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식모들` 작가 박진규 `문학상 재수생`
`수상한 식모들` 작가 박진규 `문학상 재수생`
  • 북데일리
  • 승인 2006.02.1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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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밤 10시 방송된 KBS1 라디오 `이주향의 문화포커스`는 제11회 문학동네 신인상을 수상한 <수상한 식모들>(문학동네. 2005)의 작가 박진규(30)씨를 초대했다. 문학동네 신인상 역대 최연소 수상자인 박씨는 `신화를 전복시키는 발칙한 상상력`으로 평단의 주목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단했다. 이날 방송은 작품의 집필 의도와 숨은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방송에 따르면 <수상한 식모들>은 문학동네 신인상 10회 때도 응모됐던 작품이다. 최종심까지 올라갔지만 수상작 <고래>(문학동네. 2004)에 밀려 패배의 쓴잔을 마셔야 했다고 한다. 포기하지 않고 1년간 수정하고 다시 응모해 수상의 영광을 얻을 수 있었다.

진행자 이주향 교수가 소설 속에 등장하는 호랑아낙에 대해 묻자 박씨 이렇게 설명했다.

“호랑아낙은 단군신화에서 빠져나온 호랑이들이다. 격동의 역사를 거치면서 지배권력에 항거하는 여성들로만 이루어진 비밀집단이 된다. 자신들만의 비밀루트로만 연락을 하며 역사적 사건에도 가담한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들어오면서 계급이 굳어지자 호랑아낙을 잇는 계층간 연결은 끊어진다. 호랑아낙 계층의 맨 밑에 있었던 식모라는 계층은 호랑아낙이라는 이름을 포기하겠다고 나서고, ‘수상한 식모들’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소설 속 화자 130kg의 거구 고등학생 경호와 식모였던 윤순애의 미묘한 관계에 대해서 작가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경호는 소심한 아이다. 80년대에 돈 좀 벌었다가 폐인이 돼 시뮬레이션게임에만 빠져있는 아버지, 집안이 몰락하면서 히스테리만 늘어난 어머니, 집을 나간 형이 경호의 가족이다. 순애는 80년대에 이 집에서 식모를 했던 여자다. 원래 수상한 식모들과 호랑아낙은 기록을 남길 수 없게 돼있는데 순애가 기록을 남기고 싶어 하면서 문제가 시작된다. 자신의 힘으로는 기록을 남길 수 없게 되자 수상한 식모들의 이야기를 경호가 쓰게 된다.

식모라는 인물에 주목하게 된 이유로 후배가 보여준 모딜리아니의 ‘하녀’ 를 꼽았다. 사회적 신분이 낮은 하녀였지만 그림 속에서는 도도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색다른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박씨는 현재 현대인과 종교를 다룬 단편소설을 준비중이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한겨레 문학담당 최재봉 기자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사랑의 추구와 발견>(열린책들. 2006)과 <사랑을 생각하다>(열린책들. 2006)를 소개했고, 장영희 교수는 세계적인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

시인이자 한국경제신문 문화부 고두현 기자는 ‘시가 있는 토요일’ 코너에서 유용주 시인의 시집 <은근살짝>(시와시학사. 2006)에 대해 코멘트를 달았다.

[북데일리 정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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