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문학사상’ 400호, `보름달 사백번 솟아`
월간 ‘문학사상’ 400호, `보름달 사백번 솟아`
  • 북데일리
  • 승인 2006.02.0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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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수의 월간 문학잡지 <문학사상>이 400호를 맞았다.

한국문단을 대표하는 문학잡지 중 하나로 자리매김 해 온 <문학사상>은 1972년 창립한 `문학사상사`를 모체로 한다. 출판사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어둠의 저편>, <상실의 시대>, G.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 M. 쿤데라의 <농담> 등 우수작가들의 작품을 내며 단행본 출판시장에서도 두각을 보여왔다.

‘400호 기념 특별호’인 이번 2월호는 이달의 시인으로 나희덕씨를 선정했다. 또 제30회 이상문학상 수상작가인 정미경씨의 <밤이여 나뉘어라>를 소개하면서 “인간 내면에 자리하고 있는 사랑의 감정에 대한 은밀한 성찰의 기획을 여로의 구조를 통해 서사화 했다”라고 평했다.

편집고문이자 이사회장인 임홍빈씨는 “한국문학의 향도적인 사명을 띠고 문학사상이 태어난지 34년, 지령 400호를 기념하는 벅찬 감회는 이루 표현할 길이 없다. 앞으로 그 취재와 편집의 대상을 더욱 넓혀 나갈 것을 다짐한다”고 기념사를 남겼다. 주간이자 문학평론가인 권영민씨는 “문학사상 400호를 독자 여러분에게 바친다. 문학사상의 역사는 그대로 한국 현대 문학사의 무게에 해당한다”고 그 감회를 전했다.

한국문학의 격동과 변화의 숨결을 고스란히 머금어 온 <문학사상>은 기념특집으로 시대별 한국문학과 문학사상이 함께 걸어온 길을 정리해 보는 ‘한국 문학과 문학사상 400호가 의미하는 것’을 실었다.

1970년대는 문학평론가 김윤식씨가 ‘새로운 언어와 문법으로서의 문학사상’, 1980년대는 문학평론가이자 고대 국문과 교수인 김인환씨가 ‘작품 제일주의로 현대문학사의 전통 수립’, 1990년대는 문학평론가이자 경희대 국문과교수인 김종회씨가 ‘다원주의시대와 다양성 문화의 미덕’, 2000년대는 문학평론가이자 경희대 국문과교수인 최혜실씨가 ‘새천년을 맞아 온고지신의 노력으로’라는 주제의 글을 담았다.

400호를 맞아 특별히 일본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를 의제로 삼아 대담을 펼치기도 했다. 100년 전통의 일본 문예지 ‘신쵸’ 편집장인 야노 위타카와 문학평론가 황호덕가 ‘하루키를 말한다, 일본문학을 듣는다’라는 주제로 하루키 문학의 세계성과 한일 양국에서 동시에 주목받는 일본의 신예 작가에 대해 토론을 펼치는 자리도 마련했다.

김남조(金南祚) 시인은 400호를 맞아 ‘보름달 사백번이 솟아’라는 아래와 같은 축시를 선물하며 벅찬 기쁨을 전했다.

“<문학사상> 사백호를 손에 드신 / 당신, 고맙습니다 / 보름달 한 번에 책 한권을 ‘ 보름달 사백 번 솟은 그 세월에야 이 책 / 여기 있습니다. / 이 감개무량에 동참하신 / 당신, 반갑습니다 // 그 사이 세계사의 질풍과 / 현대 사회의 혼미 속을 가로지르며 / 그 한 번도 품 안에서 내려놓지 않은 / 한국의 희망이 한국인의 추구와 기도가 / 이 책에 모두 비추었군요 / 그래서 <문학사상>이랍니다 // 손으로, 아니 피멍 든 손톱으로 / 목화실 찾아 무명 사백필을 짰느니 / 거문고 사백틀 지었느니 / 사백척의 배를 출항시켜 / 이것, 사람이 이로 인해 사람인 / 머리와 가슴안의 진실들을 / 문신처럼 먹을 글씨로 새겨 / 사람의 육지와 시공의 무한으로 / 실어보냈느니 // 이 아득함을 천직으로 섬겨온 / 당신들, 장하십니다 // 이 노릇 위구히 이어갈 미래의 / 당신들, 아름답습니다.”

<문학사상>은 `이상문학상` `소월시문학상` `김환태평론문학상` `청소년 문학상` 을 주최하고 있다.

[북데일리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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