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골든디스크` 미녀에 흥분한 손님 눈살
`김기덕 골든디스크` 미녀에 흥분한 손님 눈살
  • 북데일리
  • 승인 2006.04.1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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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FM4U `김기덕 골든디스크` 는 12일 청취자 노래 경연으로 진행되는 ‘오브리 브라더스와 함께’를 방송했다. 매주 수요일 진행되는 이 코너는 능숙한 노래, 연주솜씨를 자랑하는 ‘오브리 브라더스’ 의 코너로 전화연결이 힘들 만큼 인기가 높다.

문제는 여성 청취자들을 대하는 오브리 브라더스의 태도와 김기덕의 편견적 태도였다. 첫 번째 여성 참가자의 매력적인 목소리를 듣자 김기덕은 “목소리가 너무 예쁘세요. 얼굴은?” 이라며 ‘외모’에 만 관심을 보였다.

참가자가 “아마추어 모델을 하고 있다”고 하자 오브리 브라더스는 “와우! 너무 좋아요!” “호흡이 너무 좋아요 호흡...” 라며 함성을 질렀다. 이들의 질문공세가 불편했는지 참가자는 "저는 학교를 물어 볼 줄 알았는데..." 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당연히 진행자가 물어봤어야 하는 기본적인 질문을 청취자 스스로 한 것이다. 모 대학 관광학부임을 밝힌 참가자에게 오브리 브라더스는 “관광학과면 미인 맞으세요” 라는 외모지상주의적 태도로 일관했다.

이들의 어이없는 발언은 계속 됐다. “관광 학과면 아버님이 호텔 갖고 있는 남자친구가 최고의 남편감이겠네요” 김기덕도 황당한지 “질문 같지 않은 질문에 대답 안하셔도 됩니다”라는 대응으로 상황을 마무리 했지만 그 역시 편견적 태도를 감추진 못했다.

방문학습지 교사를 하고 있다는 한 남성청취자와의 통화에서 “방문학습지 교사는 여선생님들이 많다”는 말에 김기덕은 "요즘 초등학교에도 거의 여교사만 있다.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여교사들이 많으니까 아이들이 여성화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사실, 청취자들의 수입과 외모에 집착하는 진행자와 게스트들의 문제적 태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매주 진행되는 노래 경연에서 자연스러움을 가장한 이들의 경솔한 대화 수준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전국에 생방송 되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진행자와 게스트라면 말과 행동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특히 차별적 시선과 태도는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없다.

하인스 워드 내한으로 ‘혼혈’에 대한 차별을 없애자는 목소리가 사회 곳곳에서 흘러나왔지만 이는 혼혈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성, 장애우, 노약자, 빈곤층 모든 분야에 도사리고 있는 차별과 편견은 우리 사회가 스스로 극복해 나가야 할 숙제다.

<한국의 평등주의 그 마음의 습관>(삼성경제연구소. 2006>의 저자 송호근 교수는 “평등주의는 발전의 원동력이다”라며 ‘평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평등`은 우리 모두가 지향해야 나가야 할 전체적 목표다.

“우리마음속에 내재되어 있는 평등주의적 심성이 자유롭고 정의로운 사회를 일구는 추진력, 혹은 왜곡된 가치와 행위양식을 수정하는 건강한 복원력이 되기를 바라는 뜻을 담고자 했다”는 저자의 말처럼 평등주의는 사회의 ‘건강한 복원력’으로 자리할 수 있는 것이기에 우리 모두가 힘써 길러나가야 할 숙제다.

오브리 브라더스의 경솔한 말투와 진행태도, 베테랑 진행자로서 쌓아온 DJ 김기덕의 경력에 누를 끼치는 편견적 태도 역시, 이들 스스로가 극복해 나가야 할 숙제가 아닐 수 없다.

(사진 = 방송장면) [TV리포트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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