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배당주 신한금융에 힘 실리는 '훈풍' 전망
분기배당주 신한금융에 힘 실리는 '훈풍' 전망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3.26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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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순이익 4.1조...전년比 17.5%↑
배당금총액 1조 돌파...국가대표 우량주
금리 상승기, 전망도 '맑음'...DT도 기대
신한금융지주 실적 및 컨센서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오른쪽). (자료=에프앤가이드·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사진=신한금융)
신한금융지주 실적 및 컨센서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오른쪽). (자료=에프앤가이드·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사진=신한금융)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신한금융이 지난해 국내 은행주 가운데 처음으로 분기배당을 지급한 데 이어 올해 1분기부터는 따박따박 분기배당을 주는 분기배당주로의 진화를 선언했다. 이날부터 3개월간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 및 매입 즉시 소각에도 나선다. 

증권사들은 '주주친화정책 노력의 성과물'이라며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회사는 저평가된 주가에 대한 고민도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산업의 DT(디지털 전환)와 ESG경영을 선도하고 주주가치 제고에 더욱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 지난해 성장 과실, 주주환원 확대로 부응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종목명 신한지주, 이하 신한금융)는 지난 23일과 24일 이사회 결의 및 제21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를 통해 전체 발행주식수의 0.71%에 해당하는 보통주 377만8338주(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도 공식화했다.  

신한금융의 이번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장내매수 후 즉시 소각 방식으로 이날부터 6월 24일까지 3개월 동안 이뤄진다. 취득예정 수량은 지난 23일 종가(3만9700원)를 기준으로 산정됐다. 이와 함께, 신한금융은 올해 1분기부터 분기배당 제도를 정례화한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자본정책 변화는 지속성과 예측가능성을 부여하면서 주가에 상승 동력을 더해 주주가치를 제고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자사주 매입 자체가 주가 부양 목적이 있는 데다 매입 후 소각을 진행하면 전체 주식 수가 줄어 주당 가치가 상승하는 효과가 난다. 

배당주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낸 기업들의 영역이다. 하지만 분기배당주는 국내에서 흔한 편이 아니다. 삼성전자와 포스코, 쌍용C&E, 한온시스템, 효성ITX 등이 분기배당을 하고, SK텔레콤과 신한금융의 경우 지난해 처음 분기배당을 했다. 신한금융은 이번 1분기부터 분기배당주로 거듭나게 된다.

반대로 대표적인 주주친화 시장인 미국에선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이름이 익숙한 많은 기업이 주주들에게 분기배당을 하고 있다. 애플을 비롯해 코카콜라, 펩시, 모건스탠리, JP모건 체이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마스터카드, 엑슨 모빌, 보잉, 스타벅스, 나이키, 블랙록, 화이자, 마이크로소프트 등이다.      

■ 올 실적 전망도 역대급...아직 주가는 저평가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연결 기준으로 5조9521억원의 연간 영업이익과 4조11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보다 20.7%(1조224억원), 17.5%(6146억원) 각각 증가한 수준이다. 총자산은 같은 기간 7.1%(42조9180억원) 늘어난 648조원이다. 

이미 견조한 실적 성장을 기반으로 현금배당도 대폭 늘린 상태다. 보통주 기준 지난해 배당금(기말배당 1400원, 중간·분기배당금 500원)은 총 1960원으로 전년 대비 460원 증가했다. 배당성향도 25.2%로 같은 기간 2.5%p 뛰었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배당금총액은 전년보다 30%(2429억원) 늘어난 1조467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결산배당으로 1조원 이상의 현금배당을 주기로 한 상장사는 국내 대표 우량주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KB금융, 신한금융, 현대자동차, 포스코, 기아, KB금융, SK하이닉스 정도였다. 

