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건설 정창선의 이유있는 포부...'M&A 큰손' 등극하나
중흥건설 정창선의 이유있는 포부...'M&A 큰손' 등극하나
  • 김예솔 기자
  • 승인 2020.01.22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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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선 회장 "대기업 인수로 재계 47위→20위권 진입"
이미 중견건설사들은 M&A 분주...'라이벌' 호반건설처럼?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지난해 5월 헤럴드경제 최대 주주이자, 헤럴드 회장으로 올라서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지난해 5월 헤럴드경제 최대 주주이자, 헤럴드 회장으로 올라서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중흥건설의 태세가 심상찮다.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과감한 행보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호남 라이벌' 호반건설처럼 M&A 시장에서 존재감을 펼칠 지 이목이 집중된다.

■ 정창선 ‘대기업 인수’ 포부 드러내...벌써부터 대우건설 군침?

최근 정창선 중흥건설그룹 회장의 발언에서 남다른 포부를 엿볼 수 있다.

정창선 회장은 21일 기자회견에서 “3년 내 유가증권에 상장된 대기업의 M&A를 통해 재계 20위권에 진입할 것”이라며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3년 내 4조원 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1조원 이상을 들여 대기업 한 곳을 인수한 뒤, 나머지 3조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해야 기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계획도 덧붙였다.

특히, 정 회장은 "현재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인수할 대기업을 생각하고 있다"면서 "내가 경험이 없는 제조업보다는 대우 등 해외사업을 많이 하는 대기업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호반건설이 인수를 포기한 대우건설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해외진출에 성공한 건설사 중 매각을 추진 중인 곳은 대우건설이 거의 유일하다.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2018년 대우건설 매각이 불발된 당시 "2~3년 뒤, 몸값을 높여 재매각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중흥건설로서는 주택·토목사업과 해외사업을 영위해온 대우건설이 충분히 탐나는 매물이라는 분석이다. 외형을 단번에 키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국구 단위의 종합건설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다.

중흥건설은 광주·전남에 기반을 둔 건설사로, 주택 호황기 때 대규모 아파트 공급으로 사세를 확장해왔다. 현재는 지방 부동산의 침체와 주택시장의 정체로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다. 전체 매출에서 주택사업 비중만 80%가 넘는다.

지난해 중흥건설은 자산총액 9조5000억원으로 재계 37위를 기록했다. (사진=중흥건설)
지난해 중흥건설은 자산총액 9조5000억원으로 재계 37위를 기록했다. (사진=중흥건설)

■ ‘조용했던 현금부자’ 중흥그룹, 공격적 M&A 나설 듯

이제 중흥건설이 공격적 M&A를 펼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다. 소위 ‘현금부자’로 알려졌지만, 그간 M&A 만큼은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헤럴드경제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M&A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다. 이는 중앙언론사 인수를 통해 전국구 건설사로 변모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이미 비슷한 상황에 봉착한 중견건설사들은 M&A 시장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호반건설, 부영건설, 반도건설, 우미건설 등은 전통적인 사업영역에서 벗어나 새 활로 찾기에 혈안인 모습이다.

가장 눈에 띄는 중견건설사는 단연 호반건설이다. 2010년대 들어 금호산업, 울트라건설, 동부건설, SK증권, 제주퍼시픽랜드, 한국종합기술 등 굵직한 인수전에 수차례 뛰었다.

호반건설이 2018년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 당시 ‘새우가 고래를 삼킨 꼴’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왔지만, 자금 면에서는 인수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미 중흥건설의 실탄은 호반건설에 버금간다. 계열사까지 모두 포함했을 때, 현금성 자산만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산총액은 9조5200억원으로 재계 37위다. 자본총액은 4조1200억원, 부채총액은 5조4000억원이며, 부채비율은 130%대로 동종업계 평균 170%보다 낮다. 연 매출 5조원대, 순이익 1조원대에 달해 제법 내실을 갖춘 건설사로 통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흥그룹이 향후 M&A 시장에 활발히 나설 가능성이 농후하다”면서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대기업을 무사히 인수할 시, 호남 맹주 자리는 물론이고 건설종합그룹으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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