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에 준 희망 `백만불짜리 열정`
샐러리맨에 준 희망 `백만불짜리 열정`
  • 북데일리
  • 승인 2006.03.2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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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백만불짜리 열정> 저자 이채욱 GE코리아 회장

세계적 브랜드 제너럴 일렉트릭(GE) 전 잭 웰치 회장이 세계 25개국 CEO와 오피니언 리더 954명을 대상으로 벌인 ‘파이낸셜타임스와 PwC의 2005년 기업평판조사’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 2위에 뽑혀 최고 경영자로서의 입지를 재확인했다.

1위는 빌 게이츠 MS회장, 카를로스 곤 닛산 회장, 스티브 잡스 애플 회장, 존 브라운 BP 회장 등이 잭 웰치의 뒤를 이었다.

리더십, 혁신, 성장성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잭 웰치의 저서는 국내출판계에서도 인기다.

<잭 웰치 위대한 승리(WINNING)>(청림출판. 2005) <잭 웰치 끝없는 도전과 용기>(청림출판. 2001) 등은 직장인과 CEO의 필독서로 꼽힌다.

<백만불짜리 열정>(랜덤하우스중앙. 2006)은 ‘한국형 GE 경영 마인드’를 확인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출간이다.

GE코리아 이채욱(60) 회장이 쓴 이 책은 출간된 지 한 달여 만에 자기계발, 경제, 경영분야 상위권에 진입했다. 각 기업 임원 필독서, 직장인 동호회의 토론도서로 선정되며 인기리에 읽히고 있다.

<백만불짜리 열정>은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출발해 GE 코리아 회장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저자가 겪은 역경과 고비의 순간, 열정과 승리의 노하우를 담은 책이다.

24일 청담동 GE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이채욱 회장은 첫 책을 낸 저자로서 마냥 “부끄럽다”는 겸손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최고의 CEO 책 낸 사연”

`한국에서 가장 바쁜 CEO` 중 한 사람인 이 회장이 비행기 안에서까지 글을 쓰며 1년 만에 완성한 <백만불짜리 열정>은 외부강연을 통해 만난 직장인과 CEO 들에게 ‘시간관계상’ 답해주지 못한 저자의 ‘답글’ 이다.

“일년에 60회 정도 이상 외부 강연을 합니다. 기업의 나아갈 방향, 선진사례, 변화와 혁신, 인재육성, 리더십 등이 주제인데 1~2시간 강연을 마치고 나면 늘 질문에 답할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분들께 주지 못했던 말을 담고자 했습니다”

‘성공의 멘토어’라 불리는 이 회장에게 조언을 요청하는 대상은 각 기업, 사법 연수생, 행정고시 합격자 등 다양하다.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는 이 회장의 힘 있는 목소리를 듣기 위해 수백, 수천 명이 자리를 메우곤 한다.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해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다는 이 회장은 책 출간 후 전화와 메일이 폭주해 매우 놀랐다고 한다.

“고객들에게 선물했다” “친구에게 선물했다”는 말에 용기도 나지만 시간 상 좀 더 공들이지 못했다는 사실에 부끄러워지기도 한다는 이 회장.

“‘위기를 바꾼 혁신의 전도사’ 라는 별명이 마음에 드느냐”는 질문에도 “과분한 표현입니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평범한 샐러리맨에서 최고의 CEO가 되기까지”

이 회장은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때 철공소 직원을, 고등학교 땐 면서기를 꿈꾸던 그는 지방대를 나와 삼성에 입사했다.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30대 초반에 과장으로 고속 승진하며 승승장구했다. 기쁨은 잠시, 회사 자본금의 3분의 1을 잃는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다. 이 회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책임을 다 해야겠다”는 각오로 1년을 매달려 사고를 수습했다.

이어 과오를 인정하겠다는 생각으로 사표를 제출했다. 회사는 오히려 사표를 반려하고 그의 열정과 패기를 높이 사 57개 해외지점을 총괄하는 해외사업본부장으로 승진발령을 냈다. 열정이 거둬 낸 성과였다.

“매사에 정성을 다하고 최선을 다하면 열정은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 회장은 표제이기도 한 ‘열정’의 중요성을 내내 강조했다. ‘작은 일을 맡았을 때가 바로 기회’ 라는 이 회장의 말은 곱씹어 볼수록 의미심장한 말이다.

그는 “내가 어떤 사람인데...” 라는 생각은 ‘자신을 망치는 일’이라고 했다.

“이까짓 일을 하려고 내가 대학을 나오고 대학원을 다녔나?” 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이까짓’ 사람 밖에 될 수 없다. 이 회장은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작은 일에도 열정을 다하는 사람은 장점을 찾아낸다. 장점을 찾아내는 태도에 필요한 것은 긍정적인 마인드다.

법학을 전공한 이 회장은 삼성물산 재직 초기 무역을 몰라 어려움을 겪었다. 지방대 출신인데다 무역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니 자신감이 점점 상실됐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야간에 성균관대 무역대학원을 다녔고 무역에는 영어가 필수라는 사실을 깨닫고 외대 어학연수원을 등록해 마쳤다.

합작회사사장을 맡았을 때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고려대 국제대학원에 다녔고 해외 근무 후 귀국해서는 서울대 최고경영자 과정을 마쳤다.

