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 넥타이 자르고 샴푸로 해프닝
백남준 넥타이 자르고 샴푸로 해프닝
  • 북데일리
  • 승인 2006.02.07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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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테러리스트` ``성공적인 예술적 반란자`로 불리며 비디오아트를 창시했던 고 백남준(1932~2006)의 장례식에서 `넥타이 자르기` 퍼포먼스가 벌어졌다.

지난 3일 비틀즈의 멤버였던 존 레논의 장례가 치러지기도 한 뉴욕 맨해튼 프랭크 캠벨의 장례식장에서 진행된 영결식에서 존 레논의 부인 오노 요코가 백남준의 조카 겐 하쿠다의 넥타이를 자르자 400여명의 조문객들도 미리 준비된 가위로 넥타이를 잘라 고인의 예술혼에 오마주를 바쳤다.

이번 퍼포먼스는 지난 60년 독일 콜로뉴에서 펼친 백남준의 해프닝을 재현했던 것. 당시 작품 `피아노 포르테를 위한 연습곡`에서 쇼팽을 연주하고 있던 백남준(당시 28세)은 갑자기 연주를 중단하고 울음을 터트렸다.

이어 옆에 준비된 부서진 피아노를 부젓가락으로 마구 휘젓다가는 눈을 부릅뜬 채 객석으로 뛰어 내려가 그의 음악적 스승이던 미국의 전위음악가 존 케이지(John Cage)의 셔츠와 넥타이를 잘라냈다.

또 옆에 앉아 있던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튜더(David Tudore)의 머리에 샴푸를 퍼부었다. 이를 본 스톡하우젠 (Karlheinz Stok- hausen)이 봉변을 당할까봐 자리를 피하려고 하자 백남준은 큰소리로 `너 따위는 필요없다`며 무대 옆의 출구로 공연장을 빠져나갔다.

백남준은 극장 인근의 술집에서 맥주를 한잔 마시며 공연장으로 전화를 걸어 "저, 백남준입니다. 공연은 끝났습니다"라며 일방적으로 통보를 했다.

이 악명높은 사건은 해프닝 공연사상 가장 전설적인 일화로 남아 있으며 `예술계의 이단아` 백남준의 명성을 다시 한번 전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국내 출판계에서는 백남준의 타계에 즈음해 그에 관한 저서와 작품집에 눈길을 끌고 있다.

`비디오 예술의 미술과 기술을 찾아서`라는 부제로 대림이미지총서 <백남준 Video>(궁리. 2001)는 독일 큐레이터 에디트 데커의 함부르크대 박사논문으로 `백남준의 비디오 예술`에 탁월한 연구서로 인정받고 있다.

그의 작품 뿐 아니라 생애를 다룬 <백남준, 그 치열한 삶과 예술>(열음사. 2002)와 <백남준 이야기>(열화당. 2002), <백남준과 그의 예술>(디자인하우스. 1995) 등도 출간됐다.

아동용으로는 <새로운 세계를 연 비디오 예술가 백남준>(나무숲. 2001)과 <넥타이를 잘라버린 아티스트 백남준>(파란자전거. 2000) 등이 나와 있다.

(사진 = 출처 백남준 공식홈페이지 www.paikstudios.com) [북데일리 원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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