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걷기는 나를 유지하는 방법”
하정우 “걷기는 나를 유지하는 방법”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8.11.30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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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정우 (사진=문학동네)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심신이 건강한 사람들은 인생의 풍랑 속에서도 자신을 일으키는 방법을 알고 있다. 여행을 떠나거나 모임을 하거나 책, 음악, 영화 등을 통해 버티는 힘을 얻는다. 자타 공인 워킹 마니아인 배우 하정우의 비결은 ‘걷기’이다.

“걷기는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 것만 같았던 어느 막막한 날에도, 이따금 잠까지 줄여가며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지금도 꾸준히 나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이 점이 마음에 든다. 내가 처한 상황이 어떻든, 내 손에 쥔 것이 무엇이든 걷기는 내가 살아 있는 한 계속할 수 있다는 것.”

두 번째 에세이 <걷는 사람, 하정우>(문학동네.2018)에 자신을 유지하는 방법이 걷기라 밝힌 대목이다. 걷는 것이 지금의 하정우를 만드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까 싶지만, 걷기는 그에게 중요하다. 자신에게 한 뼘의 무대도 허락되지 않을 때 환경에 좌절하는 대신 걸었고, 슬럼프가 오거나 타인과 감정이 부딪쳐 마음이 상해 남 탓하기 쉬운 그 순간에도 걷기를 선택했다.

영화 <터널> 촬영 때 초췌하고 마른 몸을 연출하기 위해 단기간 혹독한 다이어트를 할 때도 걷기를 선택했다. 주연과 감독을 맡은 영화가 흥행에 실패하고 연이어 전시회에 혹평을 들으며 자신을 자꾸 잃어버린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에도 그랬다. ‘자신의 보폭을 알고 자신의 숨으로 무리하지 않게 걷는다’는 걷기의 본질을 떠올리며 자신을 추슬렀다. 그는 “걸으면서 고민을 이어갈 때도 있지만, 신기하게도 걷는 동안에 어쩐지 고민의 무게가 가벼워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말한다. 걷기는 일과 일상의 자양분인 셈이다.

하정우의 걷기 사랑은 남다르다. 대개 사람들은 이동거리를 말할 때 차로 몇 분, 혹은 몇 킬로미터라는 표현을 쓰지만 그는 다르게 말한다. ‘편도 몇 보’다. 실제로 영화<아가씨>를 찍을 때 강남에서 마포까지 출근길 편도 1만 6천 보는 상쾌하게 걸어 다녔다. 하루 3만 보를 걷고 가끔은 10만 보도 걷는다. 심지어 비행기 타러 강남에서 김포공항까지 8시간에 걸쳐 걸어간 적도 있다.

이처럼 그가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만 같았던 과거부터 배우, 감독, 제작자, 그림 그리는 사람이라는 여러 직업을 가진 오늘날까지 그를 지탱해준 열정의 원천인 ‘걷기’와 걷는 사람 하정우 이야기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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