`어떻게 하면 내 가치를 높일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오늘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책, 책, 책 책을 읽읍시다”

그는 성공의 필수 요건으로 독서를 꼽았다. 삼성 인사담당 시절 신입사원에게 “자기 봉급의 3%는 책을 사라”는 조언을 빠뜨리지 않았던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서점에 들렸다. 시간상 다 읽지 못하면 베스트셀러의 요약내용이라도 챙겨봤다.

이 회장은 머리맡에 책을 두는 것을 좋아한다.

“침대에 눕는 시간은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입니다. 손이 가는 위치에 책을 두면 습관처럼 읽을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저는 지금도 출근길 30분 독서를 빠뜨리지 않습니다. 시간은 활용하는 사람의 것이죠. 조금만 노력하면 독서를 통해 자기계발을 이룰 수 있습니다”

이 회장은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근태 교수의 <잠들기 전 10분이 나의 내일을 결정한다>(랜덤하우스중앙. 2005)를 추천했다.

시간상 읽어야 할 책, 읽고 싶은 책을 다 볼 수 없는 그에게 필독서를 추천, 요약해 놓은 이 책은 많은 도움이 됐다. 추천하고 다닐 정도로 좋아하는 책이다.

읽기만큼 중요한 것은 `쓰기` 습관이다.

“책을 읽거나 사람을 만난 후에 반드시 메모를 합니다. 메모는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의 기억력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메모는 모든 분야에서 활용 될 수 있는 고급자료입니다. 옮긴 걸 다시 보지 못한다 해도 옮기는 순간 기억에 남기 때문에 상당한 효과가 있습니다”

이 회장은 “얼마 안 남았다”는 작은 수첩을 재킷에서 꺼내 보여줬다. 크기가 다른 포스트잇이 말끔하게 붙여 진 수첩에는 빼곡한 메모들이 구분되어 적혀 있었다. 회사에서 나오는 같은 종류의 수첩을 메모용으로 일년이면 몇 권씩 사용한다는 그는 독서광이자 메모광이다.

“진정한 성공은 가정에서부터”

해외근무로 사랑하는 아내와 세 딸과 떨어져 지냈던 시간이 유난히 많았던 만큼 그의 가족사랑은 남달랐다.

1년이면 199일을 해외 출장으로 보내면서도 행복한 가정을 이룬데 ‘툴(Tool)` 은 큰 몫을 차지했다. 툴(Tool) 이란 연락에 사용 된 전화, 이메일, 엽서 등 다양한 수단을 뜻한다.

“커뮤니케이션 툴이 발달 된 시대입니다. 국제전화비도 저렴하고 호텔에선 무료로 엽서를 발송까지 해줍니다. 너무 바빠서 글자를 쓸 시간이 없을 때는 ‘?’ 표시만 적어 아내와 딸들에게 띄우곤 했죠. 그 안에는 가족의 안부, 건강 모두를 묻는 의미가 포함돼 있어요. 가족들은 그런 나의 뜻을 늘 이해해주곤 했습니다”

`진정한 성공은 가정에서 시작된다`고 말하는 이 회장은 몸은 멀리 있어도 마음만은 곁에 있던 자상한 남편이자 아버지였다.

“경영자가 갖춰야 할 덕목과 인재의 요건”

“기업이 제대로 운영되고 더 나아가 사회가 바로 서려면 공정하고 올바른 평가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그러자면 전제 조건이 있다. 첫째, 평가자는 분명한 평가 기준을 세워야 한다. 둘째, 부하직원을 평가 할 때는 그의 경력을 생각해야 한다. 셋째, 평가자는 공정성, 투명성, 일관성의 세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본문 중)

이 회장은 본문에서도 언급한 리더가 갖춰야 할 세 가지 조건 ‘Fare’(공정성) ‘Transparency’(투명성) ‘Consistency’(일관성)을 강조했다.

“‘10시간만 같이 일하자’고 하면 거의 불만이 없지만 누구는 6시간, 10시간 이라고 하면 공정성이 없기 때문에 불만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학연, 지연, 혈연과 무관한 공정한 평가는 성공하는 리더와 조직이 갖춰야 할 필수요건입니다“

이어 인재가 갖춰야 할 필수 요건도 언급했다. 그가 생각하는 인재란 열정을 갖춘 사람이다. 에너지가 넘쳐나고 주변 사람까지 신바람 나게 만드는 사람이라면 조직을 성공시키고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훌륭한 인재다.

“실의에 빠져있는 사람, 일을 할 때도 누가 시켜서 억지로 아무런 열정 없이 하는 사람은 절대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모든 성공의 기본은 열정이다. 이 회장은 분출하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열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열정 또한 `자기 계발과 노력을 통해 길러진 열정’ 이라고 강조했다.

열정은 긍정적인 마인드에서 출발한다. 어떤 일이든 찾아보려는 노력만 있다면 어렵지 않게 좋은 점을 찾을 수 있다.

“되풀이 되는 일상과 익숙해진 직장 생활 속에 맥없이 묻히지 말고 나를 벅차게 했던 첫 마음을 기억하라. 첫 마음을 떠올리는 순간, 어떤 어려움도 이겨 나갈 ‘백만 불짜리 열정’이 그대의 가슴을 두드릴 것이다”

책의 마지막 말을 육성으로 듣는 순간 그의 뜨거운 열정이 느껴졌다. 살아있는 샐러리맨 성공신화 이채욱 회장의 열정적 전진에 한계선이란 없다.

[북데일리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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