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3분기 누적 순손실 3541억…적자 전환
산업은행, 3분기 누적 순손실 3541억…적자 전환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12.11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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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HMM CB 전환권 행사익 기저효과 등
HMM·대우조선 등 주가 영향도 이어질 듯
연결기준은 한국전력 적자 32.9%가 손실로 
(사진=산은)
(사진=산은)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산업은행이 올해 3분기까지 3541억원의 당기순손실(별도 기준)을 냈다. 작년 HMM의 전환사채(CB) 전환권 행사 관련 이익 등의 기저효과를 비롯해 보유주식 주가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을 인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3조원 이상 감소한 실적이다. 

■ 3분기 별도순익, 전년비 3조1980억↓

10일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한국산업은행 일반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산은은 올해 3분기(이하 별도기준 누적)까지 354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2조8439억원) 대비 3조1980억원, 올 상반기(4695억원) 대비 8236억원 줄어든 수치다. 

지난 9월 말 산은의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1.34%,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16%로 1년 전보다 -11.23%p, 1.58%p 각각 하락했다.  

명목 순이자마진(NIM)은 0.66%로 1년 전과 같고, 이 기간 원화예대금리차는 0.84%로 0.30%p 하락했다. 

올해 산은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도 반영됐던 HMM 전환사채의 전환권 행사 관련 이익(약 1조8000억원) 기저효과가 크다. 작년엔 한국전력 배당수익(3000억원) 등도 이익을 보탰었다.

(자료=2022년 3/4분기 한국산업은행현황)

산은의 3분기 누적 비이자손익은 6284억원이다. 1년 전(3조2699억원) 대비 약 80% 감소(-2조6415억원)했는데 이 중 기타영업손익이 1조8699억원에서 -2467억원으로 2조1166억원 줄었다. 

파생상품 관련 손익도 크게 줄었다. 작년 3분기 누적 -3390억원에서 올해 3분기까지 -1조4148억원이 됐다.

통상 은행의 파생상품 관련 손익은 증권사처럼 자기매매익을 위한 트레이딩보다는 금리, 환율 등 기초자산에 헤지(위험회피)를 하는 목적이 크다고 알려져 있다. 산은은 파생포지션이 많아 다른 기초자산에서 이익을 방어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3분기 산은의 외환거래손익은 9210억원,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부채 관련 손익은 5239억원이다. 전년 동기 2646억원, 1396억원 대비 248%, 275% 각각 급증했다.

또다른 기초체력인 순이자손익의 경우 전년 대비 약 10% 개선됐다. 산은의 순이자이익은 3분기까지 전년 대비 약 1225억원 늘어난 1조3225억원이다. 

이자비용이 3조5822억원으로 작년 3분기(1조8120억원)보다 증가했지만, 이 기간 이자수익도 3조582억원에서 4조3807억원으로 늘었다.

(자료=산은 일반현황)
(자료=2022년 3/4분기 한국산업은행현황)

이와 함께 산은의 영업실적에는 HMM과 대우조선해양 등 보유 주식의 주가 변동에 따른 비경상적 효과가 반영됐다는 진단이다.

9월 말 기준 산은의 은행계정 총자산은 전년 대비 42조2180억원, 전 분기 대비 17조1624억원 증가한 약 324조원이고, 총자산 중 대출금은 189조7149억원, 유가증권은 83조8645억원으로 각 58.5%, 25.8% 수준을 차지했다.

또한 재무상태표에서 종속(관계)기업투자주식은 27조8883억원으로 나타나 현재 산은이 보유한 유가증권 중 약 33%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산은이 가지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주식의 경우 올해 1분기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간 기업결합건에 대한 유럽연합집행위원회의 심사결과가 최종 불허로 발표되며, 매각예정자산에서 종속기업투자주식으로 대체(1조4000억원)돼 종속(관계)기업 투자주식이 늘어난 바 있다. 

이 가운데 산은이 올해 3분기까지 인식한 영업외손익은 -1조2690억원으로 전년 동기(4407억원)와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종속(관계)기업 투자주식 손상차손환입(손상차손) 항목에서 인식한 평가손이 -1조2679억원으로 영업외손익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자료=2022년 3/4분기 한국산업은행현황)

앞으로도 산은의 영업외손익은 대우조선해양 등의 주가 움직임에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산은의 대우조선해양과 HMM 지분율(소유주식수)은 각 55.68%(약 5973만8000주), 20.7%(약 1억119만9000주)다. 각각 완전히 연결된 연결자회사와 부분적으로 연결된 비연결자회사로 분류된다.

지난 9일 종가 기준 HMM 주가가 2만2050원,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1만8500원이다. 올 들어 각 19% 수준 하락했다. 

산은이 지난 9월 성사시킨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다음 주 본계약 체결 예정 등 순항 중에 있다.

계약은 대우조선이 한화그룹 대상 2조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이를 통해 한화가 대우조선 지분 49.3%와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산은 입장에선 해당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지분율이 55.68%에서 28.2%로 줄어들기는 하지만 소유주식수는 그대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우조선이 새 주인(한화)을 만나는 것은 경영전반적 사안에서 긍정적인 것이지만 산은은 지분율만 감소한다"며 "그래서 손익 관련해서 (대우조선 주가가 올라 산은이 평가익을 낸다 등)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한전 적자에 자본건전성 지표 부담도 

아울러 현재 한국전력의 재무위기는 산은의 자본건전성 지표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산은은 한전 지분 32.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한전의 적자는 산은의 보유 지분만큼 연결재무제표에서 손실로 잡히게 된다. 

올해 한전은 천문학적 수준인 최악의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3분기까지 한전의 누적 영업손실은 22조원에 육박했고 연말까지 적자는 3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많다. 탈원전 비판을 피하기 위해 전기요금을 제때 올리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국내은행의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총자본비율은 금리·환율 상승의 여파로 6월 말 대비 0.46%p(15.30→14.84%)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산은의 BIS 비율은 13.08%로 석 달 전(14.85%) 대비 1.77%p나 하락해 전체 은행 중 낙폭이 가장 컸다.

앞서 강석훈 산은 회장은 지난 10월 국회의 산은 국정감사에서 "지분법상 한전의 1조원 손실은 산은의 BIS 비율을 약 0.06%p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언급했었다. 

산은의 가파른 BIS 비율 하락이 기업지원 여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많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산은 측은 3분기 말 BIS 비율 수준에서 최대한 방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전 적자로 부담이 있는 것은 맞지만 올해 자금공급 계획(70조원) 등에 차질이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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