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하인 中출판계 화제 한류스타 탄생
소설가 김하인 中출판계 화제 한류스타 탄생
  • 북데일리
  • 승인 2006.03.06 02: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중국 출판계 한류스타, <순수의 시대> 작가 김하인

소설가 김하인(44)은 서울에 없었다. 서울을 떠나 강원도로 간지 벌써 10년째. 강릉과 속초를 거쳐 지금은 양양에 머물고 있다.

연어가 돌아오는 남대천 옆에서 펴낸 신작 <순수의 시대>(예담. 2006. 전2권)에 담은 긴 이야기를, 서면을 통해 들어 볼 수 있었다.

<순수의 시대>는 김하인 특유의 감성적 문체를 통해 80년대를 `살아낸` 386 운동권세대의 순수한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인간시대’ 같은 글 쓰고 싶었다. ”

김하인은 작가 데뷔 전 방송작가로 일했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 등을 통해 특유의 아이디어와 글 솜씨를 발휘했지만 ‘함께’ 일하는 작업생태에 적응하기가 무척 힘들었다.

“‘인간시대’ 같은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꿈처럼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어요. ‘혼자 글 쓰는 일을 하면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사로 잡혀 일에 몰두 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대학 때 조선일보, 경향신문 신춘문예 동화 부분에 당선된 전력을 이어 ‘현대시학’ 추천으로 시단에 데뷔했다. 창작과 병행했던 돈벌기를 포기하고 “망해도 좋다. 죽어도 좋다”는 각오로 ‘전업작가’의 길을 선택했다. 독자에게 김하인이라는 이름이 알려지기까지는 그로부터 꼭 ‘7년’ 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순수의 시대는, 폭압의 시대”

김하인은 초등학교 때부터 부모님을 떠나 대구로 서울로 오랜 유학생활을 거쳤다. 한창 부모의 사랑을 받았어야 할 나이에 ‘외로움’은 어떤 정서보다 먼저 파고 들었다.

기르던 애완견이 차 사고로 죽자 `같이 죽고 싶다`는 마음이 떠나지 않을 정도로 예민한 감성을 가진 그는 풍부한 감수성을 무기로 독자들의 심금을 울릴 수 있었다.

“불구의 시대 80년대를 주인공의 신체에 비유했습니다. 제가 겪었던 80년대는 여주인공처럼 폭압과 독재로 앞을 볼 수 없던 캄캄한 시대였습니다”

작가가 <순수의 시대> 여주인공에게 ‘시각장애’을 앓게 한 이유는 `부채의식` 때문이었다.

그는 혼란스러웠던 80년대를 민주주의가 해결한 것처럼, 상처를 보듬어줄 수 있는 것은 진실된 ‘사랑’ 밖에 없다는 믿음으로 소설을 썼다.

“이념과 의식, 민주주의 조차 사람에 대한 사랑이 없다면 고유의 정신이 변질될 것입니다. 인간에 대한 따스한 이해와 깊은 포용력만이 삶을 치유한다고 생각 합니다”

80년대의 폭압도 ‘사랑’에 대한 믿음 만큼은 무너뜨릴 수 없었다.

“중국에서 부는 김하인 열풍”

김하인은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일으킨 한류열풍이 출판시장까지 달구는데 한몫했다. 중국 출판 시장은 밀란 쿤데라, 무라카미 하루키와 함께 김하인을 언급하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중국 신경전 출판사 초청으로 3차례 중국을 방문했다."며 "매번 평균 30~40명의 기자들을 만나 인터뷰 했고 8대 성을 돌며 사인회와 인터뷰를 할 때 예상했던 것 이상의 열기를 느꼈다"고 소개했다.

작가도 예상치 못했던 뜨거운 반응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김하인 소설 중 <국화꽃 향기>는 중국에서 가장 좋은 반응을 얻었고 아홉권 째 출간을 앞두고 있다. <일곱송이 수선화> <아침인사> <목련꽃 그늘> 등이 종합 베스트셀러 3위, 5위 7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김하인은 우리 문학이 `더 뻗어 나가길` 바란다. 한국출판시장만이 아닌, 아시아 전 영역까지 공감대를 확장 시킬 수 있는 소스를 개발하는 것도 작가들의 한 몫이라 생각한다.

“책 안에서라도 사람들이 편해졌으면”

“제 소설에서 악인이 등장하지 않는 이유는 책 속에서라도 독자들이 편안해지길 바라기 때문입다. 할 수만 있다면 순수함과 아름다움을 계속 담고 싶습니다”

작가의 바람은 고스란히 소설에 묻어난다. 한국을 넘어 중국 독자들까지 울리는 ‘김하인식 사랑’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사랑이다.

그는 요즘 ‘사랑, 이렇게 하세요!’ 라는 가제로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살아오며 듣고, 봤던 참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다. 여전히 김하인에게 ‘사랑’은 가장 큰 화두다.

바닷가 옆 작업실에서 외로움을 벗 삼아 글을 쓰는 김하인. 부서질 듯 예민한 그의 감수성은 부동의 바위에 부딪혀 흔적없이 사라지는 파도를 닮았다.

[북데일리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