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멜로냐 무소유냐 그것이 문제로다
마시멜로냐 무소유냐 그것이 문제로다
  • 북데일리
  • 승인 2006.04.0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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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을 지며 이 얘기를 할 수 밖에/수많은 세월이 흐르고 흐른 후에/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노라고/그리고 나는 사람들이 덜 간 길을 택했노라고/그리고 그것이 내 운명을 정했노라고.”(로버트 프로스트 ‘가지 않은 길’ 중)

“이것이냐 저것이냐”. 삶은 무수한 선택의 기로 위에 있다. 그 길을 걸으면서 때로 남의 떡이 커 보일 때도 있을 것이고, 때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유유히 가기도 할 것이다. 따라서 인생은 가시밭길과 장밋빛 길 사이에서 자신에게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리라.

“그래 결정했어.”

몇 해 전 방송프로그램에서 두 가지 상황을 설정한 후 하나를 선택할 때 사용한 이 말에는 당사자의 고민과 단호한 의지가 그대로 담겨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문제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장고 끝에 악수를 둘 수도 있고, 우연한 선택이 행운을 가져올 수도 있기에 답을 예측하기가 힘들다. 그러나 인생에서 갈림길이 어디 두 개 뿐이랴.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미궁처럼 복잡하게 얽혀있는 것이 삶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이 명제는 한때 철학적인 질문으로 자리 잡은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로 이미 답이 주어져 있는 듯하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성공이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인가”고 조용히 되묻고 있다. 이런 상반된 현상이 서점가에서도 나타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출판인회의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틀어 서점 11곳의 집계한 3월 마지막 주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1위는 `성공`에 대한 지혜를 담은 <마시멜로 이야기>(한국경제신문사.2005)가, 2위는 ‘무소유’를 통해 삶을 성찰하는 법정스님 잠언집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조화로운삶.2006)가 차지했다.

“이보게, 찰리. 유혹에 빠지는 사람들은 성공에 눈이 먼 사람들일세. 성공에 눈 뜬 사람들만이 유혹을 즐겁게 극복할 수 있다네!”(마시멜로 이야기)

“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무소유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할 때, 우리는 보다 홀가분한 삶을 이룰 수 있다.”법정스님 잠언집)

여기 두 갈래의 길이 있다고 하자. 하나는 달콤한 마시멜로 과자의 유혹을 뿌리치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삶을 누리는 길, 다른 하나는 인간의 삶을 옥죄는 물질의 소유를 적게 함으로써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는 길.

포털사이트 ‘네이버’ 책 코너를 열어 이 두 권의 책을 검색하면 <마시멜로 이야기>:<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의 네티즌 리뷰가 1000건;40건으로 성공서가 압도적이다. 성공이 대세인 사회적 물살 속에 무소유의 침묵이 오롯이 서 있는 듯한 풍경이다.

당신이라면 어느 책 속의 길을 가겠는가?

[북데일리 문수인 기자] beihanshan@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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