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통크족`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
진짜 `통크족`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
  • 북데일리
  • 승인 2005.07.20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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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력이 있는 실버계층이 늘어남에 따라 `통크(TONK)족`이 기업들의 마케팅 타깃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TONK`(Two Only No Kids)란 자녀에게 부양받기를 거부하고 부부끼리 독립적 생활을 추구하는 新 노인세대를 일컫는 말로, 이들은 손주를 돌보느라 노후 시간을 보내던 전통적인 노인상(象)을 벗어나 자신들만의 노후생활을 추구한다. 또한 젊은 시절부터 노후생활을 대비해 자산을 갖추어 왔기 때문에 고령화 되어가는 현대사회의 주된 소비 주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사회에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자는 의미로 시작된 웰빙(well-being) 열풍은 사회 및 문화, 산업 전반에 걸쳐 소비성향 패턴까지 변화시켰다. 90년대 느리게 살기 운동을 주도해 온 슬로비족, 정신적 풍요를 추구하는 보보스족, 로하스족 등 실제 생활 속에서 웰빙을 추구하는 부류가 등장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복지` `행복` `안녕`이라는 웰빙의 사전적 의미에 비추어 볼때 현대인의 `잘먹고 잘살기 운동`이 실제로 얼마나 그 의미에 부합하는지 점검해 볼 만 한다.

영국의 수필가이자 소설가인 조지 기싱(George Robert Gissing. 1857~1903)의 에세이집 `기싱의 고백 (원제 The Private Papers of Henry Ryecroft : 헨리 라이크로프트 수상록)` (2000. 효형출판)은 그런 의미에서 웰빙의 기본정의와 맥을 같이 한다. 저자 기싱이 헨리 라이크로프트라는 가공인물을 통해 인간과 자연 사이의 친화성을 강조하면서 사회 비평, 자아 성찰 등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낸 글이다.

책 속 작가인 라이크로프트는 자연 속에 묻힌 삶과 그 안에 넘쳐나는 생명력의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자연은 바로 탐구와 발견의 대상이 되고 그것이 곧 전원생활의 행복이며 동기라고 말한다. 그는 또 사회에 대한 비관적 시각도 주저없이 내비치면서 사회로부터의 결핍을 자연에서 보상받기 위해 회귀 욕구가 강해짐을 피력한다.

"인간에게는 무한히 비장한 체념 능력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건 밝은 면만 보고 최악의 면은 잊어버리면서 단호한 낙관주의자인 듯이 처신한다. 오, 하지만 그러는 사이에 얼마나 많은 정력, 정열 및 젊은을 낭비해야 하는가! 인간의 고귀한 생명력이 그런 추잡한 투쟁이나 하도록 저주 받는 것을 보면 눈물이라도 쏟고 싶어진다. 참으로 가련한 모습이 아닌가!" -p.58

기싱 자신은 학자로 대성할 가능성과 재능을 충분히 가지고 있었지만 평생 궁핍한 생활을 했다. 그러나 그 과정 속에서 얻은 인생의 진리와 지혜, 삶에 대한 관조적인 시각에 힙입어 라이크로프트라는 인물의 사사로운 일상을 통해 자연, 사회에 대한 견해를 녹여냈다.

"어떤 일에 홀딱 빠지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엄습해올 때 겁 없이 약간의 돈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아주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남에게 돈을 나누어줄 수 있다면 얼마나 더 즐거울까! 나는 이 경이로운 새 삶을 참으로 즐기고 있지만, 이 삶이 가져다주는 그 어느 기쁨도 궁핍에 빠져 있는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기쁨만큼은 못하다." -p.324

사사로운 개인의 고백이지만 진정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간과하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친환경적인 것이 비단 음식과 생활 환경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유대감을 의미한다는 말은 한세기가 훌쩍 지난 현재도 유용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만족하며 산다는 것이 기껏 체념하고 있음을 의미하고 금지된 듯한 희망을 포기했음을 의미하는 경우가 너무 흔하다”(가을 7)

(사진 = 조지 기싱의 생전 모습과 웨이크필드 톰슨야드의 기싱 생가. 조 클레이 그림)[북데일리 송보경기자]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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