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감독 힘들때 빛나는 믿음의 리더십
김인식 감독 힘들때 빛나는 믿음의 리더십
  • 북데일리
  • 승인 2006.03.09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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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함대가 도쿄성에서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이순신은 아들 승엽과 진영을 좌우수사로 삼아 일본정벌에 나섰다. 뜻하지 않은 태풍을 만나 전선 2척을 잃은 이순신은 우수사 이진영으로 하여금 방벽을 철저히 하게 한 뒤, 좌수사 이승엽에게 ‘필사즉생, 필생즉사’의 각오로 총공격명령을 내렸다. 밤을 도와 적진 깊숙이 잠입한 승엽은 치열한 공방 끝에 적의 심장부에 천자총통 2방을 안겼다. 이날 전투로 왜장 오 사다하루(王貞治)는 전사하였으며, ‘30년간 조선의 방망이를 갈아마시겠다’고 호언하던 스즈키 이치로(鈴木一郞)는 자결하였다.”

무현3년인 서기 2006년 3월 5일,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도쿄돔대첩’을 승리로 장식한 감동에 대해 `조선야구실록`은 위와 같이 기록하면서, 후세들은 일본정벌을 진두지휘한 김인식(60. 한화 이글스) 감독을 명장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지구촌이 월드컵으로 떠들썩한 지금, 왜 야구의 변방인 한국의 한 감독에게 주목해야 하는가. 13년간 김인식 감독의 꽁무니를 건빵의 별사탕처럼 쫓아다니며 밀착취재한 스포츠서울 고진현 기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미다스의 손이 따로 없었다. 그분의 손이 닿으면 퇴화된 힘줄이 다시 솟아낫고 꺾였던 의지가 불같이 다시 활활 타올랐다.”

고진현 기자가 `야구를 경영하는 감독의 6가지 원칙`을 부제로 펴낸 책 <김인식 리더십>(채움.2006)은 자칫 팍팍한 세상에서 감히 재림과 부활, 즉 ‘재활의 메시지’를 가지고 우리 곁에 온 김인식 감독에 대한 얘기다.

책의 중심 테마는 그라운드의 성공 신화를 만든 김인식 감독의 야구철학이다. 흔히 김인식 감독을 가리켜 ‘재활의 신(神’)이라고 부르는데, 이면에는 뇌경색으로 쓰러진 자신 스스로가 눈물나는 재활치료를 거쳐 화려하게 부활한 이정표가 오롯이 자리하고 있다.

‘부상병동 병원장’에서 ‘재활의 신’이 되기까지 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저자는 그 비결을 여섯 가지 테마, 즉 믿음(信)과 경험(驗)과 조화(和)와 인재(才), 대화(話), 그리고 희망(望)에서 찾는다.

“집 밖에선 절대 내치지 않으니 이를 信이라 한다”

김인식 감독의 최대 덕목은 믿음의 리더십이다. 원정경기에서 선수들을 2군으로 내려 보내지 않는 원칙을 김 감독은 고수하고 있다. 자연히 선수들이 따르게 될 수밖에 없다.

이번 WBC에서도 8회초 터진 이승엽의 역전결승 투런 홈런은 김인식 감독에 대한 톱스타의 화답이었다. 일본의 9회말 마지막 공격을 남겨두고 마무리 오승환 대신 대만전 세이브를 기록했던 박찬호를 기용, `역시 메이저리거`라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준 절묘한 용병술에서도 `믿음`의 야구경영이 돋보였다.

“자주 져라 함은 驗을 소중히 여김이다”

그는 패배의 경험 속에서의 교훈을 중시한다. 실제 지금까지 772패를 기록했는데, 수많은 패배 속에서 성공의 교훈을 찾았기에 지금도 후배들에게 “자주 져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허리와 방망이 관리를 잘 해야 혀~, 이는 和를 일컬음이다”

김인식 감독은 특히 전체의 조화를 위한 ‘중간’을 강조한다. 튼튼한 허리진을 이용한 중간투수 활용은 ‘중간’을 넘어서 ‘중용’의 덕목을 떠오르게 한다. 가운데가 살아나니 연장(?)전에서 방망이를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다는 건 19세 이상 성인이면 다 아는 사실이다.

“일어나! 는 話를 부드럽게 다룸이라”

인재를 아끼고 늘 대화로써 문제점을 찾고, 그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김인식 감독의 유명한 어록에 있는 말이다. 투수교체 시기에 예민한 김 감독이 최일언 투수코치에게 “일언아!”라고 부르자, 덕아웃의 모든 선수들이 일어났다는 이야기.

곧 봄의 구장에 한국야구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마음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스탠드업 코리아’ 희망 메시지가 보리밭 물결처럼 일렁이겠다.

[북데일리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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