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진 교수 지독한 애서가 장서 만권기증
김규진 교수 지독한 애서가 장서 만권기증
  • 북데일리
  • 승인 2006.02.1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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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애서가인 한 대학교수가 정년퇴임을 앞두고 평생 모은 장서 1만여권과 장학금 1천만원을 후학들을 위해 선뜻 내놓았다.

우리나라 곤충분류학 연구 권위자인 전남대 김규진 교수(64)는 이달 정년퇴임을 앞두고, 대학시절부터 모아온 희귀 장서와 전공 서적, 학회지 등 1만여 권에 달하는 도서를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후학들을 위해 1천만 원을 학교에 기탁했다.

책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김 교수는 지도 학생들이 빌려간 책도 사흘이면 독촉해 돌려받고, 아들에게도 "직접 사서 보라"며 사전 한 권도 주지 않을 정도였다.

김 교수는 "기증을 결심하던 날 밤, 이 책들을 구하기 위해 시간만 나면 고서점을 드나들었던 지난 시절이 떠올라 감회가 깊었다"며 "나는 비록 힘들게 구해 공부했지만 후배들은 이 책을 이용해 보다 수월하게 학문의 지평을 넓혀가기 바란다"고 기증 동기를 밝혔다.

김 교수가 기증 의사를 밝힌 책 가운데는 100년 전에 만들어진 컬러 곤충도감과 중국 일본에서 발간된 고서 등 값을 매길 수 없는 희귀본들이 많고 곤충분류학과 식물병리학 분야 전공서적들이 망라돼 있다.

또한 그가 직접 그림을 그리고 특징에 따라 곤충을 분류해놓은 바인더 노트도 120권 가량 포함돼 있어 관련 분야 학자와 학생들에게 더없이 좋은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는 "이 책을 사용한 후배 교수들이 정년 즈음에 다시 자신들의 책을 기증함으로써 후학들의 학문을 돕는 기풍이 형성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북데일리 백민호 기자] mino100@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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