책임을 통감하며 작은 위험 요소까지 모두 찾아내기 위해 점검에 점검을 거듭하고 있다”며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전사적인 안전경영 강화와 근로환경 개선은 물론 직원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에 연말 행사 올스톱... 특수 못 누린 유통업계도 직격탄

2022년 10월 29일 비보가 날아들었다. 엔데믹 이후 처음 맞이한 핼러윈데이에 이태원 해밀튼 호텔 인근, 수많은 인파가 몰리며 대형 압사 사건이 일어났다. 300여명 사상자가 속출한 대규모 참사였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정부는 오늘부터 사고 수습이 일단락될 때까지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하고, 국정의 최우선 순위를 본건 사고의 수습과 후속조치에 두겠다”고 밝히며 국가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이에 전국 각지서 핼러윈데이 관련 행사 취소가 이어졌다. 유통업계도 연말까지 마련됐던 유통업계 프로모션과 오프라인 행사를 취소하며 참사 애도에 동참했다. 11월을 대표하는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 수능 등 관련 행사는 축소되거나 전면 중단되며 연말 특수를 누리지 못한 당시 유통업계 주가가 3~4% 하락하는 등 타격을 입었다.

유통업계는 내년 소매시장 성장률도 큰 반전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상공회의소의 '2023 유통산업 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백화점·대형마트·온라인 등 5개 소매유통업 300개사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대비 1.8%에 그칠 것으로 집계됐다. 업태별로는 온라인쇼핑(4.6%), 백화점(4.2%), 편의점(2.1%)은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대형마트(-0.8%), 슈퍼마켓(-0.1%)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2023년 유통 전망도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영향으로 녹록치 않아 보인다.

대한상의도 "코로나 기저효과와 엔데믹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고물가, 고금리 등 소비시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내년에도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동할 것"이라면서 "업계가 내년 소매경기를 긍정적으로 내다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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