실적은 올해도 호조가 예상되고 있다. 금리 상승 효과와 대손비용 하향 안정화도 가능할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신한지주의 올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이날 기준 6조4475억원, 4조5919억원으로 나타났다. 역대급 서프라이즈인 순이익 5조원 돌파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신한금융투자가 새일앤리스백 방식으로 여의도 사옥(장부가 약 1700억원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데 매각익이 4천억원을 넘어설 수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일회성 매각익이 반영될 경우 예상 순익은 5조원을 상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수급 여건의 개선 여지도 남아 저평가 매력은 더욱 돋보인다는 평가다. 신한-KT의 지분혈맹이 성사되면서 KT가 지난 1월부터 1년간 특정금전신탁 계약을 통해 약 4375억원 규모로 신한지주 주식을 사기로 했다. 신한지주 주가는 지난해 12월부터 3달간 5.01% 상승해 전날 3만9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제시된 신한금융 적정주가는 NH투자증권·하나금융투자(5만6000원), 한국투자증권(5만5000원) 등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양호한 실적에 주주환원 확대까지 더해지면서 신한지주의 투자 매력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라며 "올해 PBR은 0.45배에 불과해 밸류에이션 매력도 높다"고 했다. 

■ '더 쉽고 편안한, 더 새로운 금융' 디지털·ESG 쑥쑥 

신사업 발걸음도 기대를 모은다. 신한금융지주는 그룹 전사 차원의 디지털 전환에 사활을 걸어왔다. 올해 산정한 디지털 예산은 약 2조원 규모다. 플랫폼 역량 강화는 물론 인수·합병(M&A)·전략적 지분투자 등을 통해 금융의 산업적 측면에서도 디지털 혁신을 병행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올해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더 쉽고 편안한, 더 새로운 금융'을 비전에 따라 기존 집중해온 ABCD(인공지능·블록체인·클라우드·데이터) 기술은 물론, 비금융 콘텐츠·플랫폼 부문에서도 진화한다는 전략이다. 신한금융은 메타버스, NFT(대체불가토큰) 분야에서도 기술과 금융을 결합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금융사 중 처음으로 AI 뱅커를 도입한 데 이어 연초 미국에서 열린 CES 2022에 참가하기도 했다. 올해는 금융권 최초이자 상생형 배달 앱인 '땡겨요'를 출범시켜 인지도와 트랜잭션을 늘려가고 있다. 최근에는 자체 개발한 메타버스 플랫폼의 베타 서비스도 론칭했다.

신한카드의 신한금융그룹 자동차금융 공동 플랫폼 '신한 마이카'는 최근 출범 1년여 만에 MAU(월간활성사용자) 100만명, 취급액 1조원을 돌파했다. 신한카드는 번개장터와 협업해 신한플레이에서 블록체인·NFT 기반 정품 인증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조 회장은 전날 주총에서 디지털 플랫폼 강화 및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ESG 경영 등 미래를 향한 도전을 언급하고 "현실에 안주했던 과거, 불확실한 환경, 첨예한 경쟁을 돌파하며 ‘신한이 하면 다르다’는 평가를 향해 임직원 모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한 바 있다. 

현재 신한금융은 디지털 전략적 투자(SI) 펀드인 '원신한 커넥트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를 통해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인 '코빗'에 대한 투자도 검토 중이다. 이 펀드는 신한금융과의 기술 교환과 협업이 가능한 스타트업 투자를 목적으로 지난해 4월 총 3000억원 규모로 조성됐다. 

금융권의 ESG 경영 내재화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탄소회계금융협회(PCAF)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개발한 '금융배출량 측정 시스템'을 개발했다.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출·투자액 등 자산 탄소배출량에 모니터링이 가능해졌다. 

같은 맥락에서 조 회장이 연초 이후 마련한 '신한 ESG 바·빠·다 연구회'도 그룹의 새 ESG 씽크탱크로서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회에는 조 회장과 은행, 증권, 카드 계열사 실무자, 올해 신설한 ESG글로벌데스크 런던지점 직원 등이 참여해 전사 차원의 ESG 전략과 방안을 상시적으로 논의한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KT와 추진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등을 통해서도 디지털 기업들을 육성하고 같이 성장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저평가 부분은 특히 많은 고민을 하고 있고 더욱 고민하면서 ESG경영과 주주가치 제고에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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