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선' 물가에 기준금리 8년 만에 연 2.5%
'5~6%선' 물가에 기준금리 8년 만에 연 2.5%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8.26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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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총 2%p 인상돼 2014년 8월 이후 약 8년 만
수정경제전망,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 5.2%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로 0.1%p 하향조정
"내년 초까지 5∼6%대 소비자물가 상승률 이어질 것"
"환율은 수준 자체보다 환율 상승→물가 상승 등 우려"
"연말 기준금리 연 2.75~3.0% 시장 기대 여전히 합리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한국은행이 사상 첫 4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면서 기준금리가 약 8년 만에 연 2.5%로 올라섰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내년 초) 5~6%대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향후 1년의 예상 물가상승률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 국면에서 이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과 수입기업 고충 심화 및 여파 등도 우려되는 부분으로 진단됐다. 연말 기준금리는 연 2.75~3%에 이를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2.25%에서 2.50%로 0.25%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한은 역사상 첫 '4회 연속' 기준금리 (4·5·7·8월)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연 2.5%로 올라선 건 2014년 8월 이후 약 8년 만이다. 금통위는 작년 8월부터 이달까지 1년간 7차례에 거쳐 기준금리를 총 2.0%p 올렸다.

이번 금리인상 결정은 금통위원 7명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국내외 경기 하방 위험이 증대됐지만, 높은 수준의 물가 상승 압력과 기대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어 고물가 상황 고착을 막기 위한 정책 대응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물가와 관련해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낮아질 수 있겠지만, 근원물가(에너지·식료품 제외)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상당 기간 5∼6%대의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며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전망치(4.5%·2.9%)를 크게 상회하는 5.2%, 3.7%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은이 바라보는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2%(기존 전망치인 4.5%에서 0.7%p 상향)지만, 하반기 물가상승률은 평균 5.9%에 달한다. 올해 7월 소비자물가지수(108.74)는 작년 7월 대비 6.3% 뛰었다.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다.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이달 4.3%로 역대 최고였던 7월(4.7%)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4%대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물가 정점이 3분기 말 정도로 앞당겨질 수도 있다"며 "다만 물가가 3분기 말, 4분기 초에 정점을 통과하더라도 당분간 5%대의 높은 오름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초까지 5∼6%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환율 상승 추세와 관련해선 "한은 입장에서 환율이 지금 올라가 있는 국면을 우려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환율의 수준 자체보다는 원화가치가 절하됨으로써 생길 수 있는 물가 상승 압력, 또 환율이 올라가다 보면 중간재를 수입하는 많은 기업들의 고충이 심해져 국가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가격변수의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0.1%p 소폭 낮춰잡기도 했다. 연말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 이 총재는 "연 2.75∼3%일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는 여전히 합리적"이라고 답했다. 한편 JP모건은 이날 한은이 내년 1월까지 기준금리를 점진적(10·11월·1월)으로 인상해 기준금리가 연 3.25%에 도달할 것이란 전망을 유지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문] 한국은행 금통위 8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2.25%에서 2.50%로 상향 조정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국내외 경기 하방위험이 증대되었지만 높은 수준의 물가 상승압력과 기대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어 고물가 상황 고착을 막기 위한 정책 대응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세계 경제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주요 선진국의 정책금리 큰 폭 인상 등으로 경기 하방위험이 증대되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에 대한 기대 변화 등으로 주요 가격변수가 큰 폭으로 등락하였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국제원자재가격 및 글로벌 인플레이션 움직임, 주요국의 경기지표와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제는 소비가 회복세를 이어갔지만 주요국의 성장세 약화로 수출이 둔화되는 등 경기 하방위험이 커졌다. 고용 상황은 큰 폭의 취업자수 증가가 이어지는 등 개선세를 지속하였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 증가세가 낮아지면서 금년 및 내년 성장률이 지난 5월 전망치(2.7% 및 2.4%)를 하회하는 2.6% 및 2.1%를 각각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 오름세가 다소 둔화되었으나 농산물 및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6%대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였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3%대 후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대의 높은 수준을 각각 이어갔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낮아질 수 있겠지만 근원물가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상당기간 5~6%대의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년 및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전망치(4.5% 및 2.9%)를 크게 상회하는 5.2% 및 3.7%로 각각 전망된다.

금융시장에서는 글로벌 금융시장 움직임 등에 영향받아 변동성이 확대되었다. 장기시장금리가 상당폭 하락한 후 반등하였고 원·달러 환율은 미 달러화 강세의 영향으로 크게 높아졌다. 가계대출은 소폭 감소하고 주택가격은 하락세로 전환하였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 경기의 하방위험이 커지고 대내외 여건의 높은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향후 금리인상의 폭과 속도는 높은 인플레이션의 지속 정도, 성장 흐름, 자본유출입을 비롯한 금융안정 상황,